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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수술, 흉부외과에서도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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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수술, 흉부외과에서도 기대가 크다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7.05.29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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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

“흉강경이 그랬듯 로봇수술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제25차 아시아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학술대회(The 25th Annual Meeting of the Asian Society for Cardiovascular and Thoracic Surgery, ASCVTS 2017)가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역대 최대규모인 세계 50여개국 1800여명이 참석한 이번 학술대회는 ‘Sharing Your Vision, Sharping Your Future’란 슬로건 하에 다양한 학문적 성과들이 공유됐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는 국내 최초로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신제품, 다빈치 Xi 엔도리스트(EndoWrist) 스테이플러 30에 대한 사용례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로봇수술에도 스테이플러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폐암처럼 큰 조직을 절개하는 수술에서도 보다 정교하고 편안한 로봇수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의약뉴스는 흉부심장혈관외과의 새로운 미래를 조명한 ASCVTS 2017 현장에서 김현구 교수를 만났다.

▲ 세계 50여개국 1800여명의 흉부외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ASCVTS 2017에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는 국내 최초로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신제품, 다빈치 Xi 엔도리스트(EndoWrist) 스테이플러 30에 대한 사용례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의약뉴스는 흉부심장혈관외과의 새로운 미래를 조명한 ASCVTS 2017 현장에서 김현구 교수를 만났다.

◇로봇 수술, 흉강경 대비 좁은 공간에서 역량 발휘
김 교수에 따르면, 흉부외과에서는 주로 전통적인 개흉수술과 흉강경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수술도 확대되고 있다.

각각의 수술은 저마다 장단점이 있는데 개흉수술은 수술자의 손이 자유롭게 조직을 만지고 느낄 수 있지만, 양손이 들어가야 해 상처가 커서 흉터나 통증으로 인해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흉강경은 흉통이나 상처가 작아 수술 후 회복이 빠르지만, 기구의 움직임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이와는 달리 로봇수술은 흉강경처럼 작은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좁은 공간에서 활용폭이 크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로 비뇨기과 영역의 경우 섬세한 동작이 필요한 전립선 수술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으며, 흉부외과의 영역에서도 좁은 공간에서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 로봇수술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것.

김 교수는 “로봇수술은 흉강경과 비교해 전립선처럼 좁은 공간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흉부외과의 경우 식도암과 흉선종 두 가지 분야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여러 중요 장기가 밀접해 있는 종격동과 같은 좁은 공간에 식도 혹은 흉선에 암과 같은 질환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절제할 때 로봇수술이 많이 쓰인다”며 “원래 흉부외과에서는 심장 쪽에서 먼저 로봇수술이 시작된 것으로 아는데, 식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다음으로 흉선과 심장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봇수술 역시 손으로 직접 만지는 것은 아니어서 조직의 두께나 텐션, 촉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특히 그는 “비뇨기과에서처럼 흉부외과에서도 흉강경과 비교해 큰 차이가 있는지는 논란이 있다”면서 “흉강경 대비 장점에 대한 증거자료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계를 그었다.

나아가 “양쪽을 비교하는 무작위 연구가 진행돼 데이터가 쌓여야 임상적으로 검증되고, 치료 트렌드가 되는데 아직은 싱글암으로 진행된 전향적 연구 혹은 후향적 분석에 그치고 있다”며 “최근에는 로봇수술이 좋다는 증거를 찾기 위한 많은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수술은 집도의 입장에서 보다 편안하고 정교해
로봇수술의 장점은 보다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밝혀지겠지만, 집도의에게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만큼 환자들에게도 혜택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일단 “국내에서는 개흉수술의 비율이 20%이고 나머지는 흉강경 수술이 80%정도”라며 “개흉수술은 오래된 수술 방법이라 로봇수술과 비교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흉강경 수술과 비교해보면, 상처의 크기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고, 이를 증명할 데이터도 없다”면서 “차이가 있다면 수술자가 편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환자분들께 수술의 종류를 설명하고 선택하시라 하면 어떤 분들은 집도의가 제일 잘하는 수술로 해달라고 요청하신다”며 “집도의의 입장에서는 로봇수술이 상당히 편안하고 좀 더 정교하기 때문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 역시 실제 로봇수술을 진행한 결과, 처음에 우려했던 것과 달리 흉강경 수술보다 더 편안해졌다고 소회했다.

