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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대 의과대학 캐롤 해치 위샴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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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대 의과대학 캐롤 해치 위샴 박사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9.10.22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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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용량 적정, 환자에 자신감을 줘야 한다

“환자가 더 쉽게, 용량 적정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차세대 기저인슐린을 자처하는 투제오(성분명 인슐린글라진 U300)과 트레시바(성분명 인슐린데글루덱)가 올해도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다시 한 번 대차게 붙었다.

투제오는 BRIGHT를 통해, 트레시바는 CONCLUDE를 앞세워 서로가 상대보다 더 안전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

그러나 두 연구가 내세우는 서로의 장점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투제오가 초기 적정용량 기간에서의 안전성에 우월성을 입증했다면, 트레시바는 유지기간에서의 장점을 내세우고 있는 것.

얼핏 보면 두 제품의 장단점이 엇갈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두 임상연구를 바라보는 온도차는 전혀 다른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BRIGHT 임상이 1차 목표를 달성한 반면, CONCLUDE는 1차 목표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2차 평가변수를 성공사례로 제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최근 국제당뇨병학술대회(ICDM 2019)에서 차세대 인슐린의 최신지견을 소개한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캐롤 해치 위샴 박사를 만나 두 연구에 대한 그의 평가를 들어봤다.

위샴 박사는 BRIGHT 연구가 실제 임상 현실에 보다 가깝게 설계됐다고 의미를 부여한 반면, CONCLUDE에 대해서는 1차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추가 분석에 나선 것을 두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 차세대 기저인슐린을 자처하는 투제오(성분명 인슐린글라진 U300)과 트레시바(성분명 인슐린데글루덱)가 올해도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다시 한 번 대차게 붙었다. 투제오는 BRIGHT를 통해, 트레시바는 CONCLUDE를 앞세워 서로가 상대보다 더 안전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최근 국제당뇨병학술대회(ICDM 2019)에서 차세대 인슐린의 최신지견을 소개한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캐롤 해치 위샴 박사를 만나 두 연구에 대한 그의 평가를 들어봤다.

◇투제오, 용량 적정기간 트레시바 대비 저혈당 감소
BRIGHT 임상과 CONCLUDE 임상은 대상부터 달랐다. BRIGHT가 인슐린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CONCLUDE는 이미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BRIGHT 연구에 대해 위샴 박사는 “투제오와 트레시바를 비교한 최초의 직접 비교(head-to-head)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BRIGHT는 전체 24주의 연구기간 중 초기 12주는 적극적인 용량 조절 기간으로, 13~24주는 유지지간으로 설정했다”면서 “두 군 모두 동일한 용량 적정 알고리즘을 이용했으며, 다른 기본 치료제들은 연구기간 동안 유지했다”고 소개했다.

위샴 박사에 따르면, BRIGHT 연구 결과 1차 유효성 평가 기준인 유지 기간 종료 시점(24주차)에서 기저치 대비 당화혈색소(HbA1c)는 투제오가 –1.64%, 트레시바는 –1.59%로 비열등성을 충족했다.

그러나 투제오는 12주 용량적정기간 동안 유의미하게 확인된 저혈당 사건(event rate)이 23%(≤70 mg/dL)로 트레시바의 43%(≤54 mg/dL)보다 적게 발생했다.

확인된 저혈당 발생률(incidence)도 각각 26%(≤70 mg/dL)와 37%(≤54 mg/dL)로 투제오군이 유의하게 적었다.

또한 용량 적정 기간 동안 야간 저혈당 사건도 투제오가 트레시바보다 35% 낮았으며, 유지기간에서는 저혈당 사건 발생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이에 대해 위샴 박사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먼저, 2개 인슐린 제제 간 혈당 강하 차이를 감안했을 때 혈당이 올라간 경우 트레시바로 용량 적정을 하면 모든 유닛에 대한 혈당 강하 작용이 투제오 대비 조금 더 나타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이유는 환자들이 빠르게는 3일에 한 번씩 용량 적정을 할 수 있었던 것에 있다”면서 “트레시바는 작용 기간이 42시간을 넘기 때문에, 어쩌면 환자들이 다음 용량 적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안정적인 상태에 도달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슐린 치료 환자, 용량 적정에 자신감 필요
위샴 박사는 인슐린 용량 적정기간에 발생하는 저혈당은 환자들의 순응도와 그에 따른 치료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 위샴 박사는 “환자를 치료할 때도 그렇고, 의사들에게도 환자가 인슐린 치료를 시작할 때 스스로 용량을 적정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며 “개인적으로 투제오를 치료에 사용할 때에도 가능한 빨리 용량 적정해서 환자들이 더욱 빠르게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먼저 “임상 연구 환경에서는 환자들이 용량 적정을 위해 매주 연구기관에 연락하지만, 실제 치료 환경에서는 환자들이 인슐린 치료 이후 1개월, 길게는 2-3개월까지 내원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따라서, 환자들이 다음 방문까지 스스로 자신의 인슐린을 용량 적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가 용량 적정 기간 동안 저혈당을 경험하면 환자는 용량 적정을 중단하게 될 것”이라며 “ 환자들이 스스로 용량 적정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역설했다.

