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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교수 “제자 피해 입는데 교수 직위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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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교수 “제자 피해 입는데 교수 직위 무겁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3.27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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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사직서 올려...“실제 병원 떠나는 일 없었으면 좋겠다” 심경 토로

[의약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대 교수들이 줄줄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가운데,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도 ‘사직서에 사인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최근 자신의 SNS에 사직서 사진을 올렸다. 사직서에 적힌 사직 사유는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 전공의와 의대생이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교수로서의 직위가 너무 무거운 짐이 돼 사직을 원한다’ 였다.

▲ 이재갑 교수의 페이스북.
▲ 이재갑 교수의 페이스북.

사직서 사진을 올리면서 이 교수는 “처음에는 ‘정부가 해결할 의지가 없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해결할 능력도 없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교수가 되고 나서 두 번의 사직 또는 이직을 고려했다”며 “처음에는 제약사로 옮기려고 했다가 에볼라 긴급구호대 파견, 메르스 즉각대응팀 활동하면서 마음을 접었는데, 아직 병원에서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는 코로나19 당시 질병관리청으로 옮기는 거였는데, 여러 이유로 틀어지면서 병원에 남게 됐다”며 “병원에 남아 환자와 지냈던 것이 지금에선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그는 “두 번의 사직은 내 안의 심경 변화로 계획했다가 환자와의 관계에 대해 다시 고민하면서 남게 됐다”며 “이번에는 외적인 이유로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딸린 연구원 16명, 진행하는 대형 국책 과제와 감염 관리와 관련해 꼭 수행해야 하는 과제들까지 발목을 잡는 게 많아서 솔직히 두렵기까지 하다”며 “두 번의 사직과 이직을 고민할 때 가장 큰 울림이 됐던 ‘환자를 보지 않는 의사의 삶을 잘 살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아직도 힘들게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병원을 떠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며 “사랑하는 제자들과 환자 회복에 즐거워하고 환자의 고통에 함께 눈물 흘리는 시간이 다시 돌아오면 좋겠다. 그러나 마음 속에 좌절감만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한탄했다.

한편, 이재갑 교수 뿐만 아니라 의대 정원 증원 등에 반발하는 교수들의 사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을 전국의대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해 연세의대, 고대의대, 서울의대ㆍ병원, 울산의대 등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으며, 성균관의대 교수들도 오는 28일부터 자발적 사직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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