그는 “로봇수술을 경험해보니 생각보다 상당히 쉽게 잘 되어 마음 편안하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처음에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주저했었지만, 이제는 선호하는 정도가 돼서 이전의 흉강경 수술보다 더 쉬워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스테이플러 도입으로 폐암에도 로봇수술 시대 도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는 흉부외과 영역에서 가장 비중이 큰 폐암 수술에는 로봇수술을 적용하기가 어려웠다. 다빈치에 적용되는 자동봉합기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

김 교수는 “현재로서는 흉부외과에서 로봇수술에 가장 기대할 수 있는 분야가 식도와 흉선종”이라며 “실제 흉부외과에서 가장 많이 진행하는 폐암수술은 로봇으로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흉선종이나 식도와는 다르게 폐는 직접 자르고 봉합하는 자동봉합기를 5~6차례 이상 사용해야 하는데, 기존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로봇수술용 제품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오면 집도의가 로봇을 멈추고 흉강경수술을 진행하거나 어시스턴트가 진행해야 했다”면서 “하지만 절제하는 부위가 혈관이나 기관지 등과 같이 굉장히 중요한 부위여서 그렇게 하며 로봇수술을 적용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튜이티브 서지컬에서 다빈치 Xi에 연결하는 스테이플러를 출시해 위암이나 대장암은 물론 폐암 등 큰 조직에서도 로봇수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사측에 따르면, 다빈치 로봇 스테이플러 30은 가로 108도, 세로는 54도까지 사람의 손목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흉강경에 비해 보다 더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클램프를 적용, 혈관을 정확하고 안전하게 자를 수 있는지 로봇을 통해 확인한 후 작업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기존에 열로 봉합하던 방식은 큰 혈관에 적용하면 터지기 때문에 작은 혈관에만 적용할 수 있었다”며 “반면, 스테이플러는 한 번에 집을 수 있는 것들이 연이여 몇 개씩 달려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안전한 조직 봉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기구의 사이즈에 따라 3~6센치까지 봉합하고 자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테이플러는 위암이나 대장암 뿐 아니라 흉부외과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며 “수술 중 제일 중요한 과정에서 집도의가 로봇수술을 하다 멈추고 직접 했어야 했던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데이터 쌓이면 흉부외과에서도 로봇수술이 대세 될 것
다만 아직은 케이스가 많지는 않다는 것이 한계다. 그러나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과거 흉강경 수술이 그랬듯이 흉부외과영역에서 로봇수술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단 김 교수는 “폐암수술에서 스테이플러를 활용해 본 사람은 국내에서 제가 처음”이라며 “이전에는 로봇수술 자체를 하지 않다가 처음 해보았는데, 생각보다 쉽게 되고 성과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로봇수술의 장점에 대한 데이터는 없지만, 지속적으로 로봇수술을 시행하다 보면 장점에 대한 데이터가 많이 쌓여 하나의 대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근거로 그는 “과거에도 개흉수술에서 흉강경수술로 전환이 될 때 많은 제약이 있었다”면서 “특히 개흉수술을 주로 하던 집도의들의 반발이 있었으나 이를 극복하면서 흉강경수술이 어느덧 대세가 됐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단일공을 활용한 로봇수술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어려운 수술방법이긴 하지만 가능하다면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로봇수술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실제로 그는 흉부외과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다빈치 xi single site를 이용한 단일공 로봇수술을 시행한 바 있다.

▲ 김 교수는 로봇수술이 아직은 케이스가 많지는 않다는 한계가 있지만,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과거 흉강경 수술이 그랬듯이 흉부외과영역에서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기존의 흉강경 수술이 3~4개의 구멍을 뚫어서 수술하는 방법이었다면, 로봇수술은 싱글포트, 즉 하나의 구멍을 통해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의 상처를 줄여 훨씬 높은 삶의 질을 보장해 줄 수 있다”며 “싱글포트는 매우 어려운 수술방법이지만, 로봇수술을 통해 가능해진다면 수술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편하고 획기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저 역시도 싱글포트 수술을 위해 로봇수술을 시작했지만, 현재까지의 로봇수술 기술로는 움직임에 제약이 있어 비교적 작은 수술에만 싱글포트를 시행하고 있다”며 “다양한 흉부외과 수술에 싱글포트로 흉강경수술을 해봤기 때문에 로봇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나아가 “최근에는 고령자 암 발생률이 높은데, 이분들에게 젊은 환자와 같은 수술 방법을 적용하기에는 합병증 등의 문제가 부담이 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침습수술로 절제부위를 최소화해 상처를 작게 내는 것이 좋다”며 “이 때에 로봇수술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로봇수술에 단순한 움직임 제어 뿐 아니라 형광이미지기술인 ‘파이어플라이’를 활용하면, 암만 정교하게 절제하는 최소절제수술을 시행하기에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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