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여성 의사들이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의 여성차별적 발언에 대해 고발장을 접수했다. 다만, 의대 증원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서울대의대 함춘여자의사회(회장 김나영), 이화여대의대 동창회(회장 임선영), 연세대의대 여자동창회(회장 이승헌), 고려대 의대 여자교우회(회자 전혜정), 가톨릭대 의대 여성동창회(회장 김찬주), 분당서울대병원 여교수회(회장 최성희), 연세대의대 여교수회(회장 박미숙)는 2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방문, 박 차관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앞서 박 차관은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의대 정원 증원 근거인 수급추계 분석에 관해 “남녀 의사의 비율이나 근로시간 차이 등의 가정도 분석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의료계가 크게 반발한 가운데 한국여자의사회에서 공식적인 사과까지 요구하자 복지부는 “박 차관의 발언 중 ‘여성 의사의 생산성이 떨어진다’거나 ‘근무시간이 적어 의사가 부족하다’라는 언급은 일체 없었다”고 해명했다.
복지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의사들은 박 차관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고발에 이르렀다.
서울대의대 함춘여자의사회 김나영 회장은 “박민수 차관은 의사 부족 이유 중 하나로 ‘여성 의사 비율의 증가, 남성 의사와 여성 의사의 근로시간의 차이’를 꼽았다”며 “박 차관의 발언은 여성 의사가 남성 의사와 비교할 때, 온전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해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여성 의사들에게 깊은 좌절과 분노를 안겼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차별적 발언에 대해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으나, 박 차관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박 차관은 국가 보건정책을 담당하는 공직자이면서, 양성평등과 다양성을 훼손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노력하는 여성 의사들의 노력을 좌절시켰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박 차관은 지난 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창립 12주년 세미나에서 심평원 여성 직원들에게 ‘자신감이 없고 규정에만 매달린다’는 취지로 발언, 여성의 전문성과 능력을 폄훼한 전력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더해 “박 차관은 의대 실습 교육에 필수적인 시신과 실제 심장을 ‘기재재’, ‘아무튼 이런 것’이라 표현했고, ‘부족한 기초의학 교수는 타과 교수를 채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발언해 의학교육에 대한 무지와 경박함을 드러냈다”고 힐난했다.
이에 “박 차관은 지금이라도 자신의 발언과 태도를 반성하고 피상적인 숫자 놀이가 아닌 양성 평등과 다양성, 통합이라는 본질에 기초한 정책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오늘 고발은 의대 정원 증원 찬반 문제가 아닌 여성차별적 발언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