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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의협회장 후보 '의대 정원 확대’ 한 목소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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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의협회장 후보 '의대 정원 확대’ 한 목소리 비판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10.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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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 교수, 의대 정원 확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임현택 회장, 복지부 장관 사퇴 요구

[의약뉴스] 정부가 조만간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차기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인사들이 정부 정책에 강한 비판을 하고 나섰다.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17년째 3058명으로 묶여 있는 의대 정원을 4000명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존에 정부가 제시했던 350~500명을 2배 이상 넘어 1000명 전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기정사실화 했다는 소식은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됐다.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의대 정원 증원 발표를 준비 중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아직 어떤 계획인지 밝힐 수 없다”면서도 “준비상태에 따라 빠르거나 천천히 발표될 수 있는데, 핵심은 2025년 입시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 박인숙 교수(왼쪽)와 임현택 회장.
▲ 박인숙 교수(왼쪽)와 임현택 회장.

이에 차기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울산의대 박인숙 명예교수(전 국회의원)와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17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된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

먼저 박 교수는 “의대 정원을 1000명 이상 증원한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이 정책을 결사반대한다”며 “필수의료붕괴, 지방의료 붕괴에 대한 근본대책은 빠진 채 의대 정원만 파격적으로 늘리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비싼 생수 쏟아붓는 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의료진 낙수효과가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은 간호사 부족 현상이 입증해주고 있는데, 간호대 정원이 2024년 3만 명으로 두 배 늘어나고 있지만 간호사 부족 문제는 심각하다”며 “처우개선, 임금인상, 근무환경 개선과 같은 근본 해결책 없이 간호대 입학정원만 늘리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정책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파격 수준의 의대정원 확대로 인해 대학 캠퍼스는 자퇴생과 휴학생으로 텅 빌 것이고, 이번 발표만으로도 사교육 시장이 술렁이는데 앞으로 이런 혼란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회사원들, 공무원들, 취업준비생들도 의대 입시 준비로 방향을 바꿀 것이고 이미 빈사 상태의 이공계는 완전히 초토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은 수요를 창출할 것이며 의사 과잉 공급의 결과는 국민 의료비 폭증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의대 정원을 늘리면 소아과, 외과 등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가 늘 것이며, 지방에 병ㆍ의원이 생길 것이라는 정부 주장은 완전 허상”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정부는 이제라도 필수의료 붕괴대책, 지방의료 붕괴대책, 그리고 의료행위에 대한 사법 리스크 경감조치 마련에 집중해주기 바란다”며 “의대정원 급증 없이 이러한 조치만으로도 의료대란을 예방할 수 있고, 의료정책의 근간에 해당하는 의사 수를 전문가인 의료계와 상의하고, 서로 합의할 수 있는 과학과 진실에 기초한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교수에 이어, 기자회견을 진행한 임현택 회장은 조규홍 장관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임 회장은 “지난 주말부터 우리나라는 무능하기 그지없는 기재부 출신 조규홍 장관이 의료현장의 전문가들인 의사들과 전혀 상의 없이 조잡하기 이를 데 없는 의대정원 확대 발표로 나라 전체가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며 “조 장관은 의대 정원 증원을 함부로 말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일 년간 국가보건정책의 수장으로 앉아서 일 년 내내 조규홍 장관이 한 짓들을 알아보면 이렇게 못할 수가 있나 한탄이 절로 나온다”며 “해가 다 가고 있는 이 시점에조차 국민들이 필수의료가 망가지는 것을 여전히 걱정하고 있음에도 조 장관은 보건의료 정책의 수장으로 적합한지 큰 회의가 들 정도의 오답만 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에겐 “조 장관을 즉각 경질하고, 의료현장 경력 20년 이상 의사를 장관으로 임명하며 보건부를 복지로부터 분리해 국민 생명 살리는데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임 회장은 필수의료를 전공 중인 전공의들과 아직 전공을 정하지 않은 인턴들 모두에게 왜 지금 그 일을 하면 안 되는지와, 의대생들에겐 그동안 당연시됐던 공중보건의, 군의관 입대가 아닌 일반 사병으로 입대할 것을 제안하겠다고 했다.

그는 “만약 국가 전체 의료수준을 남미 수준의 파멸 지경으로 직행하게 할 의대정원 증원 등의 정책을 강행하며 조규홍 장관이 사퇴하지 않는 경우,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등 전공의들을 만나서 왜 그 일을 하면 안되는 지에 대해 적극 설득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의대생들에게 우리나라에서 필수의료는 사망했음을 알리고, 37개월 넘게 공보의 군의관 생활할 것이 아니라 사병으로 입대하는 운동을 즉각 시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임현택 회장은 의료현장의 전공의, 교수, 개업의, 봉직의 등 민초의사들이 앞장서는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모임’을 발족,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임 회장은 “오늘 기자회견은 전공의, 공보의, 군의관, 그리고 개원의와 교수들의 요청으로 하게됐다”며 “조규홍 장관의 이번 사태에 대한 분명한 책임 표명과 의대정원증원의 즉각 중단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분명히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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