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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의협회장 선거 본격화, 정운용 예비후보 출마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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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의협회장 선거 본격화, 정운용 예비후보 출마 선언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1.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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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출마 기자회견...서울의대 김윤 교수, 경기도의료원 정일용 원장 등 지지 선언

[의약뉴스] 부산 노숙인진료소 소장이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대표를 맡고 있는 정운용 예비후보가 오는 3월 치러질 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정 예비후보는 11일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의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의협을 민주적인 전문가 단체로 개혁하고,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얻어 모두가 행복할 의료개혁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 정운용 예비후보.
▲ 정운용 예비후보.

그는 먼저 “의사가 되어서부터 지금까지 인의협 회원이었고, 한 사람의 의사로, 인의협 회원으로 부산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며 “청년시절부터 가진 ‘아프면 돈이 없어도 치료는 받을 수 있는 세상’이라는 소박한 바람을 인의협과 함께, 동료 의사들과 함께 노력해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현재 필수의료, 공공의료, 지방의료의 위기는 행위별수가제에 기초해 모든 의료기관이 무한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의료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은 규모에 비해 부족하고 그 틈을 보험 자본과 병원 자본이 잠식해 이들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의료의 왜곡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고 현재 의료계를 둘러싼 상황을 짚었다.

특히 “이러한 왜곡은 보험 자본이 환자 정보를 마음껏 취득할 수 있게 국회가 법을 만드는 것에서, 수도권에 대형병원 분원이 6600병상이나 증설을 앞두고 있는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며 “이렇게 되면 개원의까지 자본에 종속될 것이고, 돈벌이만 남아 의사집단의 품위, 환자의 건강, 국민의 안녕은 부차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지금의 의료쳬계에 대한 일대 개혁이 불가피하며, 이를 위한 폭넓은 토론과 논쟁, 실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등록제에 기반한 주치의제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고, 수가체계는 의사의 노동에 대한 가치를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며 “실손보험에 대해 환자정보 제공을 금지하고 비대면 진료를 저지하는 한편, 수도권 대형병원의 분원 설립도 되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선 “의사의 노동시간과 강도를 줄여 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국민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의사가 더 필요하다”면서 “여성 의사들의 임신 출산의 자유를 위해서도 의사가 더 필요하며, 점차 소멸하는 지방의료의 최소한 안전망을 위해서라도 공공병원과 연계된 공공의원, 공공 폴리클리닉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도 의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더해 “이제까지 의협은 전문가단체보다는 의사들의 권익단체 성격이 너무 강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의협 내부적으로 더 많은 의사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논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고, 외부적으로는 국민과 의사의 간격을 좁혀나가는 노력해, 민주적인 전문가단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비납부와 상관없이 모든 회원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대의원회의 구성과 논의구조를 개편, 광역시도 의사회장은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며 “의사사회 내 성차별적 관행을 극복하고 성 평등을 실현하도록 노력하면서, 표준진료지침을 확대하고 개원가에 이뤄지는 다양한 치료방법과 대형병원 묶음처방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정운용 예비후보와 그를 지지하는 의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정운용 예비후보와 그를 지지하는 의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동참한 동료 의사들도 지지발언으로 힘을 보탰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교수는 “과거 의협이 발전위원회를 만들어 참여했는데, 위원회에서 만든 발전안을 상임이사회에 보고했다”며 “당시 발전안 중 하나가 공중보건의사와 전공의에게 의협 대의원회에서 발언권을 주자는 것이었는데, 어떤 이사가 ‘그들이 의사냐’라는 발언한 걸 보고 절망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00년 의약분업을 찬성하고, 의사 파업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의협에서 2년간 회원 자격 정지를 받았는데, 이를 소송을 걸어서 이긴 적이 있다”며 “이 두 가지는 의협이 2000년 이후 얼마나 퇴행적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얼마 전 김윤 교수가 의사 수 증가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윤리위원회에 제소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20년 전 사건이 반복되는 거 같아 깜짝 놀랐다”고 힐난했다.

다만 “죄송한 이야기지만, 정운용 후보에게 한 표를 줄 수 없는 것이 그 이후로 회비를 내지 않아 투표 자격이 없다”며 “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없겠지만, 이번 캠페인을 통해 의협의 퇴행에 균열을 내고, 반걸음만이라도 앞으로 내디뎠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경기도의료원 정일용 원장도 “현재 대학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공공병원의 숫자는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을 포함해서 한 40여 개 밖에 안 된다”며 “공공의료를 확대하는 것이 분명한 사실로, 이러한 공공의료에 대한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증원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용기있게 의사 지원을 요구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정부가 의료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반대하고 방지하겠다는 정 후보의 공약에도 적극 찬성한다”고 전했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붕괴 위기에 놓여 있는 근본적인 책임은 무책임하고 무능한 정부에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집단의 이익만 추구해왔던 의사와 병원들에게도 있다”며 “의사들이, 그리고 의협이 자기들 이익을 지키기 위해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나 환자들이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태도를 취하면 결국 모두 망하는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 집단 내에서도, 의료계 내에서도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구하기 위한 목소리를 내는 집단이 있다”며 “정운용 후보가 의협 회장으로 나서 그런 역할을 맡아, 대한민국의 노조 정책, 의료시스템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고, 의사들이 어떤 생각과 주장을 해야 하는지 이끌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특히 “환자와 사회가 의사를 불신하면 방어진료를 하게 되고, 중복 과잉 검사, 투약이 일어나게 되는 부작용이 일어난다”며 “지난 수십년간 의협이 해왔던 주장들,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이기적인 행태는 국민들의 심각한 불신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나아가 “환자가 의사를 신뢰하지 못하고, 이기주의적인 의료기술자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은 모두에게 불행하다”며 “더 이상 의협이 국민들에게 자기이익을 극단 추구하는 의료기술자 집단으로 각인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운용 예비후보는 1964년생 인제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로 경상남도공보의협의회 부회장, 부산백병원 전공의협의회장, OK오병원 공동원장, 큐병원 공동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부산 노숙인진료소 소장, 부산경남 인의협 대표, 의료민영화 저지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부산운동본부 공동대표,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반대 부산운동본부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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