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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10-11 06:02 (금)
부산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목정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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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목정하 교수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4.01.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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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제내성결핵, 단기요법으로 치료성공률 높아질 것

[의약뉴스]

 

shorter duration,
lower cost,
lower pill burden and
high efficacy


1년 반 이상 장기 투병이 불가피했던 다제내성결핵 치료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됐다.

지난 2022년 12월, 세계보건기구(WHO)가 다제내성결핵(MDR-TB) 및 광범위약제내성 전단계 결핵(pre-XDR-TB)에 6개월 단기 치료전략을 권고한 것.

이 새로운 치료법이 치료기간은 짧고, 비용 및 복용량 부담은 적을 뿐 아니라 훨씬 더 나은 치료 결과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기존의 표준요법과 비교한 임상 연구에서 새로운 치료법의 성공률이 더 높았던 반면, 치료 실패율이나 사망 및 추적 관찰 중단(치료 이탈)의 위험은 더 낮았다는 것.

이에 WHO는 지난해 세계 결핵의 날을 맞아 세계 각국과 관련 기관, 단체가 이 새로운 치료법의 접근성 개선에 힘을 모을 것을 촉구했다.

현재 결핵 진료지침 4차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역시 WHO의 권고사항을 반영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월 21일 진행된 진료지침 개정안 공청회에서 다제내성결핵 치료에 기존의 장기요법 대신 6~9개월의 단기요법을 우선 권고했다.

이에 의약뉴스는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진료지침 개정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부산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목정하 교수로부터 다제내성결핵에 있어 단기요법의 가치와 기대효과 및 과제를 들어봤다.

 

▲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지난해 11월 21일 진행된 진료지침 개정안 공청회에서 다제내성결핵 치료에 기존의 장기요법 대신 6~9개월의 단기요법을 우선 권고했다. 이에 의약뉴스는 진료지침 개정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부산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목정하 교수로부터 다제내성결핵에 있어 단기요법의 가치와 기대효과 및 과제를 들어봤다.
▲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지난해 11월 21일 진행된 진료지침 개정안 공청회에서 다제내성결핵 치료에 기존의 장기요법 대신 6~9개월의 단기요법을 우선 권고했다. 이에 의약뉴스는 진료지침 개정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부산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목정하 교수로부터 다제내성결핵에 있어 단기요법의 가치와 기대효과 및 과제를 들어봤다.


◇OECD 결핵 발생률 1위 불명예, 60세 이상 노령층에서 급격하게 증가 
결핵은 주로 치료를 받지 않은 활동성 폐결핵 환자의 기침, 재채기, 말할 때 나오는 미세한 침방울에 섞여 있는 결핵균을 호흡기를 통해 흡입하면서 감염되며, 면역력이 떨어질 때 활성화되어 발병한다.

따라서 장기이식이나 면역억제제 투약, 심한 저체중, 영양실조 등이 결핵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후진국형 질병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지난 2021년까지 26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결핵발생률 1위라는 불명예를 떨치지 못했다.

그나마 2018년 인구 10만 명 당 64명에서 2022년 39명으로 해마다 줄어 같은 기간 인구 10만 명 당 33명에서 47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한 콜롬비아에 이어 2위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OECD 회원국 평균(인구 10만 명 당 10명)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다만, 26년간 이어진 ‘OECD 회원국 중 결핵발생률 1위’라는 꼬리표에는 일부 착시 현상도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 목정하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우리나라에 결핵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한 근거가 없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가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결핵 환자가 많은 이유로 설명되는 것 중 한 가지는 6.25 전쟁과 경제가 낙후된 시점에 인구가 밀집된 상황에서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으로, 이제 이들이 나이가 들어 면역이 떨어지는 시점에 결핵균이 활성화돼 결핵이 발생했다는 것”이라며 “60~70년대에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제 상황이었던 다른 나라들의 현재 결핵 발생률은 우리나라보다 더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전후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좋지 않았던 시기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들이 선진국이 된 지금 발병하고 있다보니 OECD 국가 중 결핵발생률 1위가 됐을 뿐, 당시 경제력이 비슷했던 국가들 사이에서는 발생률이 그리 높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에서 결핵환자가 늘고 있어 지나친 다이어트가 결핵 발생의 또다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지만, 이 역시 오해가 있다는 지적이다.

