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9 08:55 (월)
"의료 AI 시대, 의대교육도 거시적 패러다임 전환 필요"
상태바
"의료 AI 시대, 의대교육도 거시적 패러다임 전환 필요"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12.01 0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학한림원 가이드라인 공청회 개최..."다양한 영향 고려해야"

[의약뉴스] 의료 AI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의대교육 과정에서 거시적인 교육 패러다임의 틀을 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30일, 켄싱턴 호텔에서 ‘의료 AI 교육과정 개발 가이드라인 및 모델(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30일,의료 AI 교육과정 개발 가이드라인 및 모델(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30일,의료 AI 교육과정 개발 가이드라인 및 모델(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에서는 먼저 한양대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강예지 조교수가 ‘의료 AI 교육과정의 도입 및 관련 이해관계자 인식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인식조사는 KAMC 기본의학교육 데이터베이스 이용, 2021~2023년까지 교육과정을 조사한 뒤, 각 의과대학 홈페이지 및 포털을 참고, 교육과정 목록 및 수강편람 등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국내 의과대학 AI 관련 교육과정 운영현황에 따르면, 총 28개 의과대학이 필수 교육과정으로, 6개 의과대학은 선택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강 교수는 “국내 40개 의과대학 AI 관련 교육과정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대학교양교육과정을 이용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며 “대학의 교양교육과정을 통한 AI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며, 대체로 의예과 시기에 해당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의학과보다는 의예과 시기에 AI관련 교육과정이 주로 운영되고 있으며, 대체로 데이터 분석을 위한 통계적 기법을 다루는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학년별로 연계성을 갖춘 교육과정 설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의료 AI 분야에서 필요한 핵심 역량을 정의하고 학습자는 사전에 설정된 역량에 맞춰 학습할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한다”며 “의예과부터 의학과에 걸쳐 주기적으로 핵심 개념을 반복, 복습, 적용하는 교육과정을 나선형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교육과정의 계열화를 통해 지식을 통해 지식을 쉬운 것에서부터 심화되도록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면서 “이론뿐만 아니라 다양한 임상 사례를 접목한 실제적, 실천적 교육 내용을 구성하고, 프로젝트 중심의 학습 방법을 통해 실제 데이터를 다뤄 해결해야 할 문제를 직면할 수 있는 활동 수업 배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김도환 조교수는 ‘의료 AI 교육과정 가이드라인 및 모델’이란 발제를 통해 ‘교육과정 편성 가이드라인’과 ‘교육과정 운영 가이드라인’을 소개했다.

교육과정 편성 가이드라인은 ▲기존의 졸업역량 프레임워크와 연결된 역량중심교육과정으로 편성 ▲기초, 임상, 의료인문학 과목에 통합해 편성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나선형으로 편성 ▲필수과정과 선택과정으로 구분해 편성 ▲의료 인공지능 교육 내용의 우선순위를 고려해 편성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 교수는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서 의사와 병원의 역할 파악하기, 의료 AI 기본 지식과 기술 습득 등 의료 AI 필수역량 6가지와 기존 졸업역량 프레임워크를 살펴보면 상당부분 대응되고, 맞아들어간다”며 “일례로 변화하는 의료환경에서 의사와 병원의 역할은 KAMC 기본의학교육 졸업성과 중 사회적 책무성, 지식 적용과 활용에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 AI 필수역량 6가지가 기존 졸업역량 프레임워크와 충분히 부합되는 만큼, 별도의 영역으로 만들기 보다 기존 역량 중심 교육과정의 틀을 많이 바꾸지 않는 선에서 의료 AI에 대한 교육을 충분히 강화할 수 있다”며 “의료 AI를 별도 과목으로 만드는 것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지만, 기초의학, 임상의학, 의료인문학 분야 내에서 의료 AI가 다뤄질 수 있기에, 함께 통합해 편성하는 편이 낫다”고 제언했다.

또 “국내 의과대학 AI 관련 교육과정 운영현황을 살펴보면 의료 AI에 대한 교육이 의예과에 편중된 것을 알 수 있는데, 누락 없이 지속적으로 반복할 필요가 있다”며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나선형으로 편성된다는 원칙이 평이하지만 지금 그렇게 되어 있지 않아 필요한 원칙”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의료 인공지능 교육 내용의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테크놀로지 특성은 보편성, 전문성, 영향력을 고려해 교육 내용을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습자, 환경 특성에선 의과대학 시기에 효용성과 활용성이 높은 내용, 졸업 후 근무환경과 무관하게 강조해야 할 역량, 특정 근무환경에서 요구되는 역량에 따라 우선순위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과대학이 실제 교육과정을 운영할 떄 필요한 가이드라인에는 ▲교수자원을 확보하고 교수개발에 투자 ▲공통 교육과정 또는 공유 플랫폼 개발, 활용 ▲의료인공지능 분야에서의 다학제적 접근 활용 ▲의료 인공지능에 관한 다양한 실제 경험을 함께 제공 ▲의료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른 지속적 개선을 염두에 두고 운영 등의 내용을 담았다.

김 교수는 “선행조사에 나온 의견을 살펴보면 가르칠 사람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모든 의대생이 의사가 됐을 때 의료 AI에 대대 일정 수준 이상 갖춰야 한다면 이를 습득하기 위한 적절한 교육내용을 공통적으로 개발,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인공지능 분야에선 여러 분야의 교수가 교육에 참여하고, 의대생과 공대생이 함께 교육을 받는 등 다학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의료 인공지능에 관한 다양한 실제 경험을 함께 제공하는 한편, 의료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른 지속적 개선을 염두에 두고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선 의료 AI 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대 의과대학 의학교육실 허연주 조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여러 혁신적 과학기술 근간에는 ‘빅데이터’로 통칭되는 데이터 사이언스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며 “의학교육에서도 지능정보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해야 하지만, 의료 인공지능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인공지능의 내용을 일부 포함한 데이터 사이언스대한 교육과정을 구성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과밀한 교육과정 내에 AI 교육과정을 추가해야 하고 이를 개설 및 운영하기 위한 전문 인력 부족 등  인프라가 부족한 한계로 인해 기초, 임상, 의료인문학 과목에 통합해 편성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지, 계획한 과목 시수가 현실적인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으로 각 학교의 상황에 맞는 유연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대학간 공통 공유과정을 개발ㆍ활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디지털대전환 시대를 살아갈 미래 의사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희대 의과대학 박소연 교수는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교육에서 AI를 사용하는 것의 다양한 영향을 고려해서 거시적인 교육 패러다임의 틀을 짜야 한다는 것”이라며 “의과대학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고려할 때 AI의 적용 방법 등은 쉽게 학습하겠지만, 이를 임상에서 적용하는 과정에서 훈련 데이터나 알고리즘에 존재하는 편견을 갖거나 오용이 있다면 이는 환자의 안전과 직결한 문제로 확장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초보 학습자는 좋은 AI 피드백 환경에서 가장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만, AI 시스템이 제공하는 잘못된 조언에는 전문가보다 더 취약할 수 있다”며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Chat GPT 등을 포함한 여러 도구의 활용에 대해서는 많이 제시되고 있으나 반면 사용에 따른 여러 반작용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해결 방안 논의가 부족한 것과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AI 도구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어 잠재적으로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독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약화될 위험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기술 사용과 기존 학습 방법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의과대학의 교육이 목표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형평성, 공정 등의 가치에 더해 공감, 윤리적 추론, 대인 관계 기술과 같이 의과대학 교육 과정 내에서 인간적 측면과 기술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