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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이은방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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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이은방 명예교수
  •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 승인 2023.08.0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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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연구자들과 함께 연구해 결과물을 내야 한다

[의약뉴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이은방 명예교수는 국내 천연물 신약의 대표주자인 위염 치료제 ‘스티렌’을 개발한 장본인으로 우리나라 제약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온 대표적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한국 신약 개발의 개척자로 명성이 높은 이은방 교수가 최근 후배 연구자들을 위한 기금을 조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의약뉴스와 만난 이은방 교수는 선배 신약 연구자로서 후배 연구자들에게 폭넓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남겼다.

▲ 이은방 서울대 약대 명예교수가 후배 연구자들을 위한 조언을 남겼다.
▲ 서울대 약대 이은방 명예교수가 후배 연구자들을 위한 조언을 남겼다.

 

◇신약 개발 위해선 대규모 투자가 먼저
강화 쑥을 활용해 개발한 위염 치료제 스티렌이 등장한 이후 우리나라 제약 업계에서는 천연물 신약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 가운데 이은방 교수는 산업계의 공격적인 투자가 신약 개발의 방향성을 잡아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신약 개발을 위해선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고, 방향성을 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후배 연구자들이 능력이 출중한데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신약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려면 제약사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스티렌 개발 당시 상황을 보면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중요한 이유를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처음으로 일본에서 강화 쑥이 위궤양과 위염 등에 좋다고 발표한 뒤 영국계 제약사에서 투자 제의가 왔었다”며 “이후 국내 제약사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연구 결과가 신약으로 만들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이에 “신약개발에 있어서는 학계가 아닌 산업계의 주도가 필요하다”며 “연구자들의 폭넓은 연구와 함께 제약사들의 과감한 R&D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논문 중심의 연구자 실적평가, 이젠 바뀌어야
이은방 명예교수는 신약 개발에 나서는 연구자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로 제도적 문제점를 지적했다.

SCI 논문 수를 토대로 연구자들을 평가하는 상황이 장기적인 신약 개발 연구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신약 연구가 발전하기 위해선 정부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것.

이 교수는 “오래전부터 말이 많았던 부분이지만, 연구자들을 SCI 논문을 척도로 평가하는 것이  문제”라며 “신약 개발은 SCI 논문과 별개인 부분이 있고, 연구 방향성도 다른데, 정부는 SCI 논문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약 개발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결과물이 잘 나오지 않는 분야이기 때문에 정부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SCI 논문 때문에 장기적인 연구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 만큼,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부도 신약 개발은 뚜렷한 결과물을 내긴 어렵지만, 투자가 필요하다는 부분을 인식하는 듯하다”며 “정부의 정책적 개선과 함께 연구자들도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배 연구자들, 함께 연구하며 오래 나아가야”
이은방 명예교수는 최근 대한약학회에 ‘이은방 신약개발대상’ 기금을 기부했다. 후배 연구자들이 잘 나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후배 연구자들이 신약 개발 연구의 최종 목표까지 잘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는 것.

이 교수는 “후배 연구자들이 참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새로운 물질이라는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여러 연구자가 참 애써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안타까웠다”며 “후배 연구자들이 조금 더 잘 해낼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 대한약학회에 기금을 조성해 상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신약 개발이 마음처럼 되는 일은 아니다”라며 “이런 상황에 연구자들이 허탈할 수 있지만, 혼자 로드맵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연구실에서 다른 연구자와 함께 소통하며 방향성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이유로 “함께 그림을 그려야 오래 연구할 수 있다”면서 “연구자들이 소통하며 연구에 재밌게 연구해야 연구에 몰두하고,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신약 개발은 운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운도 공을 많이 들여야만 찾아오는 만큼, 후배 연구자들이 많이 노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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