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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를 타고 아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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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를 타고 아래로 향했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8.11.28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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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자의 힘은 과연 위대했다.

그 것은 없었다. 사람의 통행을 제한하고 막았던 철조망은 사라졌다.

지구의 순환은 정상적으로 돌아왔지만 절대자가 그렇게 했던 구조물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허리를 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해는 이제 완전히 바다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주변은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절대자는 지구순환의 시간을 잠시 지체 시켰으나 오래 지속되면 큰 문제가 될 것을 염려 했다.

그래서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절대적으로 아꼈다.

나는 한 시간 정도 절대자와 같이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실제로는 18분에 불과했다.

그네를 타고 포도주 세잔을 나워 마신 시간치고는 많지도 적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 사이 절대자는 자신이 보기에 거추장스러운 것을 치웠고 나의 요구를 들어웠다. 나는 내가 부탁했던 것이 치워졌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산정에서 철조망은 더 이상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에 그 것을 확인할 수 는 없었다. 그 것 보다는 날이 어두어 졌기 때문에 나는 서둘러 하산을 해야 했다.

길에 익숙했다고는 하지만 어둠속에 찾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고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돌 산을 몇 개 건너야했기 때문이다.

해가 지고 나자 기온도 급격히 떨어졌다. 나는 옷 뒤에 달린 모자를 쓰고 서둘러 바위를 타고 아래로 향했다.

그 전에 나는 한 번더 절대자가 앉았던 곳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 곳이 그네가 달려 있고 포도주를 먹었던 곳 이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았다.

비현적인 공간에서 절대자와 내가 잠시동안 마음과 마음의 대화를 했다는 것이 아주 먼 옛날의 일처럼 까마득했다.

하지만 그것은 바로 조금 전의 일이었기에 나는 매우 기분이 좋아서 가벼운 기분으로 아래로 내려왔다.

어려운 구간을 지나고 비교적 안전한 곳에 이르자 긴장이 풀렸는지 나는 철조망이 사라진 곳의 장면들을 이리저리 생각해 보았다.

막았던 것이 풀렸을 때 그곳으로 통행하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었다. 동물들도 자유롭게 넘나 들었다. 나는 호랑이가 자기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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