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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진출한 안아키 한의사, 醫 “현혹돼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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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진출한 안아키 한의사, 醫 “현혹돼선 안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11.16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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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원인이 스트레스 주장...“무지의 소치” 지적

극단적 자유주의 육아로 큰 논란이 됐던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카페 운영자였던 한의사가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자 의료계에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안아키 한의사가 혈액암에 대해 “재발 많은 암이 아니라 근본 치료하면 완치된다”는 동영상을 게재하자 관련 학회들이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로 인한 피해가 야기된다”면서 설명에 나섰다.

지난달 22일부터 안아키 한의사는 유튜브에 ‘A의 한방진료실’ 채널을 개설하고 ‘한방치료의 이해’, ‘비타민 고용량 요법의 효과와 부작용’, ‘소아성장통, 산후조리 후유증’, ‘고혈압’, ‘직장인 스트레스 우울증 담즙분비 부족’, ‘소아 아토피 식습관 고치기’ 등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 안아키 한의사 유튜브 채널 캡쳐.

특히 문제가 됐던 것은 안아키 한의사가 혈액암은 스트레스, 과로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하며 질병의 원인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주장한 것.

해당 영상에 따르면 “혈액암은 스트레스 과로 속앓이와 같은 원인들에 의해 생기며 그 원인들을 해결하지 않기에 병원에서 치료를 했더라도 다시 병에 걸린다”며 “원인부터 해결을 하고 치료를 해야 재발이 없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원인에 대한 해결 없이 치료를 하기에 재발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와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는 혈액암에 대한 잘못되고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음과 동시에 혈액암 환자 및 부모들에게 잘못된 주장에 현혹되지 말고 적절한 치료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들 학회는 “안아키 한의사의 주장과 같은 스트레스 과로 속앓이 등이 직접적인 백혈병의 원인이 되지 못하며 이와 같은 주장은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면서 최근 학문의 발전을 알지 못한 무지의 소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백혈병은 혈액, 즉 피를 생산하는 조혈세포에 이상이 발생하여 골수에서 정상 혈액을 만들지 못하게 되는 대표적인 혈액암이다.

최근 분자생물학의 발전으로 소아백혈병의 95% 이상에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발병기전이 확인되었고 이러한 유전자 이상을 타겟으로 백혈병 세포를 죽이거나 생성되지 못하게 하는 약물이 1년에 5~10가지씩 개발되고 있다.

학회들은 “현재 백혈병의 치료 방법은 백혈병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항암제를 투여하는 항암화학요법이 기본이 되는 효과적인 치료이며 치료가 잘되지 않는 난치성 백혈병이거나 재발이 되었을 때에는 조혈모세포이식술을 시행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방사선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특수한 경우로 1~2%정도 이다 최근에는 유전자 이상을 타겟으로 하는 약제 및 항체면역치료 등 새로운 약제들이 많이 개발되고 약물유전체 분석에 기인한 맞춤치료의 도입 등으로 장기 생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치료들이 시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향상된 치료법을 통해서 소아에서 가장 흔한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5년간 무병생존율 즉 백혈병의 재발없이 치료돼 생존하는 확률이 90%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학회들은 “근거가 없는 김씨의 말은 지금도 아픈 아이들을 간병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부모와 환자들에게 혈액암에 대한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하여 적절한 치료를 방해하고 이는 고귀한 생명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이 같은 결과를 김씨는 어떻게 책임 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스트레스나 과로 속앓이와 같은 것들이 혈액암의 원인이 되지 않기에 안아키 한의사의 말처럼 혈액암이 발생한 상태에서 스트레스 과로 속앓이 치료를 한다면 당연히 혈액암은 치료 될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학회는 “적절한 치료가 소아암 및 혈액암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혹시 이 영상때문에 지금하고 있는 치료를 중단하거나 지연하였다면 백혈병의 재발과 악화가 유발될 것이며 이는 생명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역시 안아키 한의사의 주장에 강하게 비판했다.

의협 박종혁 홍보이사겸대변인은 “의학은 시간이 흐르면서 환자를 위해 더 나은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며 “현대의학에서는 혈액암을 치료할 수 있는 의학적 방법이 있고, 이는 혈액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한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안타까운 것은 최근 난임치료마저도 전통적인 학문으로 현대 의학 수준의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환자들이 치료시기를 놓쳐 현대의학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의학을 믿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안아키 한의사는 스스로 주장하는 치료가 옳다고 믿을지 모르겠지만 본인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고통과 절망에 빠지는 지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아키 한의사는 지난 8월 식품위생법 위반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약품 제조)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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