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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하면 심해지는 ‘건선’, 산정특례 연장엔 ‘맹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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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하면 심해지는 ‘건선’, 산정특례 연장엔 ‘맹점’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9.10.2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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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질환 위험 높여...효과적이고 순응도 높은 치료 필요

“현재로서 건선은 완치가 아닌 조절해야 하는 질환이다.”

치료제의 획기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방치되고 있는 건선 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학회가 나섰다.

대한건선학회(회장 부천성모병원 피부과 박철종 교수)는 28일, ‘2019 세계 건선의 날(2019년 19월 29일’을 하루 앞두고 건선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최근 새로 출범한 임원진들을 필두로 건선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와 치료 환경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포부다.

건선은 우리나라 인구의 약 0.5%에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건선환자들이 피부에 보이는 병변으로 인한 오해와 사회적 편견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전염 또는 감염성 질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공장소 출입에 직ㆍ간접적 제약을 받고 있으며, 사회ㆍ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학회측에 따르면, 한 연구 결과 건선 환자의 3분의 1ㅣ 이상이 건선으로 인해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평생에 걸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보니 중도에 치료를 포기하거나 잘 못 알려진 정보에 의존해 근거가 없는 치료법에 의지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 학회측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대한건선학회 최유성 교수(울산대학교병원 피부과)는 “건선은 우리 몸 속 면역 시스템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전염이나 유전되지 않지만, 일반인들의 오해와 편견은 환자들의 심리적 이중고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건선은 초기부터 동반질환까지 고려한 전문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온라인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로 인해 환자들이 악화시키거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토로했다.

나아가 그는 “건선환자 중 상당수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받고 있더라도 조절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순응도 높은 경우 많지 않다”면서 “하지만, 방치하면 더 큰 전신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건선은 전신적인 염증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에, 피부 병변 외에도 다양한 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동반 질환인 건선관절염은 건선 환자의 10~30%에서 나타나는 염증성 관절염으로 치료가 늦어지면 관절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들의 위험성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건선학회 박철종 회장은 “건선은 피부에 국한된 질환이 아니라 전신질환”이라며 “당뇨나 혈압, 비만, 대사증후군이 같이 동반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모든 환자들은 비만 등 동반질환을 같이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최근 10년 사이 생물학적 제제의 발전으로 건선의 치료 환경도 크게 개선됐다. 기존 치료제보다 부작용의 위험은 높지 않지만 치료 효과가 크게 높아진 것.

과거 도포제나 경구제, 광선치료 등으로는 이르지 못했던 PASI 90(병변의 90%가 줄어든 것)이나 심지어 PASI 100(병변이 100% 줄어든 것)에도 도달하고 있는 것.

그런 박철종 회장은 “생물학적 제제라 해서 건선을 100% 완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은 조절하는 질환으로,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고 재발하지 않을 환자를 선별할 기준(바이오마커)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치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증건선환자에 제공되고 있는 산정특례 혜택은 5년 후 특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기존의 치료를 중단하고 재발 여부를 확인해야 해 환자들을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건선학회 조성진 홍보이사(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는 “이는 제도적인 기준일 뿐 의학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앞으로 학회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박철종 회장은 “병변이 넓지 않더라고 삶의 질에 영향이 큰 노출부위에 건선이 있는 환자들에 대한 산정특례 확대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건선협회연맹(IFPA, International Federation of Psoriasis Associations)은 매년 10월 29일을 ‘세계 건선의 날’로 지정, 건선에 대한 인식 개선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건선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널리 알려, 숨어있는 건선 환자들이 바른 치료법에 닿도록 이어주고,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아 건선환자와 사회를 이어준다는 의미를 담아 ‘건선을 잇다(Let’s get connected)를 주제로 정했다.

대한건선학회 역시 국내 건선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 받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건선교실’은 각 병원 건선 전문의의 건강 강좌와 상담을 통해 올바른 건선 관리 및 치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여러 정보들을 전달하고, 장기적이고 꾸준한 건선 치료를 돕는다.

또한 온라인 상에 떠도는 잘못된 건선 관련 정보들을 바로잡기 위해 학회 홈페이지(http://kspder.or.kr)so 건선 환자를 위한 페이지를 별도 운영한다.

‘건선 환자’ 메뉴에서는 ▲건선 바르게 알기 ▲건선의 치료 및 관리 ▲자주 묻는 질문 등을 카테고리 별로 질환정보와 치료에 대한 유용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질문을 등록하면 대한건선학회 소속 교수들이 직접 답변한다.

대한건선학회 박철종 회장은 “대한건선학회는 건선 관련 연구와 치료 환경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신규 임원진들을 필두로 건선 환자들이 전문의와 함께 제대로 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을 위해 학회 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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