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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기반 약학교육, 커리큘럼 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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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기반 약학교육, 커리큘럼 변화 필요”
  • 의약뉴스 정흥준 기자
  • 승인 2018.06.2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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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교협 공청회 개최...취지에 공감대 형성

성과기반 약학교육의 도입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학계·산업계·유관단체 관계자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커리큘럼 변화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어제(20일) 한국약학교육협의회가 주최한 ‘2018 성과기반 약학교육 공청회’의 패널토의에는 약학대학 교수들과 전국약학대학학생협회, 제약바이오협회와 병원약사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먼저 4차 산업혁명 등 사회변화에 따라 성과기반 약학교육으로의 전환은 올바른 방향성 제시라는 것이 중론이다.

▲ 성과기반 약학교육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화여대 약대 이화정 교수는 “내가 대학을 다닐때부터 지금까지 교과과정의 변화는 없었다”며 “보건의료계와 제약산업의 변화에 발맞춰 글로벌 약사를 양성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생각해보면 성과기반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D 기획부터 임상시험디자인, 약가결정, 글로벌마케팅 등 신약개발 전주기와 관련된 이해와 조율을 할 수 있는 약사도 키워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 교수는 “현재 35개 약대 졸업생들은 대부분 지역약국으로 가고 있다”며 “단순조제업무가 AI쪽으로 넘어간다면 지금의 교육으로 배출된 약사들이 가야할 곳이 어딘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화여대 약대 이화정 교수.

또한 부산대 약대 김남득 교수는 의학, 간호학, 치의학들은 이미 성과기반교육을 추진하고 있으며, 약대도 교육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남득 교수는 “2012년 의과대학, 2014년부터는 치의학과 간호학 등에서 성과기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통합6년제라는 외적 모습의 변화뿐 아니라 질적으로 교육 성장과 발전을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존 약학대학 교수들 외에 외부 전문가를 약학대학 교수로 초빙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다만 성과기반으로의 전환이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실행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논의의 구체성과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앙대 약대 정경혜 교수는 “과거 고등학생들 대상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이 중요하다고 했었지만, 그 실행과정에서 과연 제대로 됐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논의가 구체적으로, 실행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국약학대학학생협회 김용현 회장도 “통합 6년제로의 학제개편과 관련해서도 동일 교과목과 커리큘럼이 아닌 새로운 커리큘럼이 논의되길 바란다”며 “미래 교육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 등의 교과목은 받아들여야 하지만, 대화가 아닌 학문중심의 교육환경은 장애요소”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김용현 회장은 “큰 이념과 교육틀로 실현하더라도, 교육현장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평가는 학습을 유도하기 때문에 아예 배제할 순 없지만, 학습목표와 무관하게 순위를 정하기 위해 교육이 이뤄진다면 지금까지의 논의는 무의미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장을 필요로 하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약사 배출
제약업계와 병원약국 등 관계자는 현장에서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 개편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산업계와 의료기관 등에 약사 역할이 확대될 수 있도록, 약학대학의 인력 양성 및 배출이 이뤄져야한다는 의견이다. 이를 위해 교육 개편에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엄승인 상무이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엄승인 상무이사는 “제약산업은 약사들이 메인이었지만 더이상 제약개발의 주력은 약사가 아니고, 그것이 최근 트렌드”라며 “신약개발은 5년, 10년이 걸리는데 약사들은 약국을 개업해서 나가는 등 이직율이 높아 신뢰를 가지고 맡길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엄승인 상무이사는 “제약산업 육성을 위해 간담회를 진행해보면 복지부는 왜 현장에 약사가 없냐고 묻는다”며 “모든 회사들이 전부 약사가 필요하다고 얘기하지만, 약사들이 찾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약학대학 커리큘럼이 임상베이스 중심으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산업기반의 커리큘럼들이 많이 추가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산업계에서는 성과기반 교육으로 전환됐을때 외국어능력과 통계능력 등의 요구가 있다는 설명을 더 했다.

엄 이사는 “사회가 요구하는 약사들의 직능을 포착하는 것이 필요하고, 많은 인재들이 제약산업으로 투입되면 사회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약사들이 왜 도전적이지 않고 창의적이지 않은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고, 신약개발 산업에 많이 들어와 노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김재연 약제팀장은 현행 교육과정의 한계를 꼬집었다. 또 변혁의 시기에서 병원약국 등의 현장은 수용 및 활용할 수 있는 인재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연 팀장은 “졸업생 중 약사를 선발할 때에 약학대학 성적이 주요 기준이 되지만, 뽑아놓고 보면 성적이 좋다고 꼭 좋은 약사라고 볼 수 없다”며 “현장에서는 충분히 수용할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불행한 사건들이 병원들을 뒤덮으면서 변혁이 필요하고, 약사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시기”라며 “이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약사들이 6년제과정 약사들에서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커리큘럼 아닌 교육 패러다임 바꾸는 것”
이날 약교협은 성과기반 약학교육 추진은 교육과정을 직접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약교협 한균희 이사장.

약교협 한균희 이사장은 “성과기반교육이 도입되도, 대학의 교육과정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교육과정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는 학교가 해야할 일이고, 이에 대한 평가를 인증원이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약교협은 성과기반교육으로 학교가 변화될 수 있도록 인증원과 국시원 등을 통해 압박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한균희 이사장은 “교육부에 지원을 요청해 통합6년제 커리큘럼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고, 이를 내년 12월 총회에 보고할 것”이라며 “약교협 다음 집행부에서 정책연구를 통해 2020년 확정되면 2021년도부터 교수를 뽑고, 2022년에 맞춰 운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로드맵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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