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 검출 논란으로 시장에서 퇴출된 라니티딘 제제가 이제야 오명을 벗게 됐다.
최근 미국 의사협회지 JAMA NetworkOpen에는 연세대 의새명시스템정보학교실 유승찬 교수가 제1 저자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영국, 독일, 스페인, 프랑스, 대만 등 다국가 코호트를 통해 라니티딘 제제와 다른 H2 수용체 길항제(파모티디딘, 라푸티딘, 니자티딘, 록사티딘)의 암 발생률을 비교한 다국가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라니티딘은 H2 수용체 길항제 중에서 가장 널리 쓰이던 성분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수백억대의 매출을 올리던 품목들이 적지 않았으나 2020년 발암물질로 분류된 NDMA가 검출돼 퇴출됐다.
그러나 NDMA의 암 발생 위험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조치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각국의 건강보험 청구데이터와 전자 의무기록 등을 토대로 암 병력이 없는 20세 이상의 성인 중 1986년부터 2020년까지 30일 이상 H2 수용체 길항제를 투약하고 1년 이상 투약을 중지한 환자들의 데이터를 수집, 라니티딘 제제와 타 H2 수용체 길항제의 암 발생률을 비교했다.
수집된 환자 데이터는 총 118만 3999명으로 90만 9168명이 라니티딘 복요자, 27만 4831며은 타 H2 길항제 투약자였다.
1차 평가변수는 흑색종 외 피부암을 제외한 모든 암의 발생률로, 라니티딘은 1000인년(Person-years)당 14.30건, 타 H2 수용체 길항제는 15.03건으로 집계됐다.
두 그룹간 성향점수에 균형을 맞춘 후 분석한 결과, 라니티딘은 1000인년 당 15.92건, 타 H2 수용체 길항제는 15.65건으로 두 그룹간 차이가 없었다.(HR=1.04, 95% CI 0.97~1.12)
다만 지역별로는 차이를 보여서 미국(HR=1.00, 95% CI 0.97~1.03)이나 유럽(HR=1.03, 95% CI 0.99~1.19)에서는 라니티딘과 H2 수용체 길항제간 의미있는 차이가 없었으나, 아시아(HR=1.09, 95% CI 1.02~1.18)에서는 라니티딘의 위험이 조금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차 평가변수는 갑상선암을 제외한 모든 암의 발생 위험을 평가했으며, 라디티딘이 1000인년 당 17.74건, 타 H2 수용체 길항제가 17.44건으로 역시 의미있는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HR=1.05, 95% CI 0.97~1.12)
갑상선암과 피부암 등을 포함한 모든 암의 발생률도 라디티딘이 1000인년 당 18.11건, 기타 H2 수용체 길항제가 17.82건으로 의미있는 차이가 없었으며(HR=1.04, 95% CI 0.97~1.13) 각 암종별로도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인 라니티딘이 다른 H2 수용체 길항제보다 암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것과 연관성이 없다면서도, 장기적인 연관성에 대해서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