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이하 의대협) 남기훈 의장이 의대생들에 대한 입장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최근 남기훈 의장은 노 회장의 페이스북의 장문의 글을 남기며 비슷한 내용의 성명서를 내보냈다.
두 글의 핵심은 ‘MAP(Medical Student Awakening)’라는 의대생 교육 프로그램과 최근 의협이 앞장서 밀고 있는 의사 DB 구축이다.
남 의장은 MAP에 대해 “일부에서 이름 자체가 권위적 전달 방식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민주통합당 경선을 위한 DB 구축 작업에 대해서도 “당위성을 먼저 설명해야하지만 전공의나 지역사회 선배들이 일방적 참여를 강요했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남 의장에 따르면 현재 MAP에서는 다른 보건의료단체들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하고 있다.
그는 의대생을 대하는 MAP와 의협 선배들에게 실망감을 드러냈다. 남 의장은 “학생회장 한 명에게 요구하면 민주다 DB가 100명 추가된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것”이라며 “의대생은 스스로 판단하는 주체적 존재”라고 강조했다.
남 의장의 메시지를 본 노환규 회장 또한 장문의 답을 했다. 우선 노 회장은 MAP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의대생 전체의 의견인지를 되물었다.
노 회장은 “Awakening Project는 학생 뿐 아니라 임상 의사를 대상으로도 이뤄지는데 불평보다는 오히려 문제점을 알게 돼 고맙다는 반응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권위적 전달방식이라는 비판 뒤에는 ‘자신들을 이용하는 것인가’라는 선민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노 회장은 “타직역을 보면 중대한 제도 변화시 대학생들이 지원하지만, 의사의 경우 대다수 학생이 ‘나를 납득시키라’며 ‘왜’라고 반복한다”며 의대생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물론 실망에서도 시작되지만 남을 잘 안 믿고 자기만 신뢰하는 의사의 특성이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그의 실망감은 노력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노 회장은 “그간 의료제도 개혁을 위해 애썼으나 이걸 정치적 악용이라고 오해한다면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 회장은 남 의장 등 의대협 리더들에 대한 지적도 했다. 그는 “리더는 무거운 책임을 지고 소속원의 미래를 위해 옳은 길을 택해야 한다”며 “이번 성명서에 대해 의대생들은 괜찮지만 리더들에겐 쓴소리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 회장에 따르면 의대협의 성명서를 본 MAP 관게자는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MAP를 관두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응급실 당직실 소파에서 쪽잠을 자며 환자를 보고, 피곤한 상태로 맞이한 의대협 성명서는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