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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MO 2023] EGFR 양성 폐암, 단독요법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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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MO 2023] EGFR 양성 폐암, 단독요법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3.10.2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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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병용요법 필요한 환자에 치료 기회 제공해야”

[의약뉴스 in 마드리드]

 

3세대 EGFR-TKI 단독요법 만으로 충분한 환자들도 있다.
그러나 단독요법만으로는 불충분한 환자들도 있다.

 

▲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 전략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의약뉴스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 IFEMA 현장에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를 만나 FLAURA2 및 이 연구의 뇌전이 환자 대상 하위그룹 분석의 의미를 조명했다.
▲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 전략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의약뉴스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 IFEMA 현장에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를 만나 FLAURA2 및 이 연구의 뇌전이 환자 대상 하위그룹 분석의 의미를 조명했다.

3세대 EGFR-TKI 단독요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이 거세다.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고형암 중에서 가장 먼저 표적치료제가 등장한 암종으로, 최초의 표적치료제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 아스트라제네카)가 등장한 이후 도전과 응전의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다.

표적치료제들이 초기에 보여준 드라마틱한 항암효과에도 불구하고 얼마지 않아 발생하는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여전히 수많은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초기 표적치료제들은 뇌혈관장벽(Blood Brain Barrier, BBB)을 넘어서지 못해 뇌전이 환자에는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이 가운데 등장한 3세대 EGFR-TKI,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아스트라제네카)는 이전 세대에서 발생하는 내성(T790m)을 극복했을 뿐 아니라, 뇌전이 환자에서도 드라마틱한 항암효과를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1차 치료에서부터 1, 2세대를 뛰어넘는 장기생존 효과를 나타내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의 글로벌 표준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여전히 1차 치료에서의 접근성에 한계가 있지만, 해외에서는 5년 여간 1차 치료의 최선호 옵션으로 자리해왔다.

그러나 그 이후로, 심지어 최근 등장한 4세대 EGFR-TKI까지도 타그리소를 넘어서는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가 또 하나의 3세대 EGFR-TKI,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유한양행)를 개발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세대 EGFR-TKI 이상, 혹은 이후의 치료옵션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아직까지 3세대 EGFR-TKI 이후 가용한 치료 옵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최대한 3세대 EGFR-TKI의 효능을 오래 유지해야 하는 것이 임상에서의 과제다.

특히 EGFR-TKI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일부 환자들에게는 가용한 옵션이 없어, 3세대 EGFR-TKI의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단기간에 3세대 EGFR-TKI를 넘어서는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을 기대하기 여러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최근에는 3세대 EGFR-TKI를 백본(Back-bone)으로 기존 혹은 새로운 치료제를 추가하는 병용요법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올랐다.

최근 3세대 EGFR-TKI에 면역항암제나 VEGF 항체, 항암화학요법제, EGFR-MET 이중항체 등 기전이 다른 치료제들을 추가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성과로 타그리소와 항암화학요법(페메트렉시드+시스플라틴)을 병용해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을 개선한 FLAURA2 연구 결과가 지난 달 세계폐암학회 연례학술회의(WCLC 2023)에서 공개됐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인 연구자가 평가한 무진행생존기간에서 타그리소와 항암화학병용요법의 중앙값이 25.5개월(95% CI 24.7~NC)로 2년을 넘어서면서 단독요법군의 16.7개월(95% CI 14.1~21.3)에 비해 8.8개월 더 길었다는 것.

24개월 무진해생존율은 57%와 41%로 병용요법군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38%(HR=0.62, 95% CI 0.49~0.79, P<0.0001) 더 낮았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제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선택 가능한 옵션이 하나 더 늘었다.

한발 더 나아가 24일, 유럽종양학회 연레학술회의(ESMO Congress 2023)에서는 3세대 EGFR-TKI 렉라자도 EGFR-MET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얀센)과의 병용요법으로 타그리소 단독요법의 무진행 생존기간 뛰어넘었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이 23.7개월(95% CI 19.1-27.7), 타그리소 단독요법은 16.6개월(95% CI 14.8-18.5)로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30% 더 낮았다는 것.(HR=0.70, 95% CI 0.58-0.85, P<0.001) 

선택의 폭이 다시 확대되면서 세 가지 옵션 가운데 최선의 선택 기준을 찾는 것이 임상 현장의 난제가 됐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경구제인 EGFR-TKI 단독요법에 비해 주사제인 항암화학요법이나 리브리반트를 추가 투약하기가 쉽지 않고, 약제 추가에 따른 독성과 비용 부담을 고려하면, 모든 환자에게 병용요법을 권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에 그간 3세대 EGFR-TKI에도 상대적으로 잘 반응하지 않았던 환자들이 최우선 고려대상으로 꼽히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과학적 근거보다 경험에 기반한 가설일 뿐이다.

