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대한외과의사회(회장 이세라)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잘못된 열쇠로는 문을 열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발생한 의료대란에 대해서는 정부가 전공의들이 환자 곁으로 돌아갈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외과의사회는 10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개최한 춘계학술대회를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마련하고, 정부와 의료계에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조언을 건넸다.
먼저 이세라 회장은 “의학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렵게 얽혀 있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해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법률적인 판단이 현실과 다를 때 국민들이 많은 비난을 하는 것처럼 의료정책 문제도 이와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가 야기한 문제는 의료보험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시작됐고, 지금까지 의료정책을 아는 사람들이 보기엔 그 문제들은 거의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 의대 정원 증원을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2000명 증원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의대 정원 증원 문제와 관련해서 지난해 10월 서울시의사회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의대 정원 증원에 찬성한 25%의 의사들이 생각한 숫자는 350~500명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의사들, 기성세대 의사들과 상관없이 전공의들의 미래를 수렁에 빠뜨리는 정책을 들고 나왔기에 그들 스스로 사직서를 내게 된 것”이라며 “정부나 정책 당국자에게 ‘잘못된 열쇠를 가지고 문을 열 수 없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지금 전공의들이 복귀한다고 해도 PA를 합법화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돌아간 전공의들의 미래를 망가뜨릴 수 있다”며 “제대로 된 열쇠는 기피과와 비기피과와의 균형을 맞추고, 이로 인해 전공의들, 특히 기피과 전공의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 상황은 전공의들이 스스로 한 것으로, 선배 의사들이 하라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이에 “전공의들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의료계도 노력할 테니 정부도 전공의들이 돌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