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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전담전문의, 지속성 확보 위해 정부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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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전담전문의, 지속성 확보 위해 정부 지원 필요"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10.2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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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형 근무자 감소...김준환 교수, 주야간 근무교대 및 야간전담의 도입 제언

이제 막 본사업에 돌입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에서 여러가지 문제점과 개선점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주간 근무보다 어려운 야간 근무에 대한 지원책 마련 및 야간진료에만 전담하는 야간전담의 제도 도입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정영호)는 27일 ‘코로나 이후 Next Normal과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주제로 ‘The 12th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1’를 개최했다.

이날 KHC2021에선 서울아산병원 통합내과 김준환 교수(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 홍보위원장)은 ‘입원전담전문의와 야간전담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 김준환 교수.
▲ 김준환 교수.

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입원부터 퇴원까지 환자진료를 직접 책임지고 시행하는 전문의를 말하며, 올해 6월 기준으로 53개 병원, 276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근무하고 있다. 

현재 입원환자 전담전문의는 ▲1형(주 5일형-주간, 7~19시, 8시간 이상) ▲2형(주 7일형-주간, 7~19, 8시간 이상) ▲3형(주 7일형-24시간)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문제는 3형에 근무하는 입원전담전문의의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

진료유형별 병동수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3월 조사한 수치에 비해 올 6월 조사한 수치를 보면 1형은 81%에서 85%로 증가, 2형은 14%에서 12%로, 3형은 5%에서 3%로 모두 감소했다.

김준환 교수는 “병원과 입원전담전문의 모두 환자 안전을 위해 주말 및 야간에 입원전담전문의 배치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다”며 “하지만 입원전담전문의는 지속가능한 3형 근무 유지를 위해 교대근무를 위한 인력 확보 및 추가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병원은 3형이 필요하지만 인력 채용이 어렵고, 3형 유지를 위해 수가 외 병원 자체적으로 야간 수당 등을 지급하고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시행한 미국 역시 교대 근무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어떻게 하면 번 아웃 없이 야간 근무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다. 주간, 야간이 교대 근무한다고 하더라도, 쉽게 번 아웃에 빠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 교대 근무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는 3형(주 7일 24시간) 입원전담전문의 팀에서 주야간 교대 근무가 발생하고 있지만, 미국처럼 야간전담의 수가는 없는 상태”라며 “따라서 기존 인력만 가지고 교대를 하다 보니 주야간 전환이 미국보다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3형 입원전담전문의 팀의 교대 근무 현황을 살펴보면, ▲주간 2주-야간 1주-오프 2주
▲주간 2주-오프-야간 1주- 오프 ▲주간 2주-3일 오프-4일 야간-오프 1주-3일 야간-4일 등이 있지만, 야간 근무를 1주일동안 진행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연속 야간근무를 줄여야 번아웃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입원전담전문의의 교대 근무 문제점으로 “입원전담전문의 교대 근무시 대처 방안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다”며 “주야간 교대 근무를 위한 최소한의 입원전담전문의 인원에 대한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5명 보다는 6명으로 하는 걸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대 근무시 번아웃 증가로 중도 퇴사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 김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 교대 근무 전략으로 “연속 야간 근무 일수를 최소화하는 게 오래할 수 있다. 연속 7일보다는 3, 4일로 줄이거나, 가능하다면 3일 이내로 줄이는 게 좋다”며 “주간-야간 교대 근무 전환을 가능한 최소화하고, 1년 스케줄을 미리 작성해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으로 야간 근무는 신체적, 정신적 데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하고, 야간 근무로 인한 번아웃 시 대체할 백업 인력을 준비해야 한다”며 “개인측면에서는 본인만의 교대 근무 루킨을 만들거나, 각 상황별 적절한 대응 전략을 만들어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교대 근무 유지를 위해서는 야간전담의에 대한 고려 및 수가가 필요하다”며 “시스템적으로 교대 근무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는 스케줄을 준비해야 하고, 주야간 교대근무로 인한 번아웃에 대한 대처방안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패널 토의에서도 입원전담전문의, 야간전담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기됐다.
▲ 패널 토의에서도 입원전담전문의, 야간전담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기됐다.

이어진 패널 토의에서도 입원전담전문의, 야간전담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기됐다. 특히 본 사업으로 진행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지속성을 위해선 근무형태, 수가 등의 개선점을 지적했다.

