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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5-19 04:23 (일)
존재하지 않는 환자 대상 처방전 발행은 ‘의료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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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 않는 환자 대상 처방전 발행은 ‘의료법 위반’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4.20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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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인(虛無人) 명의로 제약사 직원에 발기부전 치료제 처방한 의사 벌금형 확정
▲ 실존하지 않는 사람을 환자로 한 처방전을 작성, 교부한 의사에 대해 대법원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 실존하지 않는 사람을 환자로 한 처방전을 작성, 교부한 의사에 대해 대법원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실존하지 않는 사람을 환자로 한 처방전을 작성, 교부한 의사에 대해 대법원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최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4월경 제약회사 영업사원인 B씨에게 발기부전치료제 200정을 처방하는 내용의 처방전을 발급했는데, 환자 이름을 B씨나 지인이 아닌 아니라 허무인 C씨 명의로 했다. 

허무인 혹은 가설인, 가공인이라는 것은 법률행위의 주체로 되어있으나 실재하지 않은 꾸며진 사람을 의미하는 법률용어다.

이후에도 A씨는 같은 방법으로 7회에 걸쳐 7장의 허무인 명의의 처방전을 B씨에게 발급해줬고, B씨는 총 1361정의 약을 제공받아 판매할 목적으로 이를 취득했다.

이 같은 사실은 수사기관에 의해 적발됐고, A씨와 B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B씨에겐 벌금 300만원을, A씨에겐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의료법 제17조 제1항에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한 의사 등이 아니면 처방전 등을 작성해 환자 등에게 교부하거나 발송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내용에 대해 “의료법 제17조 제1항의 위반행위란 ‘의사 등이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전 등을 작성해 환자 등에게 교부하거나 발송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처방전에 기재된 환자가 허무인인 경우에는 해당 처방전은 특정인의 건강상태 등을 증명하는 문서가 될 수 없다”며 “의료법 규정에 ‘환자 등에게 교부하거나 발송하는 행위’가 없다면 이를 처벌할 수 없는 것인데, 허무인인 경우에는 환자 또는 ‘환자 등’에 해당하는 ‘환자의 직계존비속, 배우자 등’이 존재할 수 없어 ‘환자 등에게 교부하거나 발송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처방전에 기재된 환자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허무인인 경우에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은 항소를 제기했고, 2심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처방전은 어디까지나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된 진찰 대상자에게 교부해야 한다”며 “원칙상 처방전의 작성 상대방과 교부 상대방이 동일할 것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의료법 제17조의 진찰의 대상이 되는 환자는 처방전의 작성 상대방과 교부 상대방의 성격을 모두 가지는 자인 이상, 원칙적으로 의사로서는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되는 작성 상대방으로서의 환자와 교부 상대방인 환자를 모두 직접 진찰해야 한다”며 “그러한 진찰이 전제되지 않은 채 처방전을 발급한 이상 교부의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불문하고 의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는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된 자가 아닌 자에게 처방전을 교부해 작성 상대방과 교부 상대방이 달라진데다가, 처방전 발급 및 교부의 전제가 되는 진찰행위 자체가 없었다”며 “처방전에 기재된 환자가 실재하지 않는 허무인이라고 해서 달리 평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 판결이 뒤집힌 이 사건은 결국 대법원에까지 이르게 됐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진단서, 검안서, 증명서 또는 처방전은 의사 등이 환자를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한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인으로서의 판단을 표시하는 것으로 사람의 건강상태 등을 증명하고 민ㆍ형사책임을 판단하는 증거가 되는 등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며 “정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직접 진찰ㆍ검안한 의사 등만이 작성ㆍ교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은 “의사 등이 직접 진찰해야 할 환자를 진찰하지 않은 채 그 환자를 대상자로 표시해 진단서ㆍ증명서 또는 처방전을 작성ㆍ교부했다면 의료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는 환자가 실제 존재하지 않는 허무인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이 같은 법리에 비춰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의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리를 오해해 판단을 그르친 잘못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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