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지난 2021년, 애매한 시점에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심박출량 보존 심부전(HFpEF) 환자에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담지 못했던 유럽심장학회가 이후 발표된 최신 연구 결과들을 반영, 가이드라인을 대폭 개정했다.
유럽심장학회는 지난 2021년 연례학술회의(ESC Congress 2021)를 통해 개정된 심부전 가이드라인을 공포했다.
당시 심박출량 보존 심부전 환자에서 SGLT-2 억제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베링거인겔하임)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는 EMPEROR-Preserved 3상 임상의 탑라인 리포드가 발표된 상항이었지만, 가이드라인 개정을 위한 연구 수집 작업을 이보다 전에 마무리했기 때문에 이 연구 결과는 반영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유럽심장학회는 불과 8시간 후 같은 장소에서 심박출량 보존 심부전 치료에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연구 결과가 발표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현재까지 심박출량 보존 심부전 환자에서 사망률과 질병률을 설득력 있게 감소시키는 치료법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명시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후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통해 EMPEROR-Preserved 연구 결과 등을 반영한 유럽심장학회는 25일 개막한 연례학술회의(ESC Congress 2023)에서 그간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 개정한 심부전 가이드라인과 당뇨병 동반 심혈관질환 관리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개정된 심부전 가이드라인은 심박출량이나 동반질환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심부전 환자에서 SGLT-2 억제제를 가장 높은 등급으로 권고했다.
나아가 당뇨병 동반 심혈관질환 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애초에 심혈관질환으로 진단시 당뇨병 동반 유무를, 당뇨병 진단시에는 심혈관질환 동반 유무를 검사하도록 하고, 두 가지 질환이 동반된 경우 역시 SGLT-2 억제제를 가장 높은 등급으로 권고했다.
◇심혈관 질환 또는 당뇨병 진단시 동반질환 검사 권고
먼저 당뇨병 동반 심혈관질환 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이 진단된 환자에게 당뇨병 유무를 검사하도록 했다.(Class I)
반대로 당뇨병이 진단된 환자에서는 심혈관질환 및 만성콩팥병 유무를 검사하도록 했다.(Class I)
이어 제2형 당뇨병과 함께 죽상경화성심혈관질환이 확인된 환자에게는 혈당 조절과는 별개로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SGLT-2 억제제나 GLP-1 RA를 Class I으로 권고했다.
대상 약제로는 빅토자(성분명 리라글루티드),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티드, 이상 노보노디스크),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티드, 릴리), 에페글레나티드(한미약품, 이상 GLP-1 RA), 자디앙,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아스트라제네카), 인보카나(성분명 카나글리플로진, 얀센), 진퀴스타(성분명 소타글리플로진, 렉시콘)을 꼽았다.
또한 제2형 당뇨병과 함께 심부전이 있는 환자에게는 심박출량 감소 심부전(HFrEF)과 심박출량 경도감소 심부전, 심박출량 보존 심부전 등 모든 환자에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SGLT-2 억제제를 사용하도록 Class I으로 권고했다.
대상 약제로는 심박출량 감소 심부전에서 자디앙과 포시가, 진퀴스타, 심박출량 경도감소 및 보존 심부전에서는 자디앙과 포시가를 제시했다.
제2형 당뇨병과 함께 만성콩팥병이 확인된 환자에서는 자디앙과 포시가, 인보카나 등 SGLT-2 억제제와 비스테로이드성 선택적 길항제 케렌디아(성분명 피네레논, 바이엘)를 Class 1으로 권고했다.
기존에 사구체여과율(eGFR)이 30mL/min/1.73㎡를 초과하는 만성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에서 신장 사건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Class IIa로 권고했던 GLP-1 RA는 목표와 권고수준이 변경됐다.
개정 가이드라인에서는 사구체여과율이 30mL/min/1.73㎡를 초과하는 만성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저혈당의 위험을 낮추면서 체중과 심혈관 위험, 알부민뇨 등에서 이점을 얻기 위해 GLP-1 RA를 사용하도록 Class 1으로 권고했으며, 빅토자와 오젬픽으로 제한했던 약제의 종류도 삭제했다.
또한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과체중 또는 비만 당뇨병 환자의 체중 감량을 위한 옵션 가운데 하나로 GLP-1 RA(Class IIa)를 제시하거나 최대 내약용량의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에도 LDL-C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환자에 PCSK9 억제제(Class I)를 권고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이외에도 죽상경화성심혈관질환 증상이나 심각한 표적장기손상이 없는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유럽 지역의 당뇨병 환자에서 10년 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한 SCORE2-Diabetes 척도를 도입했다.
◇심부전 가이드라인, 심박출량 보존ㆍ경도감소 심부전에 Class I으로 SGLT-2 억제제 권고
심부전 가이드라인은 2021년 가이드라인에서 담지 못했던 심박출량 경도감소 및 보존 심부전에서 SGLT-2 억제제 관련 연구 결과들을 반영했다.
심박출량 경고감소 심부전에서는 포시가와 자디앙을 체액저류를 해소하기 위한 이뇨제 투약과 함께 Class I으로 권고했으며, ACE 억제제나 ARB, ARNI를 MRA, 베타차단제와 함께 Class IIb로 제시했다.
심박출량 보존 심부전 역시 포시가와 자디앙을 체액저류를 해소하기 위한 이뇨제 투약과 함께 Class 1으로 권고했다.
또한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이나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포시가나 자디앙을 사용하도록 Class 1으로 권고했으며, 케렌디아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에 Class 1으로 권고했다.
이에 따라 포시가와 자디앙은 좌심실 박출량 모든 범위를 포함, 다양한 상태의 심부전 환자에서 모두 Class I으로 권고하는 약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