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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교육, 전문직업성을 고려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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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교육, 전문직업성을 고려해야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01.26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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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윤리연구회 이명진 전 회장 外
▲ 의료윤리연구회 이명진 전 회장.

최근 교수의 전공의 폭행과 전공의 선후배 간 다투는 사건 등이 사회적으로 부각되며 ‘도제식 교육’에 대한 회의감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윤리연구회에서 ‘의학전문직업성 교육’ 번역서를 출판했다.

‘의학전문직업성 교육’를 출판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의료윤리연구회 최숙희 회장과 이명진 전 회장, 노현재 회원이 함께 번역에 참여했다.

이 번역서는 전문직업성 교육에 관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려는 사람들에게 지침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책으로 전문직업성의 인지적 기반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주제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며 학부, 졸업 후 과정 그리고 전문직업성 평생교육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립하도록 일반적인 원칙들을 제공한다.

의료윤리연구회 이명진 전 회장(명이비인후과)과 최숙희 회장(서울성모병원), 노현재 회원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의학전문직업성 교육’ 출판의 의의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명진 전 회장은 “우리나라에 의학전문 직업성에 관한 참고할 수 있는 교과서적인 서적이 없어, 그 필요성을 느꼈다”며 “날로 증가되는 의학전문성의 개념 적립과 학사로 필요한 교과서적인 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많은 의학교육 교수들이 이 책을 읽고 강의에 활용하고 있는데 실제적으로 공부하고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지금까지 전문직업성은 존경받는 롤모델이 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왔는데 이런 방식은 가치를 공유하는 동질성을 가진 사회에서 주로 이뤄지던 방식으로 현재 더 이상 최선의 방식이 아니다”고 전했다.

▲ 의료윤리연구회가 최근 발간한 의학 전문직업성 교육 책자.

이어 그는 “도제식 교육 자체는 스승의 철학과 행동 사고를 그대로 물려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간의 본성상 악한 부분 역시도 되물림 된다는 것이 문제가 있다”며 “좋지 않은 점을 배제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 의학전문 직업성으로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과 관련해서는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전문 직업성’에 대한 확고한 가치 확립이 필요하다는 게 이 전 회장의 설명이다.

이명진 전 회장은 “선진국에서는 의과대학 학부 및 졸업 후 교육 프로그램에서 전문직업성을 적극적으로 가르치고 있다”며 “면허 및 인증기관들도 진료를 하고 있는 의사들의 전문직업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자 시도 중인데 국내에서는 아직도 이런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 회장은 “한국의료 시스템이나 한국인에 정서에 맞는 의학전문 직업성의 체계나 덕목들을 우리나라에 맞게 개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한국적 가치가 서양의학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데 우리가 그것을 우리 것이라고 비하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 유교적 가치를 살펴보면 서로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많고, 서양의 이론적 윤리적 가치보다 더 많은 면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 의료윤리연구회 최숙희 회장.

공동역자로 해당 저서를 집필한 최숙희 의료윤리연구회장은 “의학 전문직업성 교육이라는 책을 만나게 된 것은 몇 해 전 생명윤리학 박사학위논문을 쓸 때였다”며 “이 만남은 내게 서렌디피티였는데, 30여년의 의사 생활 동안 ‘의사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해 막연하게 알고 행해온 것들이 바로 의학 전문직업성이란 것을 깨닫게 됐다. 이것이 의사의 DNA”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히포크라테스시대 이래 근대까지 의사는 치유자로서의 역할만 하면 됐지만 의과학의 발달과 복잡한 보험제도, 법령, 그리고 상업적인 제약산업 등이 등장하면서 전문직업인의 역할도 요구받게 됐다”며 “의학 전문직업성의 특성들은 치유자와 전문직으로서의 의사의 근간을 이루고, 환자들과 국민에게 신뢰의 바탕을 이룬다. 의사들은 의학 전문직업성을 체화하고 의업을 소명으로 받아들일 때 만족감과 행복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4차 산업혁명시대라는 화두로 의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며 “앞으로 A.I. 의사와 인간인 의사가 공존하게 되는 시기에 빛을 발하는 것은 더 인간적이고 윤리적인 인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의료윤리 연구회 노현재 회원.

공동번역자로 참여한 노현재 의료윤리연구회원도 “오늘날 교육받고 있는 의사가 될 학생들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의학적 근거들을 습득하기 바빠 의학 전문직업성에 대한 부분은 제대로 접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의학의 과학적 측면 외에 다른 모습에 대한 이해 없이는 의사들의 삶은 녹록치 않다고 생각되며 이를 유념하며 의사 생활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노 회원은 “최신지견이 아니라 왜 의사가 이렇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행동으로 보여주고 지식으로도 이해를 시켜줘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반발감 없이 더 의사로서 열심히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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