실제로 “환자를 치료할 때도 그렇고, 의사들에게도 환자가 인슐린 치료를 시작할 때 스스로 용량을 적정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며 “개인적으로 투제오를 치료에 사용할 때에도 가능한 빨리 용량 적정해서 환자들이 더욱 빠르게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경험상 환자들이 용량 적정 기간이 길어지면 주의를 많이 기울이지 않게 된다”며 “ 저 같은 경우 일주일에 두 번, 예를 들어 일요일과 월요일 중 하루 그리고 수요일을 정해 환자들에게 인슐린 용량 적정을 실행토록 권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BRIGHT, 24주 이후에도 큰 차이 없을 것
유지 기간에서의 저혈당 발생률은 두 연구의 결론이 다르다 BRIGHT는 유지 기간에서 차이가 없음을 강조하지만, CONCLUDE는 트레시바가 조금 더 안전함을 주장한다.

1차 평가변수인 36주 유지기간 동안에는 저혈당 발생률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으나, 총 88주의 치료 기간 동안에는 트레시바의 저혈당 발생률이 더 낮았다는 것.

상대적으로 BRIGHT의 임상 연구기간은 24주로 CONCLUDE 임상의 초기 평가기간보다 짧았던 만큼 장기적으로는 트레시바에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위샴 교수는 “장기적으로도 (BRIGHT의) 동일한 결과가 유지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CONCLUDE 결과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 그는 “리얼월드 데이터 연구(RWD)를 보면, 실제 사용 환경에서 당화혈색소 강하 효과가 대부분 용량 적정 기간인 처음 3개월 동안 발생하며, 그 다음 3개월 동안에는 차이가 미미하고, 6개월 이후로 가면 차이가 거의 없다”면서 “이는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고 6개월이 지나면 환자들이 어느 정도 편안해 진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다만 “물론 치료가 더 요구되면 저혈당이 더 많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연구 방법이 진료 환경에 완벽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CONCLUDE 연구 방식보다는 BRIGHT가 실제 임상에서의 적용성이 더 높다”고 BRIGHT의 결론에 조금 더 무게를 뒀다.

 

◇BRIGHT, CONCLUDE 보다 실제 임상 현장과 유사
위샴 교수가 이처럼 BRIGHT 임상의 결론에 조금 더 우호적인 이유는 두 연구 중 BRIGHT의 설계가 실제 임상 현장에 더 가깝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먼저 두 연구의 환자군이 매우 다르며, 디자인도 매우 다르다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며 “CONCLUDE연구와 BRIHGT 연구의 세부 디자인을 먼저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연구는 환자 모집단에서부터 차이를 갖는다”면서 “CONCLUDE 연구는 이미 기저 인슐린으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저혈당 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돼 인슐린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BRIGHT 연구보다 당뇨병 유병 기간이 더욱 긴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CONCLUDE 환자군이 BRIGHT 환자군에 비해 GFR(사구체 여과율)이 더 낮았다”며 “GFR은 보통 신장기능 지표에서 고위험군을 분류하는 기준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차이점은 CONCLUDE의 용량 적정 목표가 71-90 mg/dL으로  BRIGHT 연구(80–100 mg/dL)보다 더욱 공격적이었으며,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이 연구에서는 56 mg/dL 이하라는 자체적 저혈당 정의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증상이 있으면서 혈당 검사를 통해 저혈당 조건에 부합하는 경우 또는 중증의 경우(저혈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만을 저혈당 사건으로 간주했다”며 “저혈당 사건이 발생했지만 인지하지 못한 경우는 카운팅에서 제외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마지막 주요 차이점은 기저점 당화혈색소가 7.6%이었다는 사실(BRIGHT 연구는 8.64% ±0.82%)”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ONCLUDE 임상에서 정의한 저혈당의 기준이나 모집단은 실제 임상 현장과는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을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제를 바꾸는 연구를 진행했다는 지적이다.