목 교수는 “몸속에 균이 들어오면서 결핵으로 발병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게는 결핵균이 몸속에 들어와 잠복해 있는 잠복결핵 감염 상태로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점에 활성화되면서 발병한다”며 “그 대표적인 위험인자가 나이로, 우리나라도 연령별 결핵 발생률을 보면 60세 이상 노령층에서 급격히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대에서도 약간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긴 하지만 아주 미미하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예전에는 젊은 환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로 군대 등 집단생활이나 무리한 다이어트를 이야기했는데, 근거는 없다”고 부연했다.

 

◇약제감수성결핵 치료 성공률 90%, 다제내성결핵은 60~70% 그쳐
결핵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를 제외한 법정감염병 중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그나마 1차 약제에 잘 반응하는 약제감수성 결핵 환자들은 부작용이 적은 약제들로 6개월간 치료하면 대부분 완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약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약제내성결핵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부작용 부담이 큰 약제를 더 장기간 복용해야 하며 치료 성공률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정하 교수는 “결핵은 치료를 하지 않으면 폐가 서서히 망가지면서 생명에 위협을 일으키는 질환”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결핵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약제인 이소니아지드(Isoniazid)와 리팜핀(Rifampin/Rifampicin)이라는 약이 있는데, 이 두 가지의 약에 내성을 보이면 다제내성결핵(MDR-TB)이라고 하며, 그 중에서도 리팜핀에 내성이 있는 경우를 리팜핀 내성 결핵(RR-TB)이라고 부른다”면서 “리팜핀내성결핵과 다제내성결핵은 동일한 범주의 치료 대상이 되기 때문에 다제내성/리팜핀내성 결핵(MDR /RR-TB)이라 합쳐서 부른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다제내성/리팜핀내성 결핵은 질환 이름처럼 결핵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약제인 리팜핀이나 이소니아지드에 내성이 있어 이 두 가지 약제를 쓸 수 없으며, 2차 약제를 사용하게 돼 치료 기간이 길어진다”면서 “또한 치료 과정에 부작용도 많기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힘든 질환”이라고 지적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일반적인 약제감수성결핵 치료 성공률은 90%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다제내성결핵 치료 성공률은 많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60%대 정도로 알려져 있다”며 “최근 가장 대규모 다제내성결핵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환자들의 치료 성공률이 73%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비록 다제내성결핵의 치료 성공률이 60~70%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부작용 부담이 적지 않은 약제들을 1년 반 이상 장기간 투약하는 과정에서 이탈하는 환자들이 많은 탓으로, 실제 꾸준하게 치료를 유지한 환자들의 치료 성공률은 낮지 않다는 것이 목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내성이 없는 약제감수성결핵은 이소니아지드, 리팜핀, 에탐부톨, 피라진아미드 4가지 약제로 6개월 정도 치료를 진행하면 거의 대부분 완치된다”면서 “반면, 다제내성결핵은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약들을 추가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치료 기간이 더 길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현재 우리나라의 진료지침에서는 과거 WHO에서 권고했던 장기요법을 동일하게 적용, 다제내성결핵 치료에는 18~20개월의 장기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면서 “다제내성결핵 치료의 가장 근간이 되는 첫 번째 핵심 약제는 퀴놀론, 두 번째 핵심 약제는 베다퀼린 또는 델라마니드, 세 번째 핵심 약제는 리네졸리드로, 이 약제에 시클로세린이나 클로파지민이라는 약을 1~2개 추가해서 총 4~5개의 약으로 약 18~20개월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약제감수성결핵에 비해 다제내성결핵의 치료 성공률이 많이 떨어지지만, 약을 잘 먹는데 효과가 없어서 치료를 실패한 환자는 거의 없다”며 “대부분 치료 기간이 너무 길고, 부작용이 많은 약제를 복용하다 보니 치료 과정에서 병원에 더 이상 오지 않고 이탈하는 환자들과 사망하는 환자들이 다수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장기간 치료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거의 모든 환자가 중증도에 상관없이 부작용을 경험을 하게 된다”면서 “주로 오심이나 구토, 설사, 복통 등 소화기 증상을 많이 호소하며, 피부 발진이나 간 또는 콩팥이 나빠져 피 검사를 통해 발견되는 부작용들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리네졸리드라는 약은 오래 복용하면 손발 저림, 시력 저하, 빈혈 등 다양한 부작용들을 경험하는데, 환자분들이 많이 힘들어한다”면서 “이로 인해 치료제를 계속 복용하지 못하거나 또는 다른 약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치료에 실패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뿐만 아니라 “일단 치료를 진행하다가 실패하거나 치료 중에 이탈해 추적 관찰이 중단되는 환자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망률이 훨씬 높아진다”면서 “이러한 환자들은 다시 치료를 시도하더라도 치료 성적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장기 치료의 한계를 지적했다. 


