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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파자, 한국인에서도 장기 생존 혜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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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파자, 한국인에서도 장기 생존 혜택 제공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0.12.14 07: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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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의대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
▲ 린파자 1차 유지치료를 받은 BRCA변이 난소암 환자의 절반 정도가 5년간 질병 진행없이 생존했다는 SOLO-1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이에 의약뉴스는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를 만나 SOLO-1 데이터를 중심으로 난소암 치료환경의 변화를 조명했다. 불과 5년 전, 의약뉴스가 만났던 김 교수는 난소암을 두고 환자수가 적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이 외면하는 ‘소외된 암’이라며, 린파자 등장 전 마땅한 표적치료제 하나 없던 현실을 꼬집은 바 있다. 5년 만에 다시 만난 김 교수는 SOLO-1 연구의 긍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쓸만한 표적치료제가 하나 등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희망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1차 치료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 린파자 1차 유지치료를 받은 BRCA변이 난소암 환자의 절반 정도가 5년간 질병 진행없이 생존했다는 SOLO-1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이에 의약뉴스는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를 만나 SOLO-1 데이터를 중심으로 난소암 치료환경의 변화를 조명했다. 불과 5년 전, 의약뉴스가 만났던 김 교수는 난소암을 두고 환자수가 적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이 외면하는 ‘소외된 암’이라며, 린파자 등장 전 마땅한 표적치료제 하나 없던 현실을 꼬집은 바 있다. 5년 만에 다시 만난 김 교수는 SOLO-1 연구의 긍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쓸만한 표적치료제가 하나 등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희망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1차 치료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 2013년, 한 헐리우드 스타의 선뜻 이해하기 힘든 선택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영화 속에서 늘 강인한 모습을 보여온 안젤리나 졸리가 BRCA 변이(BRest CAncea susceptility)를 확인했다는 이유로 양쪽 유방절제술을 받기로 했다고 밝힌 것.

여기에 더해 안젤리나 졸리가 난관절제술까지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BRCA 변이는 공포의 대상이 됐다.

실제로 당시 한국유방암학회는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여성의 70세까지의 유방암 누적발생률이 BRCA1는 72.1%, BRCA2는 66.3%로 조사됐고, 70세까지 난소암의 누적발생률은 BRCA1과 BRCA2에서 각각 24.6%와 11.1%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대안은 없었다. BRCA 변이 자체에 대항할 치료법이 마땅치 않았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는 관련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도 흔치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과도한 검사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고, BRCA 변이 자체에 대한 걱정보다 이로 인한 사회적 낙인 효과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렇게 안젤리나 졸리 이슈로 떠들썩했던 2013년이 지나 이듬해인 2014년,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BRCA 변이 양성 난소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만한 소식이 들려왔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세계 최초로 BRCA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경구형 ADP 리보스 폴리머레이스(poly ADP-ribose polymarase, PARP) 저해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의 허가를 획득한 것.

이후 2016년 초 2차 이상의 백금민감성 재발성 BRCA 변이 고도 장액성 난소암을 적응증으로 국내에 출시된 린파자는 지난해 1차 유지요법으로 적응증을 더욱 확대하며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던 난소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됐다.

나아가 지난 9월, 린파자가 가져온 희망은 현실이 됐다. 1차 유지요법을 받은 환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5년간 질병 진행 없이 생존했다는 SOLO-1 연구 5년 추적 관찰 결과를 공개, 난소암 완치 시대를 연 것.

그간의 데이터들이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면, 이제는 실증을 통해 ‘장기 생존’의 시대를 현실로 만들었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린파자의 성공 이후, 같은 계열의 후발 주자들이 등장하고 혈관내피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 억제제나 면역억제제와의 조합 등 다양한 옵션이 등장, 난소암 치료환경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를 만나 SOLO-1 데이터를 중심으로 난소암 치료환경의 변화를 조명했다.

불과 5년 전, 의약뉴스가 만났던 김 교수는 난소암을 두고 환자수가 적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이 외면하는 ‘소외된 암’이라며, 린파자 등장 전 마땅한 표적치료제 하나 없던 현실을 꼬집은 바 있다.

5년 만에 다시 만난 김 교수는 SOLO-1 연구의 긍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쓸만한 표적치료제가 하나 등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희망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1차 치료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BRCA에 대한 폭발적 관심에도 희귀암으로 인한 불이익 여전
5년 전, 의약뉴스가 BRCA를 이슈로 김 교수를 만났을 당시는 안젤리나 졸리로 인해 한참 관련 유전자 변이에 관심이 집중되던 시기이자, 해외에서 린파자의 초기 임상 데이터가 조금씩 공개되던 시점이었다.

이에 따라 국내 의료기관에서도 경쟁적으로 BRCA 검사를 도입하던 시기였지만, 실제 치료의 목적보다는 발견된 암의 예후를 파악하고, 그 외 연관된 다른 암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목적이 더 컸다.

이 가운데, 난소암은 희귀암이라는 이유로 제약사들은 물론 우리나라의 의료 정책에서도 관심 밖에 있었고, 특히 BRCA 변이가 있는 난소암 환자들은 그중에서도 4분의 1 정도에 불과해 해외에서 전해진 긍정적인 임상 데이터들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김 교수는 5년이 흐른 지금도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BRCA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난소암에 대한 불이익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Q. 5년 전 교수님과 만났을 때에는 난소암에 있어 BRCA에 대한 인식이 저조하고, 또 BRCA 변이 환자들에 대한 차별이 있다고 말씀을 주셨었는데. 5년이 지난 지금 상황이 많이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A. 현재도 거의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다만 이전에는 난소암 분야에서 BRCA 유전자 검사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인식이 높아져 전국 대부분의 병원에서 검사를 하고 있다. BRCA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졌고, 검사도 많이 하게 됐다.

 

이렇게 검사를 많이 하다 보니 BRCA 변이를 발견하는 경우도 늘어나서, 예전에는 BRCA 변이 환자가 적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우리나라도 gBRCA에 해당하는 환자가 25%까지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소암은 아직 희귀암이고, 그 중에서도 BRCA 변이 환자들은 일부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직은 좀 더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잘 아시겠지만 의료 정책이라는 것이 다빈도 암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아직 불이익이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BRCA 변이 난소암, 예후 좋다고 장담할 수 없어
난소암은 여전히 희귀암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서구질환이다.

5년 생존율이 60%정도로 희귀암임에도 비교적 나쁘지 않은 치료 성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난소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피성 종양은 거의 대부분 3기 이후에 발견되며, 이 경우 5년 생존율은 20~25%정도로 크게 떨어진다.

그나마 과거에는 BRCA 변이가 있는 경우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김 교수 역시 5년 전에는 BRCA가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은 암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BRCA 변이 환자 역시 기존