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의대 김안과병원(원장·金鍾宇)은 올해 양원초등학교(양천구 신월동 소재), 계남초등학교(양천구 신정동 소재) 등 서울시내 초등학교 6곳 7,064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안과검진을 실시한 결과 이 가운데 46%에 해당하는 3,298명이 굴절이상, 눈썹찔림증, 사시, 색각이상 등을 보였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 굴절이상이 있는데도 안경을 쓰지 않는 어린이가 많았고, 검진 목적으로 안과를 방문하는 비율도 매우 낮아 전반적으로 눈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초등학생들의 눈 건강 이상 증세 가운데서는 굴절이상이 2,988명(42.3%)으로 가장 많았다.

굴절이상은 남자 어린이에 비해 여자 어린이가 유의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어린이는 전체 어린이 중 굴절이상 어린이가 39.6%(3,801명 중 1,506명)인데 비해, 여자 어린이는 45.4%(3,263명 중 1,482명)로 6% 가량 높았다.

굴절이상은 학년별로도 큰 편차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굴절이상인 학생 비율이 3~7%씩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6학년 어린이는 52.8%(1,307명중 690명)가 굴절이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처럼 굴절이상 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받거나 안경착용을 하는 비율은 극히 낮았다. 5, 6학년을 대상으로 검진 목적의 안과방문 여부를 물어본 결과 2,635명 중 31.6%인 833명만이 안과 검진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안경착용 실태를 조사해본 결과 굴절이상인 학생이 2,988명인데 비해 안경을 착용한 학생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405명(47%)에 그쳤다. 안경착용 비율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높아졌으며(6학년 66.7%, 5학년 56%) 2~3학년은 굴절이상의 34~35%만이 안경을 쓰고 있었다.

특히 1학년은 15%만이 안경을 착용하고 있어 입학하기 전 자녀들의 눈 상태에 관한 부모님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굴절이상은 자동검안기를 이용한 검사시 근시(-)와 원시(+)의 수치가 정상(0)에서 아래, 위로 올라가 있는 것으로 -0.75디옵터 이하 혹은 +0.75디옵터 이상을 지칭한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용란(金容蘭)교수는 "요즘 어린이들의 눈은 많은 유해환경에 처해 있다"고 지적하고, "TV는 수상기 크기의 5배 거리 이상에서 보게 할 것, 독서, TV 시청, 컴퓨터 등을 할 때는 40-50분 한 뒤 반드시 휴식을 취하게 할 것, 조명을 밝게 하고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게 할 것" 등을 권유했다.

김 교수는 아울러 어린이들은 시력장애가 심해져도 이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눈을 자주 비비거나 깜빡일 때, 먼 곳을 볼 때 눈을 찡그릴 때, 일정한 곳을 주시하지 못할 때, 특별한 원인 없이 머리가 자주 아프다거나 어지럽다고 할 때 등 의심스러운 점이 있으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안과 정기검진 및 안경착용과 관련해 김 교수는 "초등학교 시기는 신체의 성장과 함께 눈도 많이 변화하기 때문에 별다른 이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번 정도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또 시력이 나쁜데도 안경을 끼우지 않을 경우 시력발달에 지장을 초래하고, 입체시 능력이 발달하지 않을 수 있으며 심할 경우 두통이 유발되고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정확한 검사와 처방에 의해 조제한 안경을 쓰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이 펴낸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굴절이상의 경우 89년 6.5%, 93년 12%, 96년 15.2%, 98년 16.9%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약시, 눈병, 색각이상 등 전체 눈 건강 이상자의 비율은 같은 기간 동안 각각 6.6%, 12.5%, 16%, 18%를 보였다.

한편 김안과병원은 어린이들의 눈 건강 이상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98년부터 희망하는 학교에 검진팀을 파견해 무료안과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의약뉴스 이현정 기자(snicky@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