위샴 교수는 “만일 제가 임상 현장에서 진료를 한다면, 이미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으면서 당화혈색소가 7.6% 정도이며 혈당 위험이 높은 60대 환자에게 굳이 다른 치료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CONCLUDE 연구의 환자 즉 모집단을 살펴보았을 때 임상적 의미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한 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CONCLUDE 연구 참여 환자 중 약 20%가 스스로 저혈당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라며 “혈당기로 측정하면 저혈당으로 진단될 수 있음에도 증상이 없는 경우 저혈당으로 간주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BRIGHT 연구에서는 이러한 경우까지 모두 저혈당으로 간주했다”며 “저혈당을 인지하지 못한 상당수의 환자가 카운팅에서 제외 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CONCLUDE 연구에서 저혈당 사건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CONCLUDE 연구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적용성이 낮은 연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차 목표 달성 못한 연구는 추가 분석에 의미두지 말아야
위샴 교수는 두 연구의 결정적인 차이로 1차 목표 달성 여부를 꼽았다. CONCLUDE 임상이 1차 목표에 실패한 후에도 연구를 이어간 것이나, 이를 통해 얻어낸 연구결과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 위샴 박사는 “중재적이면서, 인슐린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며 “먼저 환자와 의료진이 좀 더 일찍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는 것, 다음으로 기술적으로 환자가 좀 더 쉽게 스스로 용량 적정할 수 있도록 도와 용량 적정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BRIGHT 연구는 비열등성 비교로 설계됐고, 평가변수를 충족시켰다”면서 “반면, CONCLUDE 연구는 투제오 대비 트레시바의 저혈당 발생률이 낮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설계됐지만 일차 평가변수 충족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CONCLUDE 연구에 대한 의학계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며 “추가 분석을 통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연구가 1차 평가변수를 충족시키는 데 실패한 경우 FDA에서는 이 결과를 의료 전문가(HCP)에게 알리는 행위 및 연구와 관련된 어떤 홍보성 메시지도 전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CONCLUDE 연구 결과 역시 미국 HCP에게는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없다”고 일침했다.

나아가 33주간의 1차 평가변수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지만, 88주간의 연구기간에는 저혈당 발생이 적었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1차 목표 달성 실패를 이유로 “의학적으로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It is not scientifically correct)”고 일축했다.


◇인슐린 치료란 부족한 인슐린은 보충하는 것 뿐...환자가 자신감 갖도록 해야
차세대 기저인슐린들이 보다 개선된 안전성을 내세우며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인슐린 치료를 꺼리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한 쪽에서는 지나치게 낮은 인슐린 처방률을 지적하며 늦지 않게 인슐린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최대한 인슐린 치료를 늦출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 위샴 교수는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문제는 가이드라인에서 3개월 후에도 당화혈색소가 목표치보다 높으면 다음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지만, 당화혈색소가 7%를 넘는 상태에서도 평균 4-7년이 흐른 후에야 다음 조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슐린 치료를 최대한 늦추라는 지침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환자가 빠르게 목표 혈당에 도달할 수 있도록 치료를 변경하지 않고 타성에 젖어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큰 실수”라며 “환자가 2~3개의 비인슐린 치료제로도 혈당 조절에 실패했다면 인슐린이 사용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병원 방문 당시 개인에 맞는 목표치가 7% 미만이 될 수 있고, 8% 미만이 될 수도 있는데 환자의 당화혈색소가 목표치보다 높다면 바로 인슐린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며 “환자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는데, ‘애초부터 우리 몸에 있어야 할 인슐린이 당신에게는 부족하다. 따라서 부족한 인슐린을 다시 보충하는 것 뿐’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환자들이 인슐린을 보다 효율적으로, 그리고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사용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위샴 교수는 “중재적이면서, 인슐린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며 “먼저 환자와 의료진이 좀 더 일찍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는 것, 다음으로 기술적으로 환자가 좀 더 쉽게 스스로 용량 적정할 수 있도록 도와 용량 적정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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