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 내린 어느 가을 날 아침 코 끝을 스치는 향기에 그만 걸음을 멈추어야 했다.
담 벽에 걸려 있는 인동초 꽃에서 나는 향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고나 할까. 한동안 나는 그 숨막히는 향기에 취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온갖 어려움을 딛고 일어난 사람을 인동초에 비유한다고 했던가. 삼수 끝에 당선된 김대중 대통령이 인동초에 비유되곤 했었다. 출마설이 도는 이회창 전 한나라 총재도 김 전대통령 처럼 다시 일서서서 성공한 인동토가 되고 싶은 것일까.
정치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인동초 꽃향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하루가 지난 아직도 코 속을 간질이는 향기에 취해 있다. 고마운 인동초. 그 향기의 대단함이여.
인동초는 초여름에 각 마디에서 두 송이의 꽃을 피우는데 처음에는 꽃 색깔이 하얗다가 시간이지나면 노랗게 변해서 인동초를 금은화라 부르는데 ,이러한 금은화에는 슬픈 전설이 있지요.
인동초의 전설 ..... 옛날 자식이 없는 부부가 있어 천지신명께 지성으로 빌어 열여섯 살이 되어 혼담이 오갔으나 언니를 극진히 돌보던 동생 은화마저 앓아눕게 되었답니다. 죽음을 앞 둔 자매는 그 이듬해 자매의 무덤가에서 한 줄기 여린 덩굴이 자라더니 그러니 꽃 향기가 이리도 곱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