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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 거시적으로 접근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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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 거시적으로 접근해야죠
  • 의약뉴스 김창원 기자
  • 승인 2018.05.31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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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DP 장 피에르 박사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에 대한 경각심이 확산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GARDP(Global Antibiotic Research&Development Partnership, 글로벌 항생제 연구개발 비영리 국제단체)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협회가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GARDP 장 피에르 박사는 인터뷰를 통해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시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50년 1000만 명 사망 전망

 

장 피에르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과거 영국에서 항생제 내성과 관련된 보고서에서 현재 상태로 항생제 내성 문제를 방치할 경우 오는 2050년에는 전 세계에서 약 1000만 명이 이 문제로 사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항생제 내성 문제로 발생하는 비용도 상당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따라 각국의 정치적 리더들 사이에서도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반면 이 같은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젊은 연구자들에게 항생제 분야는 상대적으로 흥미로운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잃었다는 것.

아울러 기존에 표준적인 감염이라고 생각했던 질환들도 많은 사람이 사망하거나 기적적으로 생존하고 있으며, 정복했다고 생각하는 질병들도 약제 내성으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WHO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임상 단계에 있는 모든 항생제를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항생제 내성에 대응할 수 있는 항생제는 2종류 뿐이었고, 특히 아시네토박터의 경우 대응할 수 있는 항생제가 하나도 없었다.

장 피에르 박사는 “10년 전에 사라졌다고 했던 박테리아도 세계적으로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며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이슈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헬스’ 개념으로 접근해야
장 피에르 박사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한 상황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만큼 각국 정부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방법을 동원해 기업들의 R&D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항생제 내성 문제에 있어 항생제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도 있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동물에게 많은 항생제를 사용하는데, 이 또한 항생제 내성 문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함께 고려해 대응해야 한다는 것.

장 피에르 박사는 “원 헬스(One Health) 개념이 있는데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으로, 동물도 항생제 내성 문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봐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또 다른 중요한 문제점이 감염 예방과 통제다. 환자를 격리시키는 등의 조치를 통해 전염되는 것을 애초에 방지하는 것인데 비용이 많이 들긴 하지만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는 것보다는 덜 든다”면서 “둘째는 항생제 관리로 병원 스텝, 일반인에 대해서도 교육이 필요하고 남용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진단 방법에 대해서도 정리해야 한다. 어떤 환자에게 어떤 항생제가 필요한지 정확하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툴이 필요하다”며 “현재 WHO가 검토한 것은 전통적인 항생제인데, 항생제뿐만 아니라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혁신적인 접근법이 있어야지 단순히 항생제 하나만으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범 세계적 공조’ 절실
장 피에르 박사는 한국을 방문한 이유로 한국 정부가 항생제 항생제 내성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는 지 알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GARDP 관점에서 생각하면 모든 국가들이 협력해서 WHO 산하에서 항생제 내성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데, 이러한 맥락에서 함께 일할 파트너를 찾고 있고 한국 정부도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기술적으로 굉장히 발전한 나라로, 제약 분야에도 연결돼 한국이 충분히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항생제는 제품 자체보다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모니터링과 분배를 해야 할지 모든 요소들이 공통적으로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여러 가지 기술을 생각할 수 있는데 스마트폰을 활용할 경우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빅데이터를 확보하게 되면 올바른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 피에르 박사는 “이를 통해 의사들은 현황을 파악해 알맞은 항생제를 처방하고, 정부나 기관에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상적인 얘기이긴 한데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는 가능성 있는 얘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범 세계적 공조가 필요하다. 여러 정치적 제안이 있었는데 민간 분야에 국한될 게 아니라 거시적인 관점에서 봐야 할 것”이라면서 “제약사들을 보면 항생제 파이프라인이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에 시장 중심의 접근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장 피에르 박사는 중소득 이하 국가에서도 약을 사용하는 동시에 제약사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가격 책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장 피에르 박사는 “환자들이 항생제를 구매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가격 정책에 들어가야 한다”며 “어느 국가건 상관 없이 같은 제품이 제공돼야 하는데, 구매력이 다르기 때문에 구매력에 따라 가격이 책정돼야 한다. 그래야 형평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프로젝트가 있는데, 로컬 파트너를 파악해 환자들에게 지속가능한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환자 입장에서는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어야 하고 업계는 수익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균형을 잡는 것이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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