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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민창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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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민창기 교수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3.08.14 0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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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골수종 2차 치료, 다잘렉스 병용요법 절실

[의약뉴스]

 

다발골수종은 2차 치료에서 어떤 약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

다발골수종(multiple myeloma, MM) 치료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지난해 1차 치료에서 VRd(보르테조밉+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이, 올해는 레날리도마이드 1차 유지요법이 차례로 보험급여 목록에 등재된 것.

급속한 고령화로 다발골수종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불과 1년여 사이에 레블리미드 기반 1차 요법과 유지요법이 나란히 건강보험에 등재돼 ‘급변’이라고는 하나, 그간의 과정은 지난했다.

일례로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은 2012년 NEJM을 통해 임상적 이득이 보고된 후 10년이 더 흘러서야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그 사이 다발골수종에는 ‘신약의 홍수’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새로운 계열의 다양한 치료제들이 개발돼 수많은 치료 전략을 만들었다.

어찌 보면 1년 사이에 이루어진 변화는 ‘급변’이라기다 오히려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만하다.

그러나 정상화의 길은 이제 막 첫걸음을 뗀 것과 다르지 않다. 이제야 레날리도마이드 1차 치료 전략이 제자리를 찾은 만큼, 후속 치료 전략들도 자리를 찾아가야 할 때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민창기 교수를 만나 변화된 다발골수종 치료 환경에서 2차 치료의 중요성과, 2차 치료에서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생존율을 크게 개선한 다잘렉스(성분명 다라투무맙, 얀센)의 가치를 조명했다.

 

▲ 의약뉴스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민창기 교수를 만나 변화된 다발골수종 치료 환경에서 2차 치료의 중요성과, 2차 치료에서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생존율을 크게 개선한 다잘렉스(성분명 다라투무맙, 얀센)의 가치를 조명했다.
▲ 의약뉴스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민창기 교수를 만나 변화된 다발골수종 치료 환경에서 2차 치료의 중요성과, 2차 치료에서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생존율을 크게 개선한 다잘렉스(성분명 다라투무맙, 얀센)의 가치를 조명했다.

 

◇다발골수종, 재발 반복하면서 재발 주기 짧아져
다발골수종은 재발이 흔하며, 재발이 반복될 때마다 치료 효과가 떨어져 다음 재발까지의 시간이 짧아진다. 

뿐만 아니라 재발이 반복될수록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도 떨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재발을 늦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지난해 VRd 1차 치료와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에 연이어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우리나라의 다발골수종 1차 치료가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 민창기 교수의 평가다.

1차 치료는 글로벌 수준에 도달한 만큼, 후속 치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민창기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림프종, 백혈병과 같이 3대 혈액암 중 하나”라며 “혈액암 중 가장 빈도가 높은 림프종은 치료가 잘 되는 편이며, 만성 백혈병도 새로운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완치율이 많이 높아졌고, 급성 백혈병은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됐지만, 다발골수종은 치료 효과가 가장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다발골수종은 처음 항암 치료 시 반응을 잘 보이다가도 2~3년 뒤에는 재발하게 된다”며 “재발 후 치료하게 되면 그 다음 재발까지의 기간이 1년 반으로 줄고, 그 다음에는 6개월에서 1년으로, 이렇게 1차, 2차, 3차 치료가 이어질수록 다음 재발까지의 시간이 짧아진다”고 부연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다발골수종에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해왔고, 최근에는 1차 치료에도 글로벌 표준 치료 수준의 약제를 건강보험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재발을 방지하는 유지 요법 또한 잘 마련되어 있어 1차 치료는 해외 못지않게 잘 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문제는 2차 치료인데, 1차 치료 후 유지요법까지 잘 치료받으면 길게는 4~5년 정도 유지되지만, 재발이 되면 그 다음이 문제”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다잘렉스가 포함된 병용요법이 급여를 적용받지 못하고 있어 2차 치료제가 마땅치 않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레날리도마이드 이후 후속 치료, 다잘렉스 병용요법 필요
다발골수종 2차 치료의 공백은 아이러니하게도 레날리도마이드의 1차 치료 급여 확대의 영향이 작용했다.

다른 치료제에 재발ㆍ불응한 환자에게만 급여를 인정했던 레날리도마이드가 1차 치료제로 전진하면서, 연쇄 이동이 시작된 것.

