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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도 '감정노동ㆍ정서적 소모'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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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도 '감정노동ㆍ정서적 소모' 호소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12.2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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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전국의사조사’ 결과...‘다시 태어나도 의사 하겠다’는 질문에 63%가 ‘YES’

진료나, 진료외 의료업무 등에서 감정노동, 정서적 소모 등을 느끼는 의사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태어나도 의사를 직업으로 선택하겠습니까?” 이 질문에 의사 63%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우봉식)는 최근 ‘2020 전국의사조사(KSP)’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의협 회원 DB를 활용해 이뤄졌으며, 설문지는 컴퓨터를 이용한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이메일과 무선전화 문자를 통해 발송됐으며, 2020년 11월 19일부터 2021년 1월 10일까지 진행됐다.

총 5만 7714명 중 5만 6434명에게 설문 발송, 최종 응답자는 6507명으로 응답률은 11.5%였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띠는 부분은 의사들에 대해 감정노동과 소진에 대한 조사이다.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은 최근 사회적으로 떠오르는 이슈로, 지난 1983년 Hochshild가 처음 제시했고, 육체적ㆍ정신적 노동과 별개로 감정을 관리하는 것을 노동으로 보고 제3의 노동으로서 감정노동을 개념 정리한 것이다.

감정노동 연구 대상은 주로 서비스산업 종사자(항공 승무원, 호텔 근무자 등)를 대상으로 이뤄져왔는데 최근 전 산업 직종으로 확대되고 있고, 보건의료분야 종사자(간호사, 병원 직원 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의사’에 대한 감정노동 연구는 국내에서 거의 이루어진 바가 없다.

의료서비스가 의료인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환자의 질병치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구를 전반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보건의료인도 감정노동을 하게 되고,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게 된 것.

이번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전문직 감정조절 능력이라 할 수 있는 내면행위는 6점 척도 기준 평균 4.51점, 환자중심의 감정억제와 규범에 의한 감정가정인 표면행위는 평균 3.98점이었다.

▲ 감정노동-내면행위(전문직 감정조절 노력).
▲ 감정노동-내면행위(전문직 감정조절 노력).

소진은 평소 업무 중 타인에게 느끼는 감정을 참고해 응답하도록 했다. 크게 정석적 소모, 비인간화(냉소주의), 개인적 성취감 감소로 구분해 조사를 진행했는데, 정서적 소모는 평균 3.00점, 비인간화(냉소주의)는 평균 2.11점, 개인적 성취감 감소는 평균 2.22점으로 나타났다.

감정노동과 소진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라는 직업 및 직무만족도에 대해선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총 6507명 중 다시 태어나도 의사를 직업으로 택하겠다는 응답은 63.1%였다. 다만, 연령별로 다시 태어나도 의사를 직업으로 택하겠다는 비율이 달랐는데, 70세 이상에서 72.6%로 가장 많이 나왔고, 60대 65.5%, 40대 64.4%, 50대 62.6%, 30대 62.3% 순이었다. 반면 20대는 58.0%만 다시 태어나도 의사를 하겠다고 답했다.

▲ 소진-정서적 소모.
▲ 소진-정서적 소모.

직역별로도 차이를 보였는데, 다시 태어나도 의사를 하겠다는 응답은 교수에서 74.3%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어 공중보건의사 68.1%, 군의관 63.9%, 봉직의 63.6%, 전임의 60.2% 순이었고, 개원의(56.9%)와 전공의(56.2%)는 50%대였다.

여기에 자녀에게도 의사를 직업으로 추천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긍정적인 응답이 48.8%에 불과했다. 연령별로 자녀에게 의사 직업을 추천한다는 응답은 70세 이상(57.7%), 40대 이상(52.8%)가 높게 나타났고, 30대(46.1%), 20대(43.4%)는 낮게 나타났다.

직역별로 살펴보면 교수(60.4%)가 자녀에게 직업으로 의사를 추천하겠다고 가장 많이 응답했고, 개원의(57.1%)가 가장 적었다.

전체의 81.3%는 평소 본인이 제공한 의료서비스(진료)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고 있었지만, 전체의 48.3%는 평소 진료나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고, 전체의 70.2%는 현재 본인의 삶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의사라는 직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5.6%가 부정적(매우+다소)으로 전망했다. 긍정적(매우+다소)으로 전망한 응답은 24.4%였다.

직무만족도를 15개 항목(6점 척도)을 통해 조사한 결과(진료의사 대상), ‘함께 근무하는 동료(의사)들과의 관계’ 4.24점. ‘진료 시 환자와의 관계’ 4.08점,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직원 등)과의 관계’ 4.07점, ‘의사로서의 지역사회에 대한 영향이나 공헌’ 3.67점, ‘의학지식과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학습기회 제공’ 3.56점, ‘의학의 전문적 지위(professional stature of medicine)’ 3.55점으로 나타났다.

이어 ‘환자에게 적합한 임상적 결정을 할 수 있는 자율성 보장’ 3.52점, ‘환자 개개인에 투입되는 진료시간’ 3.48점, ‘평소 근무 시간’ 3.34점, ‘평소 업무량’ 3.31점, ‘진료 시 필요한 의료자원(인력, 시설, 장비 등)에 대한 구비’ 3.28점, ‘현재 소득에 대한 만족도’ 3.16점, ‘진료 외 업무(paper work)에 소요되는 시간’ 3.16점, ‘개인 혹은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시간(여가시간)’ 3.06점, ‘정부, 공단, 심평원 등으로부터의 규제(관련법이나 규정 등)’ 2.02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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