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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농어촌지역 실습으로 지역의료 공백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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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농어촌지역 실습으로 지역의료 공백 해결"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3.16 0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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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서지현 교수, 의료정책포럼 기고..."임상실습 위한 공공병원 지원 및 교육프로그램 필요"

[의약뉴스] 지역의료 공백이 의대 정원 증원의 당위성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의대생들의 농어촌 지역 임상실습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끈다. 

다만 이를 위해선 임상실습을 진행하는 농어촌지역 공공병원에 대한 지원과, 실습을 담당하는 의료진이 감독자로 활동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야한다는 의견이다.

▲ 서지현 교수.
▲ 서지현 교수.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학교실 서지현 교수는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의료정책포럼에 ‘외국대학 의과대학생들의 농어촌 지역 임상실습 경험이 미래 진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하의 기고문을 게재, 이 같이 밝혔다.

서 교수에 따르면, 농어촌 지역이나 소외 지역의 의료진 부족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0년 세계보건기구(WorldHealth Organization, WHO)는 농어촌 지역의 의료욕구를 더 빨리 충족하기 위해 더 많은 의료진을 교육해야 한다고 권장한 바 있다.

서 교수는 “의대생이나 의료진이 농어촌 지역에서 진료하게 된 동기를 살펴보면 농어촌 지역에서 성장 및 임상실습 경험, 의대가 농어촌 지역에 위치하는 등의 이유가 있다”며 “농어촌 지역, 사람, 의사와의 접촉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농어촌 지역 근무를 고려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의대생이 농어촌 지역 의료 환경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 교수는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의대생 농어촌 지역 임상실습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의 경우, 미네소타대학 의과대학에서 1971년부터 의학과 3학년 임상실습 동안에 9개월간 농어촌지역 일차진료의와 만나서 1대1 교육, 멘토링 등을 경험하는 농어촌 의사 연계 프로그램(Rural physician Associate Program)을 운영한 사례가 있다.

이 프로그램에 총 1175명의 학생이 참여했으며, 참여 학생의 82%가 1차 진료의를, 68%는 1차 진료의의 대표적인 임상과인 가정의학과를 선택했다.

1971년부터 2007년까지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의대생의 44%가 농어촌 지역에 근무하고 있고, 14%는 농어촌 지역과 도시 지역 모두에서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스탠포드 의과대학은 같은 주에 있는 작은 농어촌 지역 고등학생들을 많이 입학시켰고, 7개의 임상실습 중 1개의 실습에서 농어촌 지역 임상실습을 하도록 했다.

호주의 경우 시드니대학에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코호트를 분석한 결과, 의대생들이 농어촌 지역에서 장기간 임상실습 경험을 한 경우, 졸업한 이후 농어촌인턴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호주대학에선 2006~2010년 동안 농촌지역 임상실습(Rural Clinical School, RCS)에 참여했던 의대생 164명과 참여하지 않은 4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6년에 농어촌지역 의료진으로 근무하는 의사 가운데 RCS 참여 경험이 있는 경우가 14%, 없는 경우는 6.7%였다.

일본은 츠쿠바 대학에서 의과대학 신입생들에게 농어촌 지역 1일-조기-노출 프로그램(one-day early-exposure program)을 시행한 결과, 농어촌 지역 의료 경험 전 흥미도가 39.0%였으나, 경험 후 61.0%로 증가했다.

또한, 에히메 대학이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의학과 5학년을 대상으로 농어촌 지역 임상실습 경험 전후로 농어촌에서 임상실습 의향과 농어촌에 대한 자기 효능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한 결과, 농어촌 임상실습을 원했던 학생들이 농어촌에 대한 자기효능감이 높았고, 농어촌 진로 의향도 더 높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 서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농어촌 지역 공공의료인력 양성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 중 하나”라며 “2020년 기준 농어촌 지역 의사 수는 4255명으로 전체 의사 인력 가운데 3.9%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의과대학의 대부분이 대도시에 있고, 임상실습은 90% 이상이 대학부속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소도시나 농어촌 지역 공공의료 전문분야에 관한 내용과 농어촌 지역 의료인 롤모델은 교육과정에서 따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의대생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성, 바람직한 전문가 롤모델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정보를 갖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우리나라도 의대생이 소도시・농어촌 지역 공공병원에서 임상실습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대학에서 농어촌 지역 임상실습 경험이 미래의 농어촌 지역 공공병원 의료진으로 일할 의향으로 연결되는 것과 같이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농어촌지역 공공병원 임상실습을 위해서는 학생뿐만 아니라 임상실습을 진행해야 하는 공공병원에 지원이 필요하다”며 “학생 실습을 담당하는 의료진에게 감독자로서 활동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각 의과대학에서 함께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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