일반적으로 재발ㆍ불응한 환자에서는 이전에 사용한 치료제의 용량을 증량하거나 새로운 계열의 치료제로 전환 또는 병용해 내성을 극복하는 전략을 시도한다.

이 가운데 다잘렉스는 최초의 항-CD38 단일클론 항체로 재발ㆍ불응 환자는 물론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1차 치료제로도 허가를 받았다.

재발이 흔한 다발골수종에서는 여러 가지 약제를 병용해야 내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만큼, 결국에는 다잘렉스가 포함된 병용요법이 필요하다는 것이 민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항암제는 보통 재발 불응성 환자 대상 임상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면 초기 치료에 도입하게 된다”면서 “레날리도마이드 또한 이전에는 주로 재발한 환자들에서 사용했으나, 우수한 치료 효과 및 내약성으로 이제는 글로벌 초기 치료로 자리매김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약 1년 전부터 초기 치료 및 유지요법으로 급여가 확대돼 표준 1차 치료로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발 후 이미 내성이 생겨 레날리도마이드를 투약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새로운 치료법이 필요하다”며 “이미 레날라도마이드 1차 치료 후 재발하는 환자가 일부 생기고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환자들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기존에는 재발 환자들에게 레날리도마이드를 투여했지만 급여가 확대되며 더 앞선 1차 치료에서 레날리도마이드를 투여하기 때문에 이후 재발한 환자들을 위한 치료 약제가 미흡하다는 뜻”이라며 “특히 다발골수종은 항암 치료 시 단독요법보다는 2~4가지 약제를 병용해야 내성이 적게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은 다잘렉스 병용요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 보험이 되고 있지 않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 민창기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2차 치료가 중요하다"면서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이미 1차, 2차 치료에서 다잘렉스 병용요법을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민창기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2차 치료가 중요하다"면서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이미 1차, 2차 치료에서 다잘렉스 병용요법을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잘렉스 병용요법, 질병 진행 위험 69%ㆍ사망 위험 26% 감소
실제로 다잘렉스는 한 차례 이상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재발ㆍ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 4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 CASTOR에서 기존의 표준 요법(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 Vd)대비 질병의 진행 위험 및 사망의 위험을 크게 줄이며 주요 가이드라인에 새로운 2차 표준요법으로 등극했다.

Vd요법에 다잘렉스를 추가한 D-Vd요법을 Vd요법과 비교한 이 연구의 3년차 분석에서 D-Vd 요법의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중앙값은 16.7개월, Vd요법은 7.1개월로 D-Vd 요법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69% 더 낮았던 것(HR=0.31, 95% CI 0.25-0.40, P<0.0001).

특히 이전 치료 경험이 한 차례인 2차 치료 환자에서는 D-Vd 요법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27.0개월에 달해, Vd요법의 7.9개월보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78% 더 낮았다.(HR=0.22, 95% CI 0.15-0.32, P<0.0001)

나아가 D-Vd 요법은 후속 치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줘서 2차 질병 진행 또는 사망(PFS2)의 위험 역시 52% 낮췄다.(HR=0.48, 95% CI, 0.38-0.61, P<0.0001)

여기에 더해 지난 연말 발표된 이 연구의 최종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 분석에서는 D-Vd 요법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49.6개월로 Vd요법의 38.5개월 대비 사망의 위험이 26%(HR=0.74, 95% CI 0.59-0.l92, P=0.0075) 더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민창기 교수가 다발골수종 2차 치료에서 다잘렉스가 포함된 병용요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지적한 이유다.

