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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1-04-23 16:32 (금)
애초 공중지원은 없다는 사단의 명령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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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공중지원은 없다는 사단의 명령은 바뀌었다
  • 의약뉴스 이순 기자
  • 승인 2020.12.23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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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이 밟고 지나간 도로에 떨어진 껌딱지였어도 좋았다. 그는 그 상태를 비관하지 않았다. 그래서 흙과 노닐다가 일어 섯, 명령도 듣지 못했다. 장교 단기 과정이었다.

다들 명령에 조건반사적으로 따랐는데 혼자 그렇게 있었던 경험을 그는 지금 되풀이하고 있다. 이제는 누구도 그런 명령을 내릴 사람이 없다. 그 아니면 그 누구도 흙에 코를 박고 있는 그를 세울 수 없었다.

소대장은 그렇게 종일 엎어져 있어도 좋았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중대를 위해 몸을 놀려야 했다. 낮은 포복으로 뒷걸음질을 다시 시작했다. 뒷다리를 쭉 뻗기 전에 재빨리 오므리면서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철모가 땅에 닿아 경사면을 긁었다. 작은 먼지가 일었다. 소대장은 먼지가 머리 위로 날아가기 전에 다 마셔버리고 싶었다. 코로 들이켰을 때 더는 흙냄새는 나지 않았다.

아무 냄새도 맡을 수 없었다. 냄새를 못 맡는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 같았다. 사람들은 냄새를 맡지못하면 바이러스에 걸렸다고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멀리서 총소리가 들렸다. 산발적인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있는 고지 근처는 아니었다. 아직 본격적인 싸움이 벌어진 것은 아니다. 우리나 적이나 서로 결정적인 한 방을 노리고 있다.

음속을 돌파할 때 나는 비행기의 굉음이 다가왔다. 이것은 아군기다. 정확히는 미군이 띄운 것으로 오늘 중으로 이 고지를 다시 찾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소대장은 머뭇거릴 수 없다.

애초 공중 지원은 없다는 사단의 명령은 뒤바뀌었다. 그는 서둘렀다. 심장이 솟구쳤다. 피가 쏟아지는 것처럼 얼굴로 마구 몰려들었다. 갑자기 숨이 턱 막혔다. 전투기의 기총 소사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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