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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회장 0순위‘였던’ 서울시의사회장의 잔혹한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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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회장 0순위‘였던’ 서울시의사회장의 잔혹한 도전기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3.23 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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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ㆍ임수흠ㆍ김숙희에 이어 박홍준도 도전 실패..."서울시의사회 시스템 개선 필요" 지적도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의 1차 투표가 마무리됐고, 오는 26일 결선투표를 치를 후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결선투표행을 확정지은 두 후보 가운데 서울시의사회장은 없었다.

대한의사협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완섭)는 지난 19일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제41대 회장단 선거 개표를 진행했다. 

제41대 회장 선거의 총 유권자수는 4만 8969명이고, 이중 전자투표자는 4만 7885명, 우편투표자는 1084명이다. 실제 투표를 한 유권자는 전자투표자는 2만 5030명, 우편투표자는 766명으로 52.67%의 투표율(무효표 11표)을 기록했다. 

개표 결과, 기호 1번 임현택 후보가 7657표(29.70%)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기호 3번 이필수 후보가 6895표(26.74%)를 얻어 결선투표행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유력한 차기 의협회장 후보로 꼽혔던, 현직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인 기호 4번 박홍준 후보는 4674표(18.13%)를 얻는데 그쳐, 결선투표에 오르는데 실패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나현, 임수흠, 박홍준, 김숙희 회장.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나현, 임수흠, 박홍준, 김숙희 회장.

서울시의사회는 회원수만 해도 약 3만 5000명으로 지역의사회 중 가장 많고 전국 13만 의사 중 37% 달한다. 따라서 늘 차기 의협 회장으로 손꼽혔고, 출마자 중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의협 회장을 간선제로 선출하던 2000년 의약분업 이전, 서울시의사회장은 의사들의 수장이 되기 위한 필수 코스였다.

1970년대부터 2000년 전까지 역대 의협 회장을 살펴보면 22대 손춘호, 23대 한격부, 27대 28대 김재전 29대 30대 유성희 회장이 모두 서울시의사회장을 거쳤다.

다만 1979년부터 1988년까지 24ㆍ25ㆍ26대 의협 회장을 지낸 문태준 회장은 서울시의사회장을 거치지 않고 4선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그렇기에 차기 서울시의사회 회장이 되거나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가 있으면 단골 질문으로 ‘차기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할 거냐?’를 물어보는 등, 서울시의사회장에 대한 의료계 내 인지도는 남다르다.

이번 제35대 서울시의사회장에 도전하는 이태연, 박명하, 이인수 세 후보 역시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차기 의협회장 선거에 도전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기호 1번 이태연 후보는 “감히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서울시의사회장이라면 당연히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호 2번 박명하 후보는 “서울시의사회장 위상으로 의협 부회장이 돼, 회무에 관여하게 되어 잠재적 차기 의협 회장 후보군이지만 회원들에게 어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서울시 의사회장이 되어 진정 회원을 위한 회무를 제대로 하였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우선이며, 의협 회장 도전은 그 후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호 3번 이인수 후보는 “서울시의사회 회장 임기를 마치면 나이도 있고 해서 의협회장은 관심을 둔 적이 없다”며 “서울시의사회 회장으로서 모든 역량을 쏟고, 회원들이 의사하기 잘했다고 할 때까지 목표를 달성하도록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의사회 제30대 회장인 경만호 회장이 33.9%의 지지를 받아 제36대 의협 회장으로 당선된 이후로, 서울시의사회장의 잔혹사는 시작됐다.

선거인단 투표로 진행된 제37대 의협회장 선거에서 당시 서울시의사회장인 나현 회장이 의협 회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15.5%라는 득표율을 보이며, 58.7%의 지지를 받은 노환규 회장에게 밀려 당선되지 못했다. 

제39대 의협회장 선거에서 역시 서울시의사회장인 임수흠 회장이 도전했지만 23.59%의 득표율을 기록, 24.07%의 득표율을 얻은 추무진 회장에게 밀려 낙선했다. 이후 제40대 의협회장 선거에도 서울시의사회장의 도전이 계속됐는데, 김숙희 회장이 출마했지만 20.49%의 지지를 얻는데 그쳐, 29.66%의 지지를 받은 최대집 회장에 밀려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현직 서울시의사회장인 박홍준 회장이 출사표를 내밀었지만,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했다. 이로써 지난 2012년 임기를 마친 경만호 회장 이후, 약 10년간 서울시의사회장의 의협 회장 도전사는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의료계 관계자는 “과거완 달리 이젠 서울시의사회장이라는 타이틀이 큰 메리트로 여겨지지 않는다”며 “가장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에게 모두 지지를 받는 것이 아니라, 출신, 전문과 등으로 이합집산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의협 집행부와 동행을 하기에 책임론에서 벗어나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며 “서울시의사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회원들이 피부로 느끼는 행보를 보이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의협 회장 당선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도 “서울시의사회장은 간선제로 선출된 회장이라는 점에서 회원들의 지지와 관심이 적을 수 있다”며 “간선제 역시 민주주의의 선거 방식이긴 하지만, 간선제로 선출된 서울시의사회장이 직선제로 선출되는 의협회장 도전에 번번히 낙방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간선제로 선출되는 서울시의사회장 선거 시스템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41대 의협회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없을 경우 1위와 2위, 후보 2인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치르는 결선투표가 도입됐다.

결선투표 역시 우편투표와 전자투표로 치러지며, 전자투표는 3월 25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 3월 26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우편투표는 3월 23일부터 3월 26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결선투표 개표는 3월 26일 오후 7시에 실시되며, 선관위는 개표 직후 당선인을 공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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