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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윤리, 강요나 강제할 수 없는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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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윤리, 강요나 강제할 수 없는 가치"
  • 의약뉴스 최진호 기자
  • 승인 2012.09.04 0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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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윤리연구회...제 2대 회장에 홍성수

제 2대 의료윤리연구회 회장으로 홍성수 전 운영위원이 뽑혔다.

의료윤리연구회는 3일 저녁 대한의사협회 3층 동아홀에서 정기총회를 갖고 홍성수 새 회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홍 회장은 연구회를 통해 얻은 자산을 개인적 경험을 통해 얘기했다. 다시 그의 진료실을 찾았다는 한 노인의 말이다. 홍 회장은 “그 분이 말하길, 이 곳 병원장이 전처럼 환자를 혼내거나 무섭게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찾아왔다더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집사람은 늙고 기운이 빠져 그런다 하지만 아마도 2년 간 연구회와 공부하며 나도 모르게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의료윤리를 ‘강요하거나 강제할 수 없는 가치’라 생각한다. 윤리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 끊임없이 스스로 묻고 실천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의료 행위가 인문학처럼 문과 계열이어야하지 않냐는 극단적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그만큼 윤리가 빠진 채 만연된 현재의 의료가 잘못됐다는 뜻이다.

▲ 홍성수 신임회장(우)이 이명진 전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이날 모임에는 많은 내빈이 참석해 홍 회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함께 자리한 노환규 의협 회장은 “의료윤리란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특별한 느낌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취임 초 회원 자격 논란으로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됐기 때문이다. 계란 투척 등의 이유로 회원에서 영구 제명됐던 노 회장의 사건은 아직도 깔끔이 해결되지 않았다.

그는 “지금 의료상황은 모든 의사들이 매우 어려운 시기”라 말했다. 이어 “의사들이 윤리에 무관심하다보니 진료 현장에서 윤리를 지키기 어려운 ‘아이러니’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노 회장에 따르면 의료윤리에 대한 무관심이 그 원인이다. 그리고 최근 불거진 한 사건을 예로 들었다.

그 사건은 한 제약사 영업사원이 전공의를 폭행한 일이다. 작년 회식자리에서 국내 굴지의 영업 사원이 전공의를 폭행했고 올해 노 회장의 발언에 의해서야 공론화됐다. 이 사건은 해당 직원의 해임으로 늦게나마 마무리됐다.

그는 “만약 거꾸로 의사가 영업사원을 폭행했다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며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현재는 의사가 맞아도 욕을 먹는 상황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그는 “이 모든 원인이 사회가 아닌 의사 스스로 의료윤리에 무관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 회장은 앞으로 협회 차원에서 의료윤리의 비중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의사 스스로 의사 일이 자랑스럽다고 느끼도록 노력하겠다”고 그는 다짐했다.

작년 의협 중앙윤리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이무상 가천대 교수도 감회가 새롭다.

그는 “중앙윤리위원장으로 있을 때 우리 위원부터 공부하자고 제안했다”며 옛날을 회상했다. 이 교수는 “우리 위원부터 자격을 갖춰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다보니 중도 하차했다”고 웃었다.

이 교수는 한국 의사들이 ‘장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그렇게 세계적 기술을 갖고 있음에도 국민과 사회가 크게 대접하지 않는 이유는 기술 외의 다른 면에서 톱클래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누구보다 감회가 깊은 건 이명진 전 회장이다. “우리 회장 자리는 연임이 된다”고 강조한 이 전 회장은 “하지만 나보다 더 좋은 분을 찾게 됐고 그게 바로 홍성수 신임회장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우리는 환자를 배려하고 돕는 의사들의 윤리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올바르고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내왔다”며 “우리 노력은 동료 의사와 정부를 깨웠다”고 지난 2년을 평했다.

또 그는 “답답하고 어두운 의료 환경 속에서 올바른 길을 가고자 매달 동아홀에 모여 지혜를 얻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전회장은 “그동안 열심히 달려왔고 참여해주셔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이 전 회장 등 두 해 동안 수고한 운영진과 고문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새로운 의료윤리연구회는 당분간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 새로운 주제와 연자 개발, 페이스북 등 SNS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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