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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데얀 유릭 교수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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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데얀 유릭 교수 Ⅱ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2.09.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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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레이 처방, 너무 주저하지 말아야

[의약뉴스]

 

PIK3CA 유전자 변이 동반 유방암 환자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다.

 

최근 다양한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의 등장으로 전이성 유방암의 예후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특히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제(Cyclin Dependent Kinase, CDK) 4/6 억제제들은 호르몬수용체 양성/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R+/HER2-) 유방암 환자들의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을 개선하며 1차 치료제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HR+/HER2- 유방암 환자 가운데 40%를 차지하는 PIK3CA 유전자 변이에는 새로운 표적치료제가 등장, CDK4/6 억제제 치료 이후 다시 한 번 표적치료를 이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최근 대한종양내과학회 국제학술대회(KSMO 2022)에 참석차 내한한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데얀 유릭 교수를 만나 다양한 환경의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사망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한 키스칼리(성분명 리보시클립, 노바티스)와 최초의 PIK3CA 표적치료제 피크레이(성분명 알펠리십, 노바티스)의 주요 임상데이터와 그 가치를 조명했다.

앞서 키스칼리의 전체생존율 개선 효과에 이어 이번 시간에는 예후가 불량한 PIK3CA 변이 양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피크레이의 가치에 대한 의견을 정리했다.

 

▲ 의약뉴스는 최근 대한종양내과학회 국제학술대회(KSMO 2022)에 참석차 내한한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데얀 유릭 교수를 만나 다양한 환경의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사망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한 키스칼리(성분명 리보시클립, 노바티스)와 최초의 PIK3CA 표적치료제 피크레이(성분명 알펠리십, 노바티스)의 주요 임상데이터와 그 가치를 조명했다.
▲ 의약뉴스는 최근 대한종양내과학회 국제학술대회(KSMO 2022)에 참석차 내한한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데얀 유릭 교수를 만나 다양한 환경의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사망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한 키스칼리(성분명 리보시클립, 노바티스)와 최초의 PIK3CA 표적치료제 피크레이(성분명 알펠리십, 노바티스)의 주요 임상데이터와 그 가치를 조명했다.

 

◇예후 좋지 않은 PIK3CA 변이 동반 유방암, 피크레이가 선택지
일반적으로 유방암은 호르몬수용체(HR)와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의 발현 여부에 따라 호르몬수용체 양성(HR+), 사람상피성장인자수용체2 양성(HER2+), 삼중음성(TNBC)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호르몬수용체 양성/사람상피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R+/HER2-) 유방암이 70%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CDK4/6 억제제들이 1차 치료제로서 강력한 효과를 보여주며 기대여명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CDK4/6 억제제의 강력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환자에서는 다시 질병이 진행하며, 질병이 다시 진행할수록 환자의 예후는 악화되고 가용한 옵션도 점점 줄어든다.

특히 PIK3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에는 예후가 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HR+/HER2- 유방암 환자 중에서는 약 40%에서 PIK3CA가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IK3CA 유전자 변이는 PI3K(Phosphatidyliositol-3-Kinase) 신호전달경로의 과도한 활성을 유발, HR+/HER2- 유방암 표준치료의 중심축을 이루는 내분비 요법에 후천적인 내성을 일으키고 종양의 성장을 촉진한다.

이에 PI3K를 표적하는 다양한 치료제들이 등장해 임상적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이 가운데 피크레이는 H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5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3상 임상, SOLAR-1에서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을 약 2배 가량 연장, 최초의 PI3K 표적치료제가 됐다.

이와 관련 데얀 유릭 교수는 “피크레이는 유방암 정밀 종양학(precision oncology) 분야에서 거의 유일한 약제”라며 “이는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PIK3CA 유전자 변이는 실제 에스트로겐수용체(ER) 양성 유방암 환자의 40%에서 발견된다”면서 “피크레이가 매우 중요한 약제인 이유는 이 PIK3CA라는 타겟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경로를 억제하고, 암세포의 생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그는 “키스칼리 등 CDK4/6 억제제는 유일한 바이오마커인 에스스트로젠 수용체(ER)만 확인되면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 “효과가 좋긴 하나, 아쉽게도 많은 경우 필연적으로 질환이 진행하게 되어 더 많은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크레이와 관련해 두 건의 중요한 임상 연구가 있는데, SOLAR-1 연구에서는 PIK3CA 변이가 있는 코호트 내 피크레이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이 11개월로, 대조군인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군의 5.7개월과 비교해 약 2배 가량 연장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뿐만 아니라 CDK4/6 억제제 치료 이력이 있는 환자에서 피크레이의 효과를 알아보는 임상도 진행됐는데, 이 연구에서도 피크레이의 치료 혜택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PIK3CA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에스트로겐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는 치료 및 관리가 상당히 어려울 뿐 아니라, 항암화학요법에 대한 치료 반응도 좋지 않고, 간이나 폐 등으로 전이된 경우 예후가 매우 좋지 않아 집중 표적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경우 피크레이가 선택지가 될 수 있고, 보다 공격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시기를 늦출 수 있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피크레이, 다양한 국가에서 일관된 효과 확인
SOLAR-1 임상은 PIK3CA 변이 여부에 따라 두 가지 코호트로 진행됐는데, 피크레이는 PIK3CA 양성 환자군 341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을 35%(PFS HR=0.65, P<0.001)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PIK3CA 양성 환자군 341명 중에는 아시아에서 70명, 유럽에서 173명, 북미에서 43명, 라틴아메리카에서 31명 등 다양한 지역에서 참여한 환자들이 포함됐으며, 라틴아메리카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환자들에서 일관된 효과를 보였다.

