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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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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목 교수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3.06.22 0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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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섬유종, 코셀루고 SPRINT 2상 결과는 희망적

[의약뉴스]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으로 희망도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국제학술지 Neuro-Oncology에는 신경섬유종 1형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SPRINT 1/2상 연구의 장기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 결과가 게재됐다.

임상 1상 24명, 2상 50명 등 총 74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코셀루고(성분명 셀루메티닙, 아스트라제네카)를 투약한 환자 중 70%에서 부분관해(Partial Response, PR)가 나타났으며, 59%의 환자가 1년 이상 반응을 유지했다는 것.

특히 치료 지속기간(Duration of Treatment) 중앙값은 5년에 가까웠으며, 치료를 지속할수록 통증은 줄어들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코셀루고는 신경섬유종 최초의 표적치료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21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처럼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경섬유종은 여전히 ‘치료제가 없어 대증치료와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라 소개되고 있다.

코셀루고가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이후 3년 차로 접어든 지금에도 여전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어, 신경섬유종 치료 환경에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의약뉴스는 세계소아암재단(Children’s Tumor Foundation)이 지정한 신경섬유종 인식의 달(World Neurofibromatosis Awareness Month)을 맞아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목 교수를 만나 신경섬유종의 특징과 코셀루고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

▲ 의약뉴스는 세계소아암재단(Children’s Tumor Foundation)이 지정한 신경섬유종 인식의 달(World Neurofibromatosis Awareness Month)을 맞아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목 교수를 만나 신경섬유종의 특징과 코셀루고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
▲ 의약뉴스는 세계소아암재단(Children’s Tumor Foundation)이 지정한 신경섬유종 인식의 달(World Neurofibromatosis Awareness Month)을 맞아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목 교수를 만나 신경섬유종의 특징과 코셀루고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


 

◇2000~3000명 당 한 명 꼴로 발생하는 신경섬유종, 다양한 증상 야기
인구 2000~3000명 당 한 명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신경섬유종은 전신에 걸쳐 신경을 따라 종양을 유발하는 유전자 질환으로, 종양의 발생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야기한다.

이영목 교수는 “신경섬유종증은 신경피부질환 중 가장 빈도가 높은 질환”이라며 “크게 1형과 2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서로 다른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경섬유종증 1형은 NF-1 유전자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피부 및 신경 병변이 주된 증상이며, 이 외에도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반면, 신경섬유종증 2형은 NF-2 유전자 결함이 원인으로, 뇌를 포함한 다양한 장기의 종양이 주된 증상”이라고 부연했다.

신경섬유종은 희귀질환 중 하나로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뚜렷한 증상들이 있어 진단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으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며, 병변의 위치에 따라서는 생명도 위협받을 수 있다. 다양한 증상만큼, 치료에 있어서도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신경섬유종증 1형은 겉으로 드러나는 피부 병변으로 진단은 어렵지 않으며, 진단 후에는 정밀 검사를 통해 확진을 하는데, 최근에는 유전자 진단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경섬유종증 1형의 증상은 피부, 신경, 뼈의 변형으로 인해 발생한다”면서 “대부분의 환자에서 밀크커피 반점이 나타나며, 겨드랑이 및 서해부 등 피부가 접히는 부분에 반점이 생길 수 있고, 말초신경, 중추신경계 등 신경이 있는 신체 부위에 덩어리 같은 종양성 병변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종양성 병변으로 인한 압박으로 통증뿐만 아니라 척추 등 뼈의 변형도 발생할 수 있다”며 “부수적으로는 신경 관련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머리에 병변이 생기면 일부 뇌 기능이 영향을 받아 인지 능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2차적인 피해도 많다”면서 “예를 들면 피부 병변으로 인해 한창 외모에 민감한 어린 환자들이 학교 생활에 부담을 느끼거나, 자신감이 저하되는 등 사회생활 적응에 영향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경섬유종증은 대부분 양성이기 때문에 수명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위축된 환자들이 현재 자신들에게 주어진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유전 질환 신경섬유종, 의사가 잘 이끌어 가야
신경섬유종 1형의 원인인 NF1 유전자는 상염색체 우성으로, 신경섬유종 환자의 절반 정도가 유전으로 인해 발생한다.

대부분의 유전성 희귀질환이 그렇듯 부모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안정적이지 않은 시기에 발병하며 부모 중에서도 동일한 질환을 가진 경우가 적지 않다.

