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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파국, 다시 마주 앉아 브레이크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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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파국, 다시 마주 앉아 브레이크 잡아야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0.08.20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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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과 복지부는 얼굴보고 마주 앉았으나 끝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서로 평행선만 달리다가 2시간을 허비했다.

애초 협상은 난항이 예상됐다. 이런 경우 극적인 요소가 없는한 불발될 가능성은 충분했다. 짐작한대로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고 해서 실망만 할 것은 아니다.

협상은 한 번으로 끝날 수도 있으나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에서는 박능후 장관이 나왔고 의협에서는 최대집 회장이 파트너로 맞섰다.

서로 주장하는 내용은 그전과 다를게 없었다. 의협은 전공의 파업이나 의사 총파업 당시 내걸었던 자신들이 정한 의료 4대악 철회을 요구했다.

복지부는 당연히 거절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만나자고 했으나 그 가능성은 자신들에게만 열려 있었고 상대방에게는 닫혀 있었다.

의협은 의대정원과 공공의대 확충을 철회하라고 대놓고 말했다. 첩약급여화는 폐기하고 그 대신 보건의료발전협의체를 구성해 협의하자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그럴 뜻이 애초에 없었으므로 당연히 그 카드를 받을 수 없었다. 복지부가 준비한 새로운 카드는 등장하지 않았다. 이미 카드는 다 써버렸고 더 쓸 수 있는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의대정원 확충은 복지부의 오랜 숙원이었다.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의사수로 국민 건강을 제대로 지킬 수 없다는 판단을 과거부터 해왔던 터였다.

공공의대 설립 역시 중앙과 지방의 격차를 해소하는데 절실하므로 없었던 일로 할 수 없었다. 더구나 코로나 19 같은 역병이 앞으로도 재발할 것을 예상하면 더는 시기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다.

한의계가 걸려 있는 첩약 급여화 시범 사업도 마찬가지다. 만만찮은 상대인 한의계를 상대로 약속한 사항을 번복할수 없다. 또다른 불씨에 바람을 불어 넣는 격이기 때문이다.  

다만 할 수 있는 것은 협의체 구성이다. 그러나 의협은 협의체 구성에 앞서 자신들의 요구를 먼저 들어주라고 압박했다. 이로써 두 열차는 브레이크를 풀고 선로위에서 마주 달리는 형국을 맞게 됐다.

이 와중에 코로나 19는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국민이 바이러스 공포에 떨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은 그 어떤 이유로도 환영받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계에 조건없는 파업 철회가 정답이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의료계 역시 사활을 걸고 반대하고 있으니 그만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것은 국민적 공감대와는 큰 영향이 없다. 협상 대상은 국민이 아닌 의료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양비론이나 양시론을 들먹이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양측이 마주 앉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주 머리를 맞대라고 충고 하고 싶다. 자주 만나고 그런 과정과 과정을 서로 이해하면서 한 발 양보하다 보면 일이 꼬이기보다는 결과가 좋게 나올 수도 있다.

그런 날이 전공의 파업이나 2차 의사 총파업이 오기전에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지금은 풀린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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