다만 아시아인에서 대조군 대비 피크레이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상대 위험비가 0.76으로 유럽의 0.56이나 북미 지역의 0.41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유럽이나 북미지역과 달리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하위 분석 결과를 이유로 선택지가 제한적인 PIK3CA 양성 유방암 환자에서 피크레이 치료를 주저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 유릭 교수의 지적이다.

▲ 데얀 유릭 교수는 “피크레이의 처방을 너무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이유는 PIK3CA 유전자 변이 동반 유방암 환자에게 선택지가 별로 없기 때문”
▲ 데얀 유릭 교수는 “피크레이의 처방을 너무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이유는 PIK3CA 유전자 변이 동반 유방암 환자에게 선택지가 별로 없기 때문”

그는 “PIK3CA는 매우 중요한 유전자 변이로, 실제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프랑스, 미국, 아시아 등 모든 국가의 많은 유방암 인구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에서 일관적으로 확인됐다”면서 “따라서 피크레이는 매우 중요한 약제라고 볼 수 있으며, 특히 유방암 관리 차원에서 한국이든, 아시아든, 당연히 사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상반응 측면에 대한 고려는 필요할 것 같다”면서 “피크레이는 PI3K에 작용하는데, 이는 유방암 세포와도 관련이 있지만 혈당이나 피부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로 인해혈당 상승, 피부 독성 등의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약제를 선택하고 투약할 때 이러한 부작용과 치료 혜택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CDK4/6 억제제인 키스칼리는 혜택이 명확하고, 이상반응이 잘 알려져 있으며 관리 또한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피크레이도 이상반응이 잘 정의돼 있고 치료 혜택도 명확하나, 아직까지는 여러 규제 및 보험 당국에서 알아가는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크레이의 처방을 너무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이유는 PIK3CA 유전자 변이 동반 유방암 환자에게 선택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환자들에게 추가적인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도 한국뿐만 아니라 제가 근무하는 보스턴 지역의 환자에서도 피크레이를 사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PIK3CA 변이 검사, 가능하면 초기에 진행해야
한편, 우리나라에서 피크레이를 처방받기 위해서는 동반진단으로 허가 받은 체외진단용 의료기기인 퀴아젠(QIAGEN)의 테라스크린 PIK3CA RGQ PCR 키트(therascreen PIK3CA RGQ PCR Kit)를 통해 PIK3CA 양성 진단을 받아야 한다.

데얀 유릭 교수는 가능하다면 유방암을 처음 진단 받는 시점에 PIK3CA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되도록 조기에 검사를 진행해 치료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으로, 최소한 피크레이의 효과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2차 치료 전에 검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피크레이 처방이 가능한 검사 방법이 PCR로 제한되어 있지만, NGS를 활용해 환자의 전반적인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고 이에 기반해 총체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먼저 “PIK3CA 변이 검사는 모든 환자가 받아야 한다”면서 “최적의 검사 시점은, 가능하다면 최초 진단을 받는 시점에 검사를 받는 것이 좋은데, 유방암 환자 치료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세우는 때가 이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암 치료 전문가로서 유방암 환자의 경우 1차 치료제 뿐만 아니라, 2차 치료제, 3차 치료제도 미리 염두에 두고, 예상치 못한 치료 반응이 나오면 다음 대안으로 넘어가는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조직검사를 먼저 진행하고,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HER2 등을 먼저 검사한 뒤, 차세대염기서열분서(Next Generation Sequencingm, NGS) 검사를 통해 여러 유전자를 살피며, 이 때 PIK3CA 유전자 변이도 함께 확인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현재 허가되어 있는 PCR 검사를 통해 단일 유전자를 검사하는 것도 좋지만, 가능하면 NGS를 사용해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같이 보는 것이 좋다”며 “이를 통해 환자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기초하여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한 “검사 시점은 진단 시점이 가장 좋겠지만, 가능하다면 환자의 질환이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때 다시 한 번 검사하면 좋을 것 같다”며 “물론 이러한 검사가 모든 나라에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혹 1번 정도라도 할 수 있다면, 또 초진 때 어렵다면 질환이 진행할 때 한 번 더 검사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 이유로 “다른 변이의 경우 양태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 검사를 해야 하는 시점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PIK3CA 유전자 변이의 경우 처음 진단 받았을 때 유전자 변이 검사를 하더라도 유전자 변이의 특성이 많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PIK3CA 유전자 변이는 모든 암세포에 존재하는데, 원발 시점, 전이 시점, 진행 단계 간에 양태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모두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시점이나, 가능하면 빨리, 특히 2차 치료 전이 좋을 것 같다”며 “피크레이는 2차 치료제로 사용했을 때 가장 많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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