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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허투, 바이스탠더 효과로 위암 이질성 한계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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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허투, 바이스탠더 효과로 위암 이질성 한계 극복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3.02.02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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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2 표적치료제 최초로 HER2 표적치료 실패 환자 생존기간 연장
전이성 위암 3차 치료에서 처음으로 생존기간 1년 넘어서

[의약뉴스]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 Drug Conjugate, ADC)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바이스탠더 효과(Bystander Effect, 인접 종양세포 사멸 효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다이이찌산쿄(대표 김대중)는 2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를 초청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현재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두 가지 적응증(유방암, 위암) 가운데 위암에서의 가치를 조명했다.

▲ 한국다이이찌산쿄는 2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를 초청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현재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두 가지 적응증(유방암, 위암) 가운데 위암에서의 가치를 조명했다.
▲ 한국다이이찌산쿄는 2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를 초청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현재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두 가지 적응증(유방암, 위암) 가운데 위암에서의 가치를 조명했다.

엔허투는 암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트라스투주맙)와 세포사멸 기능을 가진 약물(Payload, 데룩스테칸)을 링커(Linker)로 결합한 항체약물접합체다.

HER2 양성 유방암에서 선발 ADC인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엠탄신, 로슈)와의 직접 비교에서 완승을 거두며 주목을 받았으며, 캐싸일라가 넘어서지 못했던 폐암과 위암, 대장암 등에서도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 HER2 표적 ADC의 지경을 넓혔다.

나아가 지난해에는  HER2 저발현 유방암에서도 항암화학요법 대비 우월성을 입증, 세계 최초의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가 됐다.

위암에서는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진행된 DESTINY-Gastric01 임상 2상을 통해 지난해 9월, 이전에 항 HER2 치료를 포함해 두 개 이상의 요법을 투여 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의 치료에 허가를 받았다.

이 연구는 이전에 트라스트주맙(오리제널 제품명 허셉틴, 로슈)을 포함해 두 차례 이상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위 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엔허투 투약군과 이리노테칸 또는 파클리탁셀 투약군을 비교했다.

연구에 참여한 총 187명의 환자 중 80%는 일본인이었고, 20%는 한국인이었다. 또한 44%의 환자가 이전체 3차례 이상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까다로운 환자들이었다.

187명의 환자들은 2대 1로 나뉘어 실험군에서는 엔허투(125명)를 대조군에서는 의사의 선택에 따라 이리노테칸이나 파클리탁셀(62명)을 투약했다.

2022년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 2022)에서 발표된 최종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에 따르면, 중앙 추적관찰 18.5개월 시점에 엔허투 투약군에서는 8%의 환자가 치료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대조군에서는 치료를 유지하고 있는 환자가 없었다.

엔허투 투약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12.5개월, 대조군은 8.9개월로 집계됐으며, 12개월 시점의 전체생존율은 52.5%와 29.7%로 엔허투 투약군의 사망 위험이 40% 더 낮았다(HR=0.60).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은 51.3%와 14.3%로 엔헌투 투약군에서 반응을 평가한 119명 중 11명에서 완전반응(Complete Response, CR)이 확인됐으며, 대조군에서는 완전반응이 나타난 환자가 없었다.

질병 조절률(Disease Control Rate, DCR)은 85.7%와 62.5%, 반응 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DoR) 중앙값은 12.5개월과 3.9개월로 집계됐다.

또한,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중앙값은 5.6개월과 3.5개월로, 엔허투 투약군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53%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HR=0.47, P=0.0003)

엔허투 투약 환자 중 16명(12.8%)에서 투약 관련 간질성 폐질환이 보고됐으나, 대부분은 1~2등급이었고, 3등급이 2명, 4등급은 1명이었으며, 5등급은 없었다. 다만 엔허투 치료와 관련해 1명이 폐렴으로 사망했다.

