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하 조직위원장, 압수수색 이후 공동 대응 계획
[의약뉴스] 경찰이 의협과 서울시의사회 등 의협 전ㆍ현직 임원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자 의협 비대위가 “정부가 자유와 인권을 탄압했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은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의협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경찰은 의료법 59조와 88조에 따른 업무개시 명령 위반, 형법상 업무방해, 교사ㆍ방조 등의 혐의로 1일 오전부터 대한의사협회와 서울시의사회, 강원도의사회 등 회관은 물론 의협 전현직 임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의협 전ㆍ현직 임원들이 전공의 사직을 지지하고 도와 집단행동을 교사ㆍ방조하고, 전공의가 속한 수련병원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
이와 관련, 주 위원장은 “오늘은 105년 전 일제의 강점에 맞서 대한독립을 외친 선열들의 얼이 기려있는 3.1절”이라며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3.1운동의 정신인 자유의 가치를 지키겠다고 강조했으나, 이 자유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토로했다.
주 위원장에 따르면 정부는 1일 오전 전공의 13명에게 업무개시명령 공시송달을 강행했다.
그는 “전공의들의 자발적인 의사로 이뤄진 사직서 제출을 의협 비대위가 교사했다고 누명을 씌웠다”며 “의협 회원이기도 한 전공의들의 어려움을 돕고자 한 행동을 집단행동 교사 및 방조로 몰아가는 정부의 황당한 행태에 의사들은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직 및 계약 종료 등으로 돌아갈 병원도 없는 전공의들을 상대로 홈페이지에 업무개시명령을 게재하면서 노동을 강제하는 행태는, 대한민국에서 의사만큼은 자유를 누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정부가 명확히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주 위원장은 105년 전 선조들과 같이 의사들도 자유를 위해 저항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보다 강경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3월 1일은 의사들이 자유를 위해 저항하고 행동하는 첫 날,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완전히 비가역적으로 변화하는 첫 날이 될 것”이라며 “이제 의사들은 자유를 인정받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 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국민들에게도 불편을 끼칠 수 있을 것 같아 죄송하다”며 “밝은 미래가 있는 의료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고된 여정을 시작한 만큼 3월 3일 여의도 모여 우리의 울분을 외치고, 희망을 담은 목소리를 대한민국 만방에 들려주자”고 호소했다.
같은 날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시의사회관에 도착한 비대위 박명하 조직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은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박 위원장은 전날 제주특별자치도의사회에서 ‘의대 정원 증원 저지 집회’에 참석한 뒤, 압수수색 소식을 듣고 서울시의사회에 도착했다.
그는 “오늘 의협과 서울시의사회, 강원도의사회 등 의협 전ㆍ현직 임원 자택까지 압수수색 됐는데, 참담한 심정”이라며 “저도 비대위도 절대 꺾이지 않을 것이며, 압수수색 이후 공동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제의 압제에 맞서 유관순 열사가 저항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올바른 의료 체계,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의협, 서울시의사회, 박명하가 끝까지 가겠다”며 “의사들이 폭력적인 사람들이 아니고, 수사에 적극 협조할 의사가 있는데도 3ㆍ1절 공휴일에 압수수색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