이영목 교수는 “신경섬유종증의 원인인 NF1 유전자는 상염색체 우성 유전 질환”이라며 “상염색체 우성은 부모 중 유전자를 1개만 물려받아도 유전 형질이 발현되기 때문에 부모 역시도 신경섬유종증 1형 유병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의 증상은 어린 시기에 나타나는데, 사실 이들의 부모 조차도 심리적으로도, 양육의 기술면에서도 모두 성장한 것은 아닌 상황”이라며 “그런데 경제적으로 취약한 시기까지 맞물리며 자식까지 아프게 되면 큰 부담이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실례로 그는 “어렸을 때 생긴 피부 병변은 시간이 지날수록 종양성 병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내부 장기와 내분비 계통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부모 본인의 병이 진행됨과 동시에 경제적, 사회적 위치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감, 아이에게 병을 물려준 것에 대한 죄책감, 그러나 명확한 치료법이 없는 것에 대한 답답함 등으로 가족이 유지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환자와 보호자가 의지를 잃지 않고 치료를 이어가려면 의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의사들이 환자 가족들에게 지속적으로 안내해도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면서 “환자들이 희망을 잃거나 포기하면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들이 약 복용법을 잘 지키지 못하거나 치료법이 있어도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제를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의사들의 입장에서는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에 “희귀난치질환은 진단이 가장 중요하지만 명확한 치료법이 없으면 가능성 높은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찾아야 하며, 현존하는 대증요법 및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된 새로운 치료법을 적용하면서 언젠가 등장할 좋은 치료법이 나올 때까지 환자와 가족들을 끌고 나아가야 한다”고 의사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 이영목 교수는 “환자들이 희망을 잃거나 포기하면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들이 약 복용법을 잘 지키지 못하거나 치료법이 있어도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제를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의사들의 입장에서는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 이영목 교수는 “환자들이 희망을 잃거나 포기하면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들이 약 복용법을 잘 지키지 못하거나 치료법이 있어도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제를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의사들의 입장에서는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SPRINT 임상, 신경섬유종 환자에 희망 제시
지난 2020년,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던 신경섬유종에서 코셀루고가 희망적인 소식을 전했다.

신경섬유종 1형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 SPRINT에서 고무적인 결과를 도출한 것.

수술 불가능한 총상신경섬유증을 동반한 3~17세 신경섬유종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연구 중 68%의 환자에서 종양의 크기가 20% 이상 줄어드는 부분관해가 확인됐으며, 부분관해를 보인 환자 중 82%가 12개월 이상 반응을 유지했다는 것.

3년 시점의 무진행 생존율(Progression-Free Survival, PFS)도 82%에 달해, 전통적으로 보고된 신경섬유종 1형 환자의 3년 무진행 생존율 15%를 크게 상회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코셀루고는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어 2021년에는 국내에서는 신경섬유종 1형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임상 1상에 참여했던 24명의 환자를 포함해 총 74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한 장기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분석 결과 환자들의 치료 유지기간이 5년에 가까웠으며(중앙값 기준), 치료기간 통증이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이와 관련, 이영목 교수는 “근본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어 약을 처방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특정 병을 진단받은 환자와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이름 모르는 병을 진단받은 환자는 전혀 다르다”면서 “그러한 측면에서 지난 2020년 미국 FDA 승인의 기반이 된 SPRINT 2상 임상 결과는 굉장히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섬유종 크기를 20% 감소시킨 것을 부분관해라고 표현하는데, 실제로 신경섬유종증의 사이즈가 감소하면 관련된 증상이 줄어들며 통증이 경감된다”면서 “SPRINT 연구에서 종양의 용적이 20% 이상 감소된 환자가 68%로, 이 가운데 82%에서 반응이 1년 이상 유지된다는 것은 희귀난치성질환에서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퇴행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20%라는 수치에 대해 완치라고 보기 어렵다고 폄하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최소한 나빠지지 않고 적어도 1년 이상 유지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가치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코셀루고 만큼의 효과를 보인 약이 이전까지 없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나아가 ”개인적으로는 임상 참여 환자 범위를 SPRINT 보다 확대해 좋은 효과를 도출, 현재 허가된 적응증 대상 외의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영목 교수는
▲ 이영목 교수는 "10만 명 중 1명 만이 희귀질환 환자라면, 나머지 9만 9999명은 운이 좋은 것일 뿐, 환자 1명에 대한 책임을 10만 분의 1씩 나눠야 한다”면서 “확률의 의미를 떠나 이기적인 사고방식을 지양하고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는 희망 잃지 말고, 일반인은 외면 말아야
SPRINT 연구가 제시한 희망적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코셀루고 허가 후 3년 여가 흐른 지금까지 건강보험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영목 교수는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이 모든 것을 감내하도록 외면하지 말고, 사회구성원 모두가 부담을 나눠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희귀난치질환은 환자, 전문가, 치료하는 전문의와 임상연구자, 그리고 해당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도 소수”라며 “적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소수의 인원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어렵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이 질환과 관련 없는 다수에 속해 있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일례로 10만 명 중 1명 만이 희귀질환 환자라면, 나머지 9만 9999명은 운이 좋은 것일 뿐, 환자 1명에 대한 책임을 10만 분의 1씩 나눠야 한다”면서 “확률의 의미를 떠나 이기적인 사고방식을 지양하고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5월을 신경섬유종의 달로 지정한 세계소아암재단 역시 “신경섬유종은 누구나 가지고 태어날 수 있다”며 사회구성원 모두의 관심을 촉구한 바 있다.

아울러 이 교수는 SPRINT를 시작으로 신경섬유종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이어질 것이라며, 희망을 잃지 말아달라 당부했다.

그는 “희귀난치질환 분야는 상대적으로 타인의 공감은 많이 받지만 선뜻 연구를 하거나 투자를 받기 쉽지 않다”면서 “그래서 희귀질환의 연구 결과는 희귀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지만 코셀루고 외에도 최근 유전자 진단과 치료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전에는 어렵다고 생각했던 유전자 치료제가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으니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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