이처럼 ‘단독요법으로는 불충분한’, 그래서 ‘병용요법이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는데 있어 참고가 될 만한 연구 결과가 21일,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 2일차 첫 머리를 장식했다.

FLAURA2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 기저시점에 뇌전이를 동반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 하위분석 결과가 공개된 것.

뇌전이 환자 대상 하위그릅 분석에서는 타그리소와 항암화학 병용요법군의 두개내 질병 진행 억제 효과가 단독요법보다 더욱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개내 완전반응(Complete Response, CR)은 병용요법이 59%에 달했고, 두개내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병용요법이 30.2개월, 단독요법이 27.6개월로 병용요법의 두개내 질병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42% 더 낮았다.(HR=0.58, 95% CI 0.33-1.01)

최소한, 뇌전이 환자에서는 가능하다면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해야 한다는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의약뉴스는 이처럼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 전략과 관련,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 IFEMA 현장에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를 만나 FLAURA2 및 이 연구의 뇌전이 환자 대상 하위그룹 분석의 의미를 조명했다.

 

▲ 안명주 교수는 FLAURA2 연구에 대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뇌전이 환자가 40%에 이르는 가운데 무진행생존기간을 9개월 가량 연장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 안명주 교수는 FLAURA2 연구에 대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뇌전이 환자가 40%에 이르는 가운데 무진행생존기간을 9개월 가량 연장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FLAURA2 결과, 상당히 인상적
안명주 교수는 FLAURA2 연구에 대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뇌전이 환자가 40%에 이르는 가운데 무진행생존기간을 9개월 가량 연장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안 교수는 “FLAURA2 연구 결과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면서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약 9~10개월 개선했는데, FLAURA2 임상에 등록된 환자 중 뇌전이 환자 비율이 약 40%로, 기존 타그리소 1차 단독요법 임상(FLAURA)대비 뇌전이 등 종양부담이 높은 환자가 약 두 배 이상 많이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무진행생존기간이 약 10개월 가량 차이가 난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는 데이터”라고 평가했다.

특히 “중추신경계(CNS) 전이가 있는 환자에서 위험비(hazard ratio, HR)가 0.47로 굉장히 좋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뇌전이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타그리소에 상대적으로 뇌전에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항암화학요법을 추가했음에도 드라마틱한 차이를 보인 것에는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안 교수는 “다들 타그리소에 항암화학요법을 병용했을 때 치료 효과가 왜 더 좋은지에 대해 궁금해했다”면서 “그 이유는 뇌전이가 있으면 혈액-뇌 장벽(blood brain barrier, BBB)가 깨지는 환자들이 많고, 항암화학요법이 뇌에 침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례로 “약 7~8년 전에 EGFR 변이는 아니지만 증상이 없는 뇌 전이 환자와 증상이 있는 뇌 전이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화학요법만 진행하거나 감마나이프와 항암화학요법을 병용하는 무작위 배정 임상을 진행해 그 결과를 유럽종양학회 학술지 ‘Annals of Oncology’에 게재했다”면서 “연구 결과 항암화학요법만 진행하더라도 두개내 병변의 객관적 반응률이 37% 정도로 분석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FLAURA2에서도 뇌전이 환자에서 무진행생존율이 개선된개선된 이유 중 하나로 뇌전이 환자의 깨진 BBB로 항암화학요법이 잘 투과해 작용했기 때문이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또 다른 가능성 중 하나는 종양의 이질성(heterogeneous)으로, EGFR 양성이라 하더라도 EGFR 이외의 변이도 있어 이를 항암화학요법이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해석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이러한 가설 하에 다른 치료제를 병용하는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FLAURA2 연구에서 집계된 타그리소와 항암화학 병용요법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에도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타그리소 단독요법보다 늘어난 약 9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지만, 25.7개월(연구자 평가 기준)의 무진행생존기간을 근거로 실제 임상현장에서 타그리소-항암화학 순차요법에 비해 실익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이 가운데 안명주 교수는 두 그룹간 상대위험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상대위험비가 실제 임상에서 의미하는 바를 함축하고 있다는 것.

