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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를 벗고 흐르는 땀을 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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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를 벗고 흐르는 땀을 식혔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8.12.14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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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악착같이 몸을 굴렸다.

어깨가 빠져나갈 정도로 푸시업을 했으며 윗몸일으키기는 이빨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이를 악물고 했다.

회사 대표에서 쓰레기 청소부로 직업을 바꾸면서 그는 인생자체도 바꾸리라고 다짐했다. 그러자 그의 얼굴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생각이 바뀌자 그렇게 된 것인데 그 것을 그는 스스로 알아채지 못했다.

어느 날 밥상머리에서 아내가 당신 얼굴이 바뀐 것 같아요, 라고 말을 하지 않았다면 그는 자신의 얼굴의 그 전의 모습이 아니라는 모른체 살아갔을 것이다.

그는 양치를 하다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치약 묻은 입술을 깨물었다. 왠 낯선 사내가 거기에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내의 모습에 놀라면서 양치질을 마저 했다. 그리고 나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봤다.

먼저 변한 것은 눈매였다. 항상 무엇에 쫒기고 목표를 위한 야심에 절어 올라갔던 눈꼬리가 아래로 쳐저 있었던것이다.

그러자 날카롭게 빛나던 눈동자도  여유롭게 변했으며 번쩍이는 기운이 줄어 들었다. 눈매가 변하자 튀어 나온 광대뼈도 안으로 조금 들어 갔고 두툼했던 입술도 약간 얇아 졌다.

뭉퉁하게 옆으로 퍼져 있던 코는 날렵해 지면서 위로 솟아 전체적으로 미남형 얼굴로 변모해 있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찾아온 이런 모습에 그는 화를 내기보다는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시험에 너끈하게 합격했다. 그러나 그 다음 날 바로 투입된 현장에서 그는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쓰레기 자루를 들고 쓰레기를 줍는 자신의 처지가 한심하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는 다른 합격자들이 공통으로 갖는 현상이었다.

옆에서 집게로 쓰레기를 줍던 한 동료는 더럽다고 한마디를 했고 이것이 그의 심사를 더욱 뒤틀리게 했다.

그러나 반대로 동료의 그런 행동에 동조하기보다는 반감이 생겼다. 쓰레기를 줍는 직업을 택했으면 그것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더러운 쓰레기를 열심히 주워 담았다. 이마에 땀이 흘렀고 그는 마침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에 모자를 벗고 땀을 식혔다.

몸의 안쪽에서 매우 기분좋은 느낌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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