◇WHO, 다제내성결핵에 단기요법 권고...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도 진료지침 개정 박차
이처럼 치료제의 효과가 아니라 녹록치 않은 치료 과정이 약제내성결핵 치료의 성공률이 낮은 이유로 지목되면서 치료 기간을 단축해 부담을 낮추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이러한 시도들은 새롭게 개발된 항결핵제(베다퀼린, 델라마니드, 프레토마니드)와 재창출신약(리네졸리드, 클로파지민)이 다제내성결핵 치료에 도입되면서 가능해졌다.
이 가운데 2020년 NEJM에는 프레토마니드(제품명 도브프렐라, 비아트리스)와 베다퀼린, 리네졸리드 3제 6개월 요법(BPaL)이 다제내성결핵 환자에서 92%, 광범위 약제내성 결핵 환자에서는 89%의 치료 성공률을 보였다는 Nix-TB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후 2022년에는 리팜핀내성 결핵환자에서 프레토마니드, 베다퀼린, 리네졸리드, 목시폴록사신 등 4제 6개월 요법(BPaLM)의 치료 성공률이 92%로 기존 표준요법의 52%를 크게 상회했다는 TB-PRACTECAL 연구 결과가 역시 NEJM에 게재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근거로 WHO는 2022년 12월 다제내성결핵 치료 전략을 수정, 퀴놀론 추가 내성 여부에 따라 6개월간의 BPaLM 또는 BPaL 요법을 권고했다.

이 새로운 치료법이 기존 요법보다 치료 기간이 짧고, 비용 및 복용량 부담은 적을 뿐 아니라 훨씬 더 나은 치료 결과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목정하 교수 역시 지난 2022년 10월, 퀴놀론 감수성 다제내성결핵에서 9개월의 단기 치료 전략(레보플록사신+델라마니드+리네졸리드+피라진아미드)의 유효성을 입증한 MDR-END 연구 결과를 The Lancet에 게재한 바 있다.

이 연구 역시 9개월 단기요법의 치료성공률이 20개월에 이르는 기존의 장기요법과 비교해 열등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수치적으로는 단기요법의 성공률이 더 높았다.

이와 관련, 목정하 교수는 “BPaL과 BPaLM 요법의 경우 주로 다제내성결핵 발병률이 높은 남아공 등에서 진행된 연구이며, MDR-END 요법은 우리나라에서 시행한 연구로, 기존의 장기요법과 비교해 단기요법의 성적이 열등하지 않다거나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근거가 쌓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대규모의 근거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 “보통 우리가 지침에서 명확한 권고를 하려면 대규모의 분석 결과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한계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다제내성결핵은 18~20개월에 이르는 치료 기간 동안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환”이라며 “WHO에서도 현재의 치료(장기요법)가 다제내성결핵 환자에게 시행하기 어렵고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 비록 대규모의 근거는 아니지만, 잘 시행된 소규모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단기요법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국내 진료 지침 개정 작업을 할 때 WHO 지침의 내용을 수용하고, 다제내성결핵 치료에 있어서 6~9개월 단기요법을 장기요법에 우선해서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며 “먼저 6개월 요법인 BPaL또는 BPaLM, 9개월 MDR-END 요법은 근거가 있어서 지침에 실었다”고 부연했다.


◇단기요법, 부작용 낮추고 편의성 높여 
목 교수는 향후 단기요법이 답보상태에 있는 다제내성결핵 치료 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치료 기간이 단축되면서 성공률은 물론 편의성과 그에 따른 만족도 향상에 더해 부작용 부담도 줄일 것이란 평가다.

