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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워크어바웃 (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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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워크어바웃 (1971)
  • 의약뉴스
  • 승인 2015.06.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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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로 시작해 자살로 끝나면 비극이다. 그런데 비극이 아닌 새 출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 그럴 수도 있다고 한 것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리콜라스 뢰그 감독의 <워크 어바웃>(Warkabout)은 중요 인물이 죽지만 관객들은 살아남은 자들을 통해 위안을 받기도 한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더 큰 고독을 느낄 수도 있다.) 

한마디로 결론이 쉽게 노출되지 않는  만만치 않은 영화라는 말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딱히 비극이라고 혹은 희망이라고 말하기가 주저 스럽다. 그것은 감독이 누구나 인정할 만한 명확한 메시지를 심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해고당한 슬픔 때문인지 정신이상인지 명확치 않은 이유로 아버지는 호주 사막 한가운데에서 자식들에게 총질을 해댄다.

먹음직한 과일로 식사 준비를 하던 14살 딸( 제니 어거터)과 장난을 하던 어린 아들 ( 루크 뢰그- 감독의 아들이다.)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다. 차는 불에 타고 돌아갈 수단은 없다.

막막하지 않은가. 아버지는 죽었다. 죽은 아버지는 자신들을 죽이려 했다.  여기는 사막 한 가운데. 이들 남매는 살아서 고향인 영국에 무사히 도착할까.

남매의 모험담과 생존기가 이 영화를 시종일관 따라 다닌다. 사막에서 보는 아침 해는 붉지 않고 노랗다.  

가진 거라고는 현재의 상황은 아랑곳 않고 요리방법, 혹은 인간사회는 언젠가는 멸망한다, 오늘은 휴전일 3분간 묵념 한다 같은 비현실적인 라디오 소리와 아이가 갖고 노는 장난감 몇 개가 전부다.

남매는 끝없이 펼쳐진 모래언덕과 산의 능선을 따라 걷고 또 걷는다.

전갈 고슴도치 뱀이 친구처럼 따라다닌다. 하늘의 독수리는 쓰러지면 바로 덮칠 듯이 선회 비행하는데 눈앞에 신기루처럼 오아시스가 나타난다.

물도 있고 과일도 있다. 남매는 쓰러지듯 잠을 잔다. 창을 든 소년( 데이비드 걸필드) 이 두 사람 앞에 서 있다. 허리춤에는 막 잡은 도마뱀이 머리를 위로 두고 매달려 있다. 피 묻은 사체의 입에는 벌레가 기어 다닌다.

남매는 이곳이 사람이 살지 않는 사막이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한다. 세 사람은 함께 생활한다. 이제 물과 먹을 것이 없어 죽을 걱정이 없다는 안도감에 생기가 돈다. 앵무새, 낙타( 메르스를 조심하자.) 와 캥거루가 지천이다.

 

소년이 창을 던져 캥거루를 잡으면 도시의 푸줏간에서는 식칼이 고기를 내리치는 모습이 교차 편집된다.

정글을 지나면 늪지대가 나오고 배가 고프면 사냥을 하고 저녁이 되면 불을 피우고 잠을 잔다.

꼬마와 소년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손발 짓으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즐겁다. (소년과 소녀는 딱히 정면으로 부딪치는 경우가 없지만 언어나 바디 랭귀지가 아니더라도 의사소통은 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결 여유로운 소녀는 전라로 수영을 즐긴다. (수중 촬영한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 장면에서 DVD는 성인용임에도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관객의 정신세계를 염려하는 배려가 차고 넘친다. ) 그렇지만 딱히 행복한 것 같지는 않다.

하늘에는 독수리 대신 비행기가 지나가고 광산을 개발하기 위해 모여든 도시인들의 흔적과 영국탐사대원의 활동, 창이 아닌 총으로 들소를 잡는 백인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리고 도로도 있다.

남매는 이제 집으로 가는 길을 찾은 것이다.

빈집에서 세 사람은 저녁을 맞는다. 소년과 소녀는 서로 마주치지만 애써 외면한다.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제대로 원주민 치장을 한 소년은 노란 꽃을 양손에 들고 슬프고 기쁜 표정으로 밥도 먹지 않고 밤새 춤을 춘다.

소녀는 그게 내 사랑을 받으라는 의미라는 것을, 영원한 작별인사라는 것을 아는 것 같지만 끝내 모른 척 한다.

소년은 자살한다. 나무에 매달린 소년의 가슴에 있는 벌레를 떼어주는 소녀. 그것으로 소년에 대한 예의를 다한 것으로 소녀는 생각하는 듯하다.

차라리 소녀를 만나지 말았더라면 여전히 사막에서 창을 들고 달리고 있을 소년의 죽음은 관객들에게 큰 여운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죽음을 뒤로 하고 남매가 커다란 트럭이 질주하는 도로로 나오는 것에만 온 신경이 곤두서 있기 때문이다.

길을 찾았지만 여전히 무언가 부족한 것, 허전한 것이 맴돈다. 파란하늘처럼 관객들의 마음도 높고 푸르지 않고 자꾸 아래로 내려가는데 그것은 딱히 이 영화의 메시지가 희망과는 거리가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국가: 영국

감독: 나콜라스 뢰그

출연: 제니 어거터, 데이비드 걸필드

평점:

 

팁: 아니 만났어야 하는 만남이 있다. 원주민의 입장에서는 그렇다. 소녀의 경우는 그 반대다.

소년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생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소녀는 소년이 생명의 은인이지만 그와 함께 할 수는 없다. 깨끗한 수건을 쓰고 싶고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고 포크와 나이프로 제대로 된 식사와 빨아서 깨끗한 옷을 입고 싶기 때문이다.

제목의 워크어바웃은 호주의 남자 원주민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홀로 아웃 백(오지)으로 나가 여러 달 생존하는 것을 말한다. 영화에서 소년은 워크어바웃 중에 소녀를 만난 것으로 보인다.

소년은 소녀를 만나 죽었지만 소녀는 소년을 만나 살았고 도시에서라면 꿈도 꾸지 못할 추억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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