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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동의 없이 폐 절제한 의사 ‘벌금’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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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동의 없이 폐 절제한 의사 ‘벌금’ 선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02.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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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민사서 11억원 배상...형사선 집행유예→벌금형으로
▲ 환자의 동의를 얻지 않고 예정된 수술보다 더 많은 폐 부위를 절제한 의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 환자의 동의를 얻지 않고 예정된 수술보다 더 많은 폐 부위를 절제한 의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의약뉴스] 환자의 동의를 얻지 않고 예정된 수술보다 더 많은 폐 부위를 절제한 의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 대해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환자 B씨는 지난 2016년 2월 C병원에 내원, 흉부CT 검사를 받아 폐렴이 의심된다며 주치의인 호흡기내과 전문의로부터 항생제 2주를 처방받았다. B씨는 2주 뒤, 그리고 다음 달에도 흉부방사선검사를 받았으나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

그러자 주치의는 폐결핵의 재발을 의심하고 흉부방사선검사를 실시했고, 염증이 진행된 것을 확인해 항결핵제를 처방했다. 이후 실시한 검사에서 우측 폐상엽의 병변이 진행된 것을 발견하자 결핵이 아닌 희귀 원인균에 의한 폐렴을 의심하고 조직검사를 실시, B씨의 동의를 얻어 A씨에게 협진 의뢰를 했다.

이후 폐조직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한 B씨는 전신 마취 후, 우측 폐상엽 말초 부위 조직 일부를 절제하는 시술을 받았다. 검사 결과 ‘악성 종양 세포가 없는 염증 소견’이 나오자 A씨는 조직검사를 하면서 절제된 부위가 염증 때문에 치유가 잘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추가 진단의 목적을 위해 우상엽 전체를 제거하는 절제술을 시행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로부터 우상엽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에 대한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것. 이에 B씨는 A씨를 상대로 형사소송과 함께 C병원에 대해서도 의료행위상 주의의무 및 설명의무 위반으로 20억여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병리명 진단을 위해 쐐기절제술로 폐 조직을 절단한 것에서 더 나아가 폐 우상엽 전체를 절제하기 위해서는 B씨의 의사를 확인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며 “긴급히 폐엽 절제술을 시행해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었음에도 B씨의 동의를 받지 않고 폐엽 절제술을 시행해, 폐 우상엽의 영구적 손실이라는 상해를 입게 했다”면서 유죄를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를 제기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1심과 같았다.

2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의 사정들에다가 추가사정 등을 더해서 살펴보면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로 인해서 B씨에게 폐 상엽의 영구적 상실이라는 상해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A씨는 B씨에게 폐엽 절제술에 대해서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은 채 그날 바로 B씨 및 보호자의 동의 없이 폐엽 절제술을 한 사실을 여러 사정에 비춰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B씨의 병변은 악성 종양증이 아니었고, 통상 이럴 경우 약물 치료가 우선되고 약물치료의 반응 여부에 따라 약을 변경하거나 필요할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점을 고려하면, B씨에게 사전 설명이나 동의를 받지 않고 단순 진단을 이유로 폐 우상엽 절제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 침습적 의료행위를 한 것은 잘못된 거라고 보기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또 “쐐기 절제술에 대해서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던 B씨로서는 악성 종양 등의 제거가 아닌 단순 진단을 이유로 폐 우상엽 전체를 절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면 과연 동의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사건”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조직검사를 위한 쐐기 절제술 과정에서 피해자의 동의 없이 폐엽 절제술을 시행해서 피해자에게 폐 우상엽의 절단이라는 영구적인 손상을 입혔고, 결과가 가볍지 않고, 용서도 받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A씨에게 불리한 정상이 존재한다”며 “A씨는 30년 이상 흉부외과 전문의로 성실히 근무했고, B씨의 치료에 노력하다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고, 병원 측에서 손해배상액 11억원 가량을 배상한 것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면서 벌금형을 선고했다.

한편, B씨가 A씨와 C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대법원의 판단까지 받았고, 대법원은 피고들에게 11억원을 배상하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1심은 피고들에게 14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B씨는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쐐기절제술로 절제하는 범위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는데, 우상엽 전부를 절제하는 것을 알았다면 결코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A씨가 수술 당시 우상엽 전체를 절제해야 하는 급박한 사정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들은 추가로 폐엽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는 설명을 했다거나, B씨가 이에 동의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B씨가 헌법상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와 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2심은 1심보다는 금액이 줄어든 11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1심에서는 변호사인 B씨가 정년인 만 60세 이후에도 10년간 월 3000만원을 번다는 가정 하에 손해배상액을 계산했는데, 이를 인정할 증거가 어려워 10년 이상 남자 변호사의 통계소득인 월 767만원으로 다시 계산했기 때문이다.

원고와 피고 모두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이 의료과실에 관한 법리나 위자료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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