이와 관련, 라선영 교수는 전이성 위함 3차 치료에서 전체생존기간이 1년을 넘어선 것은 DESTINY-Gastric 01 임상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위암은 조기에 발견될 경우 내시경을 통한 절제술 등 수술적 치료의 효과가 높아서 생존율이 높지만, 원격 전이 단계에서는 5년 생존율이 약 6%로 폐암보다도 더 낮다.

특히 재발이 반복될수록 생존율은 크게 떨어지는데, DESTINY-Gastric 01 임상 이전에 발표된 임상 연구에서 전체생존기간은 약 5개월여, 무진행생존기간은 2~3개월, 반응률은 10% 내외에 불과하다는 것이 라 교수의 지적이다.

이와는 달리 엔허투는 절반이 넘는 환자에서 반응이 나타났으며, 이들을 포함해 80%의 환자에서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었고, 전이성 위암에서 흔치 않은 완전반응이 나타난 환자도 9%에 달했다.

그동안 HER2를 표적하는 다양한 치료제들이 위암의 여러 단계에서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1차 치료에서 성공한 허셉틴 외에 성공 사례는 없었다.

그나마 2차 치료에서는 파클리탁셀과 라무시루맙, 3차 치료에서는 면역항암제들이 일부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임상적 이득은 크지 않았다는 것이 라 교수의 설명이다.

이 가운데 엔허투가 전이성 위암 3차 치료에서 HER2를 표적하는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생존율을 개선했고, 특히 생존기간을 1년으로 연장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라 교수는 이 같은 차이를 엔허투에 포함된 항암제(이리노테칸)와 바이스탠더 효과에서 찾았다.

선발 ADC인 캐싸일라의 경우 항암제로 탁솔을 포함하고 있는데, 위암에서는 이리노테칸에 비해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한, 엔허투는 종양세포 내에서만 분리되는 링커를 활용, 항체 대비 약물의 비율을 1:8까지 끌어올려 1:3.5로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캐싸일라보다 항암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링커가 종양세포 내에서만 분리되기 때문에 정상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아, 항암제의 농도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종양세포 내에서 사멸을 유도하고 남은 이리노테칸이 주변의 다른 종양세포까지 사멸하는 바이스탠더 효과까지 더해져, HER2 항체에 반응하지 않는 종양세포까지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 교수는 “HER2 양성 종양이라 하더라도 HER2 양성인 종양세포와 그렇지 않은 세포가 섞여 있고, HER2 양성 종양세포 중에서도 HER2 표적치료제 잘 반응하지 않는 세포가 있다”면서 “특히 위암은 이러한 이질성이 다른 암종보다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이질성으로 인해 같은 HER2 양성 종양임에도 위암에서는 HER2 표적치료제들이 좋은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엔허투는 바이스탠더 효과로 HER2 양성 종양세포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 주변에 영향을 준다”며 “뿐만 아니라 항암제(이리노테칸)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HER2 표적치료제 잘 반응하지 않았던 HER2 양성 세포에서도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이질적인 암이라 하더라도 약제의 효과가 좋으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라 교수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라 교수는 “기존에는 위암의 이질적인 특성으로 인해 치료 단계마다 조직검사를 해서 HER2를 검사해야 했지만, 엔허투는 HER2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조직검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다만 라 교수는 기대여명이 짧은 전이성 위암 환자들을 위해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해 주기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라 교수는 “기대여명이 많지 않은 환자들에게 12개월의 시간을 주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한국다이이찌산쿄 김정태 부사장은 “다이이찌산쿄는 혁신적인 의약품을 향한 끊임없는 열정으로 ADC를 비롯해 여러 미충족 의료분야에 대한 연구 개발을 이어가고 있으며, 그 대표적 결과물이 엔허투”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가 위암 정복으로 한 걸음 나아가게 한 치료”라며 “앞으로도 다이이찌산쿄는 고유한 과학기술을 토대로 항암분야의 전문성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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