안 교수는 “보통 상대위험비가 의미있다고 표현할 때 0.7을 기준으로 한다”면서 “0.7 이하면 통계적으로(statistically) 유의미(significant)하다고 하고, 0.6이하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뿐 아니라 임상적으로 중요(meaningful)하다고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FLAURA2 연구에서 보고된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타그리소와 항암화학 병용요법의 무진행생존율 상대위험비는 0.62로 집계됐다.


◇병용요법이 필요한 환자 선별이 새로운 과제
FLAURA2의 성공으로 이제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단독요법으로 충분한 환자와 병용요법이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는 과정이다.

FLAURA2 연구에서는 연령이나 인종, 뇌전이 여부, L858R 등 사전에 지정된 하위그룹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지만, 항암화학요법의 독성과 3주 단위 주사 등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반드시 필요한 환자를 선별할 필요가 있다는 것.

안명주 교수는 “우리가 병용요법을 하려는 이유는 치료 효과를 길게 유지하기 위해서”라며 “환자가 왔을 때 빨리 종양이 줄어들고 이 효과가 오래 가면서 삶의 질이 질을 유지해야 2차, 3차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생존기간도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특히 “EGFR 변이에는 좋은 치료제가 많아서 3년 이상 질병이 진행하지 않은 상태로 생존하시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타그리소 단독요법만으로 충분히 조절돼 오래 생존하시는 분들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몇 달 만에 질병이 진행하는 환자들도 있고, 이러한 분들은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환자를 선별하는 작업 등 앞으로 과제들이 많다”고 밝혔다.

실례로 “아직까지는 연구가 많이 되지는 않았지만, 특정 변이가 있거나 이중 변이(co-mutation)가 있는 환자들은 좀 더 강하게 치료해야 한다”면서 “그 중 하나가 TP53인데, 사실 환자가 왔을 때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을 하지 않고 EGFR 변이 검사만 하다보니 이 환자에게 TP53이 있는지 여부를 나중에 알게 되기 때문에 참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 편으로는 단독요법의 초기 반응을 확인해 효과가 불충분한 환자에게 항암화학요법을 추가하는 방향도 고려할만 하다는 평가다.

안 교수는 “타그리소로 치료를 했을 때 세포유리 DNA(cell-free DNA)가 없어진 환자들은 치료제가 정말 잘 듣는 환자들”이라며 “단독요법으로 두 차례 치료를 해본 후 검사해 세포유리 DNA가 없는 환자는 단독요법을 유지하고, 세포유리 DNA가 있으면 항암화학요법을 더하는 계획(scheme)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 FLAURA2의 성공으로 이제 1차 치료에서 병용요법이 필요한 환자를 선별헤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이와 관련, 안명주 교수는 “FLAURA2에서 뇌전이 환자에 대해 추가 분석한 데이터가 환자 선별의 힌트가 될 수 있다”면서 “두개내 완전 반응 또는 완전 관해가 59%로 있을 수가 없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 FLAURA2의 성공으로 이제 1차 치료에서 병용요법이 필요한 환자를 선별헤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이와 관련, 안명주 교수는 “FLAURA2에서 뇌전이 환자에 대해 추가 분석한 데이터가 환자 선별의 힌트가 될 수 있다”면서 “두개내 완전 반응 또는 완전 관해가 59%로 있을 수가 없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뇌전이ㆍL858R 등 단독요법 효과 제한적인 환자에 우선 고려해야
아직까지 병용요법이 필요한 환자를 선별할 수 있을만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가운데, 21일 발표된 FLAURA2 연구의 뇌전이 환자 대상 하위분석 결과가 하나의 단초를 마련했다.

타그리소와 항암화학 병용요법의 두개내 질병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타그리소 단독요법보다 42% 더 낮았을 뿐 아니라, 두개내 완전관해율이 59%에 달했던 것.