연세의대 외과학교실 정은주 교수는 “의료현장에서 유연하게 제도를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규모나 환자 중증도, 인적자원, 보조인력의 수 등 다양한 특성이 있는데, 이를 하나의 제도로 일괄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며 “의료관련 체계에서는 우리나라는 환자를 많이 볼수록 수익이 보는 구조지만, 이 제도에서는  양질의 진료를 담보할 수 있는 수가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본 사업 전에 논의됐던 예비안을 생각해보면 중증환자는 환자를 적게 보되 수가가 보장됐었고, 경증환자는 반대였다”며 “기관의 상황에 따라서 수가를 다르게 적용할 수 있었지만, 행정적 불편 때문에 반영되지 못했다. 그렇기에 지금과 같은 수가안이 나왔는데, 이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출발점은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전문의에게 양질의 진료를 받고 싶다는 환자의 요구에서 시작됐다”며 “1, 2, 3형 중 3형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지만 1형보다 2형을, 2형보다 3형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 지원체계를 만들었으면 했다. 데이터를 보면 거꾸로 3형에서 2형, 2형에서 1형으로 유도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야간진료는 업무 강도나 특성 측면에서 주간진료와 큰 차이가 있다. 야간에는 낮에 하던 치료가 유지돼야 하고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기에 이런 부분을 고려하고 대처해야 한다”며 “전문성에 대한 인센티브도 생각해봐야 한다. 전문의라고 모든 환자를 잘 진료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 신동호 회장은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이 본 사업으로 전환되서 나아진 것은 시범이라는 글자가 빠지면서 생기는 심리적 안정감, 1인만 근무해도 수가를 받을 수 있다는 확장성 정도고, 오히려 더 힘들어진 측면이 있다”며 “본사업 준비하는 측면에서 각 학회가 특위를 만들어서 복지부, 심평원 등에 전달했지만 많은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다. 복지부 안 중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한 부분은 본 사업 시행 후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전문의의 자율성, 전문성을 무시하는 규정들 때문에 현장 어려움이 많다. 근무 시간 같은 경우도 1형은 주 5일, 2형은 주7일 근무하도록 되어있지만, 주 5일 단어를 평일로 바꾸길 바랐다”며 “병원은 주말, 야간에 검사, 시술이 멈추는데, 전문의 인력만 8시간 동안 일하도록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서 입원전담전문의들이 1형으로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주말과 휴일 근무시간에 대한 고려를, 근무시간을 완화해야 1형 쏠림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는 게 신 회장의 설명이다.

신 회장은 “병동 제한도 마찬가지다. 한 병동에 묶여서 그 병동 환자만 보도록 되어 있는데, 이 규정은 입원전담전문의 1명이 진료하는 환자 수를 제한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며 “환자 수를 제한하는 건 퀄리티 보장을 위해 있을 수밖에 없지만 병동 제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병동 옆에 입원전담전문의가 항상 상주할 수 없다. 콜을 받고 바로 대응할 수 있는 범위가 인정된다면 병동 제한을 푸는 것도 크게 도움이 된다”며 “수가 상황도 여유롭지 않아서 각 병원에선 병동 진료에 최대치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적은 인력을 뽑아서 근무하고 있다. 여유인력이 없어서 휴가를 못가는 병원이 생각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프 시간을 휴가처럼 활용하고 있지만, 개인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내가 이 커리어를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되고, 커리어를 이어나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용인세브란스병원 입원의학과 최영환 교수는 3형 입원전담전문의로서 근무했던 경험으로 3형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밝혔다.

최 교수에 따르면 3형의 장점은 응급상황 대처, 진료 연속성 담보, 빠른 의사결정에 있지만, 야간 근무의 어려운 점에 있고, 3일에 한 번 근무, 최소 6명 이상 근무를 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입원전담의의 성향을 조사해 보면 한편으로 규칙적인 시간에 근무를 하는 걸 원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들은 1형이나 2형에 적합한 사람들”이라며 “다른 한편으로는 육아나 의료외의 다른 일에 관심을 가지고 주간 오프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3형에 적합한데, 여러 이유로 3형 모델 도입이 어려운 병원은 차선책으로 야간전담의 채용을 고려할만 하다”고 전했다.

그는 “3, 4일 근무하는 조건에, 급여를 1.5배 정도 책정한다면 희망자가 있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다면 야간전담의에 한해 한시적으로 병동 제한을 푸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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