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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의학정보로부터 국민건강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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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의학정보로부터 국민건강 지키자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02.22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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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국민건강보호委 토론회..."표준화된 평가 도구 필요"
▲ 서울의대 오승원 교수.

살충제 달걀, 안아키 사태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넘쳐나는 잘못된 의학정보로부터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부적절한 건강 정보를 걸러낼 평가도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지난 21일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불량 의학정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는 ▲언론기사 건강의학정보(서울의대 오승원 교수) ▲출판도서 건강의학정보(서울대보건대학원 황승식 교수) ▲TV 건강의학정보(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 등 3개 주제로 나눠 진행됐다.

먼저 오승원 교수는 건강의학정보를 다룬 몇 가지 언론기사 중 ‘암환자가 콩 식품을 먹어선 안 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예로 들었다.

해당 기사는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 암협회의 지침을 인용, 암환자에게 식품섭취와 관련된 지침을 내려 콩 식품이나 콩으로 만들어진 보조식품을 섭취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오 교수는 “파문이 커지자 의협이 보도자료를 내고 기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며 “기사의 출처가 된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 암협회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원 자료에는 암 환자가 콩으로 만든 식품을 적당향 섭취하는 건 권장할만하고, 다만 식물성 에스트로겐 같은 콩의 특정 성분을 추출한 콩 보충제는 피하라고 권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 서울대보건대학원 황승식 교수.

이어 그는 “전문가가 보면 이상하다는 걸 알 수 있지만 검증 과정이 없었다”며 “원문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국내 연구자들을 통한 검증작업도 없이 현지 통신원이 보낸 기사를 그대로 내보낸 뉴스와 일부 언론의 받아쓰기 기사가 논란의 화근이 된 사례”라고 전했다.

그는 “유명 포털사이트에는 건강 코너가 따로 있고, 이 코너에는 무수히 많은 기사들이 업데이트가 된다. 다양한 기사가 있지만 들여다봐야할 내용이 따로 있다”며 “그런 것들을 고려해서 일종의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 퀄리티를 평가할 때 어떤 걸 봐야할지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오승원 교수는 “건강 정보들이 다양하고 정보 관련된 노이즈가 많은데, 이를 줄이고, 걷어내야 한다”며 “무엇을 기준으로 잡고 평가를 해야 하는데, 그 기준이라는 게 맞는 것인지 생각해봐야한다. 적절한 과학적 도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우리나라 환경을 반영하고 과학적으로 타당도가 확보된 도구가 필요하다”며 “도구를 통해 표준화된 평가뿐만 아니라 정보 생산자, 즉 언론인에게 가이드를 제공이 가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외에서 사용되는 도구와 기존 국내 개발 도구를 참고해 평가도구 개발 후 타당도 및 신뢰도를 검증해야한다”며 “우리나라 미디어 환경 특성을 반영하고, 표준화된 평가 방법을 함께 개발해 훈련 받은 전문가의 평가가 가능하도록 활용 가능성을 확보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제 발제를 맡은 서울대보건대학원 황승식 교수는 “우리나라 건강도서 분야는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라는 책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며 “이 책 이후로 건강의학분야는 전문가가 보기에 문제가 많은 책들이 많다. 문제는 이런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된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암과 백신이 음모론의 대표 온상인데, 해외의 유력 매체에서는 이런 책들을 다루지 않는다”며 “의학건강분야 출판은 상당히 혼탁한 상태로, 의사와 보건학자들은 치료와 연구에 바쁘겠지만 출판과 교육에도 신경써야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우수건강도서를 선정하기 위한 심사기준을 마련했는데, 1차 심사기준은 ▲건강증진·질방예방 중심 주제 ▲의학?보건학 등 과학적으로 검증된 도서(각종 민간요법 등 제외) ▲일반 국민들의 건강의식 및 실천력을 높일 수 있고, 건강·보건 관련 내용을 이반 국민들이 알기 쉽게 저술해 널리 읽힐 수 있는 도서 ▲도서 내용·구성, 편진, 인쇄 장정이 우수하게 제작된 도서 등 ▲소설·수필·에세이 등의 형식을 취한 도서 지양(단, 건강정보 제공을 주제로 한 학습·교육 목적의 도서인 경우는 예외) ▲그 밖에 우수건강도서 공모대상에 해당하지 않거나 심사기준에 현저히 미달되는 도서 등이다.

2차 심사기준은 ▼도서의 내용(40점) ▲내용의 신뢰성 및 정확성 ▲내용·구성의 적합성 ▲기획의도와 내용의 일관성 ▼도서의 활용가능성(30점) ▲건강의식 제고 및 실천가능성 ▲대중성 및 보편성 ▼도서의 창의성(20점) ▲내용의 창의성 및 참신성 ▲구성방식의 다양성 ▼도서의 편집(10점) ▲편집·인쇄·장정의 우수성 등이다.

황 교수는 지난 2106년을 끝으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심사기준을 현 상황에 맞춰 다시 활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현대의학/의료인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는 내용이 있는지 등 우리나라 현실에 맞춰 추가 변경 필요 항목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평가자 선정에 난관이 예상되는데, 높은 선별 기준 적용 위해 평가자 자신이 높은 과학 및 의학적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천 도서 선정도 난관이 예상되는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시장 현실에 비춰 추천 도서 권수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며 “우수도서 출판사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한데, 대한의사협회지 추천 도서 코너 신설해 선정도서 중 소규모 출판사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는 TV 건강의학정보와 관련된 주제발표를 통해 일부 TV건강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명 교수는 “정확성과 객관성은 낮아도 높은 시청률을 확보하기 위해 흥미위주로 내용을 구성한다”며 “임상적 근거가 확립되지 않은 각종 민간요법, 보완대체요법 홍보의 장으로, 인과관계가 불확실한 개별적 사례가 일반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방송매체에 빈번하게 출연해 근거없는 치료법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는 쇼닥터들이 양산되고 있다”며 “TV매체를 통한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건강 및 의학정보의 오남용에 따른 국민건강위해를 줄이기 위해 TV건강프로그램에 대한 질 평가 및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의협 주관으로 새로 개발된 TV건강정보 평가도구를 이용, 평가한 후 그 결과를 홈페이지 및 보도자료를 통해 주 단위로 발표해야한다”며 “건강정보평가 결과 ‘비권장’에 해당하는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방송내용에 대한 심의를 통해 권고/주의 및 시정 명령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 교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또는 방송사 주관으로 TV건강정보프로그램 제작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TV건강프로그램 제작 시 상시적으로 의협 건강정보분과위원회 자문 등 자정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각 방송사의 TV비평 옴부즈맨 프로그램에 건강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전달하는 코너를 신설하는 한편, 쇼 닥터에 대해서는 의사방송출연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의협의 제재 등 자정노력을 강화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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