안명주 교수는 “FLAURA2를 추가 분석한 데이터가 환자 선별의 힌트가 될 수 있다”면서 “두개내 완전 반응 또는 완전 관해가 59%로 있을 수가 없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굉장히 놀라서 자문위원회 회의(advisory board meeting, ABM)에서 진짜냐고 물었을 정도”라면서 “뇌에서 종양이 완전히 없어진 비율이 59%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며, 이뿐만 아니라 두개내 무진행생존율도 정말 길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어떤 환자에게 어떤 치료를 해야 하는지 선택하는 것이 어렵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보험 여부를 떠나 생각했을 때, 예로 환자가 Exon19 결손인데 너무 질환이 많아 단독요법으로 치료 시 효과가 짧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병용요법을 고려할 것 같고, 환자가 고령이고 심장도 좋지 않고, 고혈압도 있다면 단독요법으로 치료해야 하는데, 결국 임상의가 판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한 가지 기준만 대라고 한다면 뇌전이가 심한 환자들은 항암화학 병용요법을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그 이유로 “뇌전이가 있는 환자는 삶의 질이 굉장히 좋지 않기 때문인데, 실제로 뇌전이가 있는 환자에게는 방사선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삶의 질이 나빠지면 그 다음 치료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방사선 치료를 끝까지 남겨둔다”면서 “뿐만 아니라 뇌 전이가 점차 진행되면 결국 뇌수막전이가 생길 수 있는데 이것이 생존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또한 “L858R 치환 변이된 환자들에서도 상대위험비가 상당히 좋아 이런 환자들에게 좀 더 치료 혜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수술 후 재발한 환자들은 종양부담(tumor burden)이 적기 때문에 타그리소 단독요법으로도 충분하고, 처음 진단시부터 뼈나 간 등 전이가 많이 진행돼 종양부담이 많은 환자들은 항암화학 병용요법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여기에 더해 “또 하나는 L858R이나 종양부담이 너무 많아서 빨리 종양을 감소시켜야 하는 환자들에게 병용요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똑같이 EGFR 변이가 있는 환자라도 숨이 차거나 양쪽 폐에 종양이 퍼진 환자의 경우, 물론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타그리소 하나로만 치료해서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모든 환자가 다 똑같은 변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서, 서브 변이가 많이 있는 환자들은 다른 다른 방향으로 치료를 먼저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타그리소 단독요법 이후 활용했던 항암화학요법을 1차 치료 단계로 끌어와 후속 치료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안 교수는 “모든 환자는 아니지만 고위험군과 같이 효과 있는 환자에게는 앞에서 먼저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고위험군 환자들은 너무 빨리 사망해서 후속 치료 옵션이 없을 뿐 아니라, 이러한 환자들을 가능한 빨리 치료해서 좋은 치료로 오래 가면 그만큼 길게 삶을 사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모든 환자들은 아니지만 정말 병용요법이 필요한 환자에게는 꼭 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꼭 필요한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급여 기준에 변화 필요
안명주 교수는 FLAURA2를 통해 새로운 옵션이 생겼지만, 실제 국내 임상현장에서 이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우려했다.

이미 글로벌 표준이 된 타그리소 1차 단독요법조차 5년 가까이 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고, 급여가 되더라도 병용요법을 인정하지 않으면 급여를 인정받던 약까지 비급여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 타그리소 1차 단독요법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아 막바지 협상 과정에 있다.

안 교수는 “(타그리소 1차 단독요법에 대해) 다른 나라는 다 급여가 적용되는데 우리는 5년 가까이 인정되지 않아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다”면서 “지금이라도 1차 치료 급여가 된다고 생각하니 상당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이 갈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병용요법이 나왔을 때 과연 환자들에게 얼마나 빨리 급여가 될 것인가에 생각하면, 요원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병용요법이 급여를 인정받으려면 허들이 정말 많다”면서 “특히 보험이 되지 않는 약제를 병용하면 기존에 급여를 인정하던 약까지 비급여로 전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점점 이런 사례들이 많아질 것”이라면서 “이미 보험이 된 약제에 새로운 약제를 병용했을 때, 기존 약제는 기존대로 보험으로 해주고 새롭게 병용된 약은 선택적으로 하는 등 새로운 보험 모델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단독요법이 필요한 환자가 있듯이 병용요법도 꼭 필요한 환자가 있는데 그런 환자들을 놓칠까 봐 걱정이 된다”면서 “전문가들, 공단, 정부가 환자들에게 좀 더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우리가 정말 필요한 환자를 선택할 때, 기존에 보험을 인정하던 약제는 그대로 보험을 적용해주고, 나머지는 환자가 부담하는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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