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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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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03.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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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투쟁, 투쟁의 전환점 될 것

[의약뉴스] ‘단식투쟁’이란 신체의 자유가 부당하게 박탈된 이들이 자신의 인격과 정신력만 가지고 자신의 인권을 부당하게 억압하는 압제자를 상대로 하는 처절하면서도 가장 숭고한 투쟁방식이다.

지난 3일 아직 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국회의사당 앞 천막 안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수장인 박태근 회장이 국회 본회의로 직회부된 간호법, 의료인면허박탈법 저지를 위해 단식투쟁을 선언했다.

무엇이 대한치과의사협회장을 극단적인 투쟁으로 내몰았을까?

단식투쟁을 선언한 다음 날, 박태근 회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협회 최초의 단식 투쟁을 계기로 내부 결속력을 다지고, 더 단합해야 하는 상징성으로 투쟁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단식투쟁을 선언한 다음 날, 박태근 협회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협회 최초의 단식 투쟁을 계기로 내부 결속력을 다지고, 더 단합해야 하는 상징성으로 투쟁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단식투쟁을 선언한 다음 날, 박태근 협회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협회 최초의 단식 투쟁을 계기로 내부 결속력을 다지고, 더 단합해야 하는 상징성으로 투쟁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치협 최초 삭발, 단식 투쟁 진행
박태근 회장은 지난 3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인을 대표해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박 회장은 앞서 간호법, 의료인면허취소법이 국회 본회의로 직회부되자,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국회 앞에서 삭발을 감행한 바 있다.

삭발과 단식 투쟁은 치협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그만큼 치과계가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반증이다.

그는 “지난달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간호법, 의료인면허취소법이 통과됐고,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13일에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삭발을 감행했다”며 “이런 와중에 치협 회장 선거가 진행됨에 따라 전국을 다니면서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됐는데, 내 예상보다 더 많은 회원들이 이 법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통과됐을 때의 우려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협회가 대처를 안하느냐는 질타고 있었는데, 국회에서 이 법들을 기습 상정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뭔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오는 6일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에서 릴레이 단식에 대한 논의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의 강력한 투쟁에 치협이 불쏘시개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옳다는 생각에서 단식투쟁을 감행하게 됐으며, 이를 통해 투쟁 분위기를 환기고, 협회가 내부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의료인면허취소법에 대해 다른 단체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강력범죄에 대해선 의료인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동의한다”며 “하지만 그것과 묶여서 경미한 범죄들, 금고 이상의 형이라는 기준은 집행유예만 받아도 면허가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특히 5년의 자격제한을 할 수 있으니 대단히 큰 악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 등 타 직역과의 형평성을 거론하지만, 직종의 특이성에 있어 다르다는 걸 간과하고 있다. 의료인은 기본적으로 환자와 긴밀히 접촉이 많은 직업인데, 예를 들어 환자가 이 법을 악용해 악의적으로 접근하면 우리로선 어떻게 할 방도가 없다”며 “결과적으로 진료를 위축하게 만들고, 이는 국민 건강을 해치는 길로 이어진다. 의료인의 입지를 좁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변호사들과 다르게 의료인들은 건강보험제도라는 국가와의 계약관계로 묶여져 있다. 그렇기에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 때로는 투쟁을, 파업도 불사해야 한다”며 “우리의 마지막 권한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부분을 이 법은 전부 불법으로 규정해버린다. 의료인들을 컨트롤하기 위한 저의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애초에 변호사들과 형평성을 논하려면 의료인들에게도 자율징계권을 주고 이야기 해야 한다. 줄건 주지도 않으면서 이런 부분만 형평성을 논하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의료인에 대한 관리 감독은 애초에 보건복지부가 해야 하지만, 복지부는 이를 치협 등 의료인단체에게 위탁을 한 상태다.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상황에, 단체엔 권한을 주지 않으니, 단체에 가입하는 회원의 숫자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회장은 이번 단식의 목표가 ‘원점 재논의 등 협상안’이 도출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현재 이 법에 문제가 많다는 걸 민주당에서도 인지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을 조정하고 상정하는 것이 상정인데 간호법과 의료인면허취소법이 불쑥 올라온 형국이라 절차적으로 문제가 많다”며 “단식은 이에 대한 강력한 항의를 의미한다. 민주당과 좋은 합의가 이뤄져 원점 재논의 등 협상안이 나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힘닿는 데까지 단식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선거용 단식? “회원이 판단할 문제”
현재 치협은 제33대 회장단 선거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33대 치협 회장단 선거는 박태근 회장(기호 2번)을 비롯, 기호 1번 최치원 후보, 기호 3번 장재완 후보, 기호 4번 김민겸 후보 등 ‘4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 박태근 회장.
▲ 박태근 회장.

이에 치과계 일각에선 박태근 회장의 단식투쟁을 오는 7일 진행되는 치협 회장단 선거를 앞둔 ‘선거용 단식’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간호법, 의료인면허취소법은 지난달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본회의로 직회부됐는데, 13일에 삭발을, 26일에는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 총궐기대회를 진행했다”며 “이는 협회장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수순을 밟아 투쟁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이러한 행보를 보였다면 명분이 없고, 명분이 없으면 오히려 역풍을 맞는다”며 “선거용이라는 비판이 맞는지, 협회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는 의견이 맞는지는 회원들이 33대 회장단 선거에서 현명하게 판단하리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와의 연대에 대해서는 “내가 단식 투쟁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선 보건복지의료연대와 구체적으로 협의하진 않았다. 다만 내가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이야기는 했다”며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에서 단식 투쟁에 대한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에서 릴레이단식을 하자는 의견이 이미 있었고, 이에 대한 논의를 6일에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보건복지의료연대와 상정 전후, 대통령 거부권까지 연대해서, 함께 릴레이 단식 투쟁을 통해 강력히 어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문제되는 법안은 과거 국회에서 발의됐고, 당시 국회의원들도 문제가 많아서 폐기하는 수순을 밟았다. 그랬던 법안이 이번에 갑자기 상정된 것”이라며 “만약 이 법을 강행한다면 수정보완해야 한다. 강력범죄에 대해선 우리도 반대할 의사가 없기 때문에 원점에서 무리가 없는 수준에서 수정 보완해서 올라가는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치협의 입장에선 협회장의 삭발 뿐만 아니라, 단식 투쟁도 처음이다. 그만큼 의료인 입지가 좁아져 가는 반증”이라며 “협회장은 발로 뛰어야 하는 자리로, 감투만 쓰고 앉아있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점점 사회가 다변화되면서 좋아지는 면도 있지만, 우리의 진료권을 침탈당하는 사례가 빈번하리라 본다”며 “이번 상황은 그런 상황이 다가올 것에 대한 경고를 주는 의미일 수 있다. 그렇기에 더 단합해야 하는 상징성이 되는, 앞으로 전개할 투쟁에 있어서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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