그는 “우선 환자분들의 치료 기간이 감소하면 환자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의료진에게도 편리함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치료 기간 동안 사망률이 감소하고, 치료 중에 추적 관찰이 중단되는 환자도 감소해 치료 성공률이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더해 “18~20개월 동안 치료하는 것보다 치료 기간이 단축되면 약의 부작용 측면에서도 불편함이 감소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다만, 단기요법을 모든 다제내성결핵 환자에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 목 교수의 지적이다. 실제 진료지침에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단기요법이 불가능한 경우 기존의 18~20개월 장기요법을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목 교수는 “모든 환자들에게 단기요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면서 “근거로 삼았던 연구들에는 특정 환자군이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예를 들어 “임신 중인 여성이나, 중증의 폐외결핵을 동반한 환자들, 그리고 일부 소아 및 청소년의 경우 단기요법의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 “또한 다제내성결핵 단기요법에 사용된 약물에 내성이 있는 경우에도 해당 요법을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경우에는 18~20개월 동안의 맞춤형 장기치료를 계속해야 하지만 결국 경험과 근거가 계속 축적되면서 단기요법을 적용할 수 있는 환자들의 범위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앞으로 개정될 지침에서 명시해야 할 사항이며,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단기요법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건강보험 급여기준, 진료 지침과 괴리 줄여야
2022년 다제내성결핵에 단기요법을 권고한 WHO는 곧이어 세계 각국과 관련 기관, 단체가 이 새로운 치료법의 접근성 개선에 힘을 모을 것을 촉구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단기요법에 대한 접근성 개선에 학계와 정부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목정하 교수는 “지침에서 단기요법을 권고하더라도, 약제 사용에 대한 요양급여기준이 새로 신설되거나 변경되어야 실제로 급여 제도 안에서 약을 사용할 수 있어 아직은 지침대로 단기요법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서는 요양급여 개정 확정안이 발표되지 않았으며,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신속하게 개정돼 환자들이 조금 더 빨리 향상된 치료법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상 현장에서 실제 단기요법을 적용할 수 있으려면, 단순히 단기요법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을 넘어 현실과 괴리가 있는 급여 조건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기요법의 핵심 약제 중 하나인 도브프렐라의 급여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 임상 현장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약을 투약한 이후에야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어 괴리가 있다는 것.

목 교수는 “도브프렐라는 항결핵제로 허가를 받은 신약으로, 결핵균에 대한 살균 효과와 멸균 효과가 우수한 핵심 약제”라면서 “도브프렐라가 임상에 도입된 후 베다퀼린, 리네졸리드와의 3종 병용요법을 근간으로 한 여러 가지 요법들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됐으며, 이 연구에서 우수한 치료 성적을 보였기 때문에 단기요법의 근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아가 “도브프렐라는 항결핵 효과가 아주 우수한 핵심 약제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여러가지 다양한 조합을 통해서 그 효과가 더 증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의 급여기준에서는 도브프렐라가 포함된 BPaL요법을 사용할 수 있는 환자는 거의 없다”면서 “진료지침에서 권고한 내용과 요양급여 기준에 서로 상충되는 부분의 괴리가 줄어들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WHO 지침에서는 리팜핀에 내성이고, 퀴놀론계 약제에 내성인 환자를 광범위약제내성 전단계 결핵이라고 하며, 이미 도브프렐라가 포함된 6개월 BPaL요법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내에서는 BPaL 요법을 오리지널 연구 디자인대로만 허가해 Pre-XDR-TB이 아닌 광범위약제내성결핵(XDR-TB)에만 허가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이마저도 예전의 XDR-TB 정의(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에 내성이고 한 가지 이상의 퀴놀론계 약제와 3가지 주사제, 즉 카프레오마이신, 카나마이신, 아미카신 중 한 가지 이상의 약제에 내성을 보이는 경우)를 따르고 있어,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주사제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여기에 더해 “WHO에서는 리네졸리드의 용량을 600mg로 권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연구(NiX-TB)에서 리네졸리드 1200mg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국내에서는 1200mg의 리네졸리드와 함께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이 기준을 적용하면 쓸 수 있는 환자들이 거의 없어서 현실과의 괴리가 많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BPaLM 요법의 근거가 된 TB-PRACTECAL 연구와 BPaL 연구의 근거가 된 NiX-TB의 후속 연구인 ZeNiX-TB 연구에서는 리네졸리드 600mg이 1200mg의 높은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부작용은 적었다고 보고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목 교수가 발표한 MDR-END 연구는 초기에 리네졸리드 600mg을 투약한 후 이후 300mg까지 줄여 사용할 수 있도록 했음에도 우수한 치료 성적을 보여주었다.

목 교수는 “이러한 내용들을 포함해 결핵 진료 지침 개정안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WHO 기준과 동일하게 BPaL, BPaLM 요법에서 리네졸리드 투약 용량을 600mg으로 맞췄다”면서 “이런 부분이 요양급여기준 개정 논의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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