그는 “다발골수종에서 2차 치료는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1차 치료 후 환자의 8~90%가 재발되고 있어 사실상 대부분의 환자가 2차 치료를 받게 되는데, 보통 환자들이 3차, 4차, 5차까지 치료를 하게 되는 것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과정에서 2차 치료는 초기 재발이라고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비교적 초기 재발에서 환자들의 컨디션이 괜찮고, 약제에 대한 내성도 특별히 많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2차 치료에서 어떤 약을 선택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다발골수종이 완치가 쉽지 않은 질환이라고 봤을 때 1차, 2차 등 초기 치료를 최대한 길게 할수록 환자의 생존율이 올라가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인데, 다시 말해 무진행 생존기간이 연장돼야 전체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3차 치료의 반응 유지 기간은 2차 치료의 절반밖에 되지 않고 환자 컨디션이 나빠지기 때문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 대상이 줄어든다”면서 “예를 들면 100명이 1차 치료를 받는다면 2차 치료가 가능한 환자는 70명, 3차 치료는 30~40명뿐”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치료받는 사이에 갑자기 병이 악화되어 사망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항암제의 부작용 또는 감염이 일어날 수 있으며, 질환 특성상 고령 환자가 많기 때문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여력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래서 2차 치료가 중요하며,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이미 1차, 2차 치료에서 다잘렉스 병용요법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4차 이상의 치료에서만 다잘렉스에 급여를 적용하고 있는데, 4차 치료는 이미 환자들이 노쇠하고 컨디션이 나빠진데다 약제에 대한 내성도 많이 생겼기 때문에 효과가 떨어진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민 교수는 "우리나라는 현재 4차 이상의 치료에서만 다잘렉스에 급여를 적용하고 있는데, 4차 치료는 이미 환자들이 노쇠하고 컨디션이 나빠진데다 약제에 대한 내성도 많이 생겼기 때문에 효과가 떨어진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민 교수는 "우리나라는 현재 4차 이상의 치료에서만 다잘렉스에 급여를 적용하고 있는데, 4차 치료는 이미 환자들이 노쇠하고 컨디션이 나빠진데다 약제에 대한 내성도 많이 생겼기 때문에 효과가 떨어진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잘렉스, 4차 치료 단독요법에서도 효과 좋지만 비효율적
2016년 CASTOR 연구의 첫 번째 분석 결과가 NEJM에 발표된 이후 2019년 3년차 분석 결과에 이어 지난해에는 최종 전체생존율 분석 결과까지 발표됐지만, 국내에서 다잘렉스의 급여 범위는 4차 치료로 제한되어 있다.

비록 다잘렉스가 뛰어난 안전성을 바탕으로 여러 차례 항암치료에 노출된 노쇠한 환자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제공하고 있지만, 4차 이후에야 다잘렉스를 쓰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민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다잘렉스는 전신적 부작용이 별로 없어 특히 노쇠한 환자들에게 적합하다”며 “레날리도마이드를 포함한 일반 항암제들은 신경독성 등 환자들의 장기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다잘렉스는 있더라도 상당히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4차 치료에서만 다잘렉스가 단독요법으로 급여를 적용받고 있는데, 급여가 이루어지고 5년이 흐르는 동안 4차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굉장히 편안하게 치료를 잘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문제는 항암 효과가 오래 유지되지 않아 금방 내성이 생긴다는 것”이라며 “단독 요법이기 때문에 항암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인데, 다잘렉스를 4차 치료로 사용하는 것은 사실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그는 “이는(다잘렉스를 4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은) 비용적인 면에서 비효율적”이라며 “몇 년 전부터 다잘렉스 병용요법의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다잘렉스 단독 요법에만 급여가 적용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비싼 약을 잘못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 “1차 치료는 VRd 요법과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까지 잘 마련되어 있어 젊은 자가조혈모세포이식 환자들은 5년까지는 치료 효과가 잘 유지될 것”이라며 “하지만 재발 이후가 문제가 되는데, 현재 카르필조밉이나 보르테조밉 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잘렉스를 병용한다면 2차 치료에서도 1차 치료 못지않은 유지 기간을 기대할 수 있어 2차 치료에서 다잘렉스와 보르테조밉 혹은 카르필조밉을 병용하는 치료법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하지만 2~3년의 투여기간 동안 억대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 및 가족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다잘렉스 2차 요법 급여 확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충분히 치료 가능한 다발골수종, 믿음 잃지 말고 치료에 임하시길
비록 건강보험 적용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신약의 홍수’라는 표현에 부족하지 않을 만큼 다발골수종에서는 새로운 치료제와 치료법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민 교수는 새롭게 등장할 약제들이 상당히 고무적인 성적을 보여주고 있어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을 잃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다발골수종 치료는 아직까지 완치가 쉽지 않은 질환이지만, 재발했다고 당장 위험한 상황이 초래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부분의 환자들이 조기에 진단을 받고 있고, 이 때 치료를 잘 받게 된다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면역항암제, CAR-T,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와 같이 지금까지와는 결이 다른 약들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데 상당히 효과가 좋다”면서 “수년 내 임상시험을 마치고 진료 현장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계는 있겠지만 현재 치료들에 비해 상당히 효과가 뛰어나 잘 활용하면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나아가 “현재 임상에 참여 중인 일부 환자들은 효과를 보고 있고. 개인적으로 놀랍고 기대가 된다”면서 “환자분들께서도 좋아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치료에 임하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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