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를 끝낸 들판은 조금은 을씨련 스럽기 까지 하다.
들판의 한 켠에 자리 잡았던 연꽃 단지에서 연 체취가 한창이다. 화려했던 연꽃은 사라지고 이제 그 자리에는 연밥이 덩그라니 걸려있다.
세월은 흐르고 인생도 흐른다.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절로 실감난다. 화려한 향기를 내 품던 연꽃은 이제 그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꽃은 밥을 남겨 후세를 기약하고 있다.
연밥을 보는 마음은 차분하면서 인생사를 떠올리게 한다. 권불십년의 이치를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그 주변을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심사가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저작권자 © 의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