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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전 의협회장 “의대 정원, 늘릴 때가 아니라 줄여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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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전 의협회장 “의대 정원, 늘릴 때가 아니라 줄여야 할 때”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12.01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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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방송 출연..."의료소비자 병ㆍ의원 이용도 줄여야"

[의약뉴스] 최근 의대 정원 확대 문제로 의료계가 시끄러운 가운데, 전 의협회장이 지금은 의대 정원을 줄여야 할 때이며,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 행태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전 회장은 최근 유튜브 ‘전문가TV 온토리’ 채널에 출연,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 노환규 전 회장. (유튜브 ‘전문가TV 온토리’ 화면 캡쳐)
▲ 노환규 전 회장. (유튜브 ‘전문가TV 온토리’ 화면 캡쳐)

먼저 노 전 회장은 의대 증원이 가져오는 효과와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앞으로 배출되는 의사들과 경쟁할 나이가 아닌데다, 젊은 의사들을 고용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해관계를 따지면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좋은 점이 더 많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주장할 때마다 사용하는 ‘OECD 평균 의사 수보다 적다’는 논리에 대해 “인구 1000명당 OECD 평균 의사수가 3.7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5명으로 평균보다 적은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OECD 38개 국가 중 우리나라 의사 수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OECD 평균보다 2.6배 빠른 속도”라면서 "시니어 의사의 비율을 보면, OECD 평균인 34%이지만 우리나라는 23%로 낮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의사 증가 속도만큼 의사의 밀도도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땅이 좁아서 의사들이 몰려 있다”며 “우리나라 의사 밀도는 네덜란드, 이스라엘 다음으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며, 의사를 언제든지 손쉽게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증거로 ‘평균 여명’과 ‘국민 건강 수준’을 제시했다.

그는 “정말 의사가 부족해서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이 오래 살 수 없다”며 “태어난 아이가 앞으로 얼마나 살지 지표를 평균 여명이라고 하는데, 2019년 OECD 평균여명이 81세, 우리나라는 83.3세로 5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 수가 많은 1위부터 12위까지 국가와 35위에 있는 대한민국을 비교해 보면, 의사 수가 많은 국가들의 평균 여명이 우리나라보다 한참 뒤처져 있다”며 “이는 의사 숫자와 의료서비스의 질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하는 것으로, 국민이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은 의료서비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예방할 수 있는데 사망한 지표, 치료를 받으면 치료되는 병인데도 사망한 지표를 봐도 우리나라가 압도적으로 낮은데, 이는 진료수준이 매우 우수하다는 것을 뜻한다”며 “1년에 OECD 국가의 국민들이 평균 6.8회 진료를 받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17.2회를 받고 있다”고 역설했다.

오히려 노 전 회장은 필수의료가 무너지는 이유를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필수의료가 무너진 이유는 터무니없이 낮은 의료수가 때문으로, 우리나라 국민이 OECD 평균에 비해서 진료를 2.5배 더 받는데, 의료비는 OECD 평균의 83.3%만 쓰고 있다”며 “외래도 많이 이용하고, 입원도 많이 하는데 의료비 지출이 더 적은 것은 의료비가 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GDP 대비 의료비 지출을 봐도 우리나라는 OECD 평균의 50% 수준”이라며 “서비스는 2.5배 많이 이용하는데 비용은 50~83%에 불과하다면 서비스 단가가 OECD 평균의 25%에서 33%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OECD 발표에 따르면, 병원비 수준도 OECD 평균의 66% 정도로, 200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료비 원가분석을 한 결과를 살펴보면 원가보전율이 73.9%”라며 “의사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만원의 비용이 들었을 때, 환자에게 받는 진료비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는 비용을 합했을 때 7390원이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대 정원이 늘면 경쟁이 심화되고 윤리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 생내장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는 백내장이 아닌데 백내장으로 진단하고 수정체를 바꾸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부 브로커들과 결탁한 의사들이 많이 해왔고, 의료계 내부에서도 문제가 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의료행위에 대한 법원의 과도한 판결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법원이 선의를 가지고 진료하는 의사들을 범죄자로 내몰고 있다”며 “소청과 예를 들면, 2014년도 전공의 지원율이 수도권ㆍ비수도권 모두 100%를 넘었는데, 2023년도는 수도권 36%, 비수도권 5.6%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2018년 이대목동병원의 교수들을 구속한 사건이 원인”이라며 “간호사의 잘못을 관리소홀 책임을 물어 의사들을 구속한 이 사건으로 인해 소청과 지원자가 10분의 1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필수 의료가 무너지는 이유는 간단하다”며 “일은 많고 대우는 제대로 안 해주고 언제든지 범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그는 “의료 서비스는 다른 서비스와 다르게, 수요를 창출해낼 수 있다”며 “의사 수 증가는 과잉진료와 윤리 실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의사는 절대로 무한 경쟁환경에 놓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노인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의료비가 많아지고, 젊은 세대의 부담이 커진다”며 “젊은 사람이 노인의 의료비를 감당해야 하는데 오히려 출산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노인의 의료비를 낮추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데, 의사를 뽑으면 의료비가 더 늘어나고 부담이 커진다”며 “지금은 의대 증원이 아니라 감원을 고려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표 떨어지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의료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 통제를 하지 않는다”며 “환자가 의료기관을 많이 이용하면 환자의 이용을 제한해야 하는데, 병원에 돈을 안 주는 식으로 해결한다”고 힐난했다.

이에 “결론은 의대 증원이 아니라 오히려 감원을 논의해야 한다”며 “의료소비자의 병원 이용을 줄이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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