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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설립, 개원ㆍ중소병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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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설립, 개원ㆍ중소병원 ‘반발’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2.12.1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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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협ㆍ병원장협의회, 소규모 의료기관 몰락...의료전달체계 붕괴 지적
▲ 최근 여러 대학병원들이 잇따라 분원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개원가와 중소병원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 최근 여러 대학병원들이 잇따라 분원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개원가와 중소병원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의약뉴스] 최근 여러 대학병원들이 잇따라 분원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개원가와 중소병원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학병원의 확장 경쟁은 중소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몰락을 의미하고, 결국 의료전달체계의 근간을 흔들어 보건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유명 대학병원들의 분원 설립이 잇따르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나섰다. 대개협에 따르면, 올해 한 곳이 개원했고 향후 수도권에 개원 예정인 대학병원 분원만 10곳, 대략 병상만 6000 병상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대개협은 “분원이 난립하면 지역의 중소병원이나 의원은 환자 쏠림으로 인한 심각한 타격으로 괴멸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지역 의료 생태계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정비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학병원들의 분원 설립은 땅따먹기, 분원 깃발 꽂기 경쟁이라 할 수 있다”며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여러 편의점과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가 경쟁하는 모양새처럼 대학병원이 분원 개설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유명 대학병원의 분원 개설은 지역 의료 생태계를 황폐화시킨다. 시설과 인력, 브랜드와 자본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대학병원 분원과 지역 의료기관은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며 “일차적으로 지역 의료 수요를 깔때기처럼 빨아들여 코로나 이후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의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지역의 의료인력난이 심한 상황에서 의료인력이 분원으로 편중돼 기존의 지역을 담당하는 병의원의 몰락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게 대개협의 설명이다.

대개협은 “중증 환자 진료와 연구 및 의학 교육을 담당해야 하는 대학병원이 지역 의료기관과 경쟁하는 것을 넘어 3차 의료기관으로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되어 의료전달체계는 무력화될 것”이라며 “결국 이는 필연적으로 국민의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당국은 무분별한 대학병원 분원 설치에 대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수도권 병상 종량제를 도입할 것과 대학병원의 분원 설립의 인허가 권한을 지자체장이 아닌 중앙정부로 변경해 국가 균형 발전을 고려한 분원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이미 건강보험제도라는 사회 보장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지역 의료를 말살하고 의료전달체계의 극심한 혼란을 야기할 대학병원의 분원 설치를 그냥 자본 경쟁과 규모의 논리에 맡겨 두어서는 안 된다”며 “한 번 망가진 의료 인프라는 빠른 시간 내에 회복이 어렵다. 지금이 지역 의료를 보존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한병원장협의회도 ‘대형병원의 분원 증설 경쟁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대학병원들의 분원 설립 철회를 촉구했다.

병원장협의회는 “정부와 복지부는 그간 지역간 의료 격차를 개선하겠다고 공언해왔으나 대학병원들의 분원 경쟁은 의료환경이 가장 양호한 수도권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인력 집약적인 의료업의 특성상 수도권 대학병원의 경쟁은 도서지역의 의료 인력을 흡수해 열악한 도서 지역 의료 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플랑크톤과 미생물이 없는 생태계를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이라는 먹이 사슬이 끊어진 대학병원은 존재할 수 없다”며 “규모에 따라 의료기관은 각각 역할이 있는데, 대학병원 증설 경쟁이 중소병원, 의원급 의료기관의 목숨을 끊어 의료라는 생태계를 교란시킬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대한병원장협의회는 지금이라도 대형병원들이 수도권 중심의 분원 설립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병원장협의회는 “대학병원 분원 건립은 많은 선의로 포장돼 있지만, 오히려 의료의 수도권 집중과 지역 불균형을 가속화 시킨다는 불편한 진실이 분원 설립의 정당성을 무색하게 한다”며 “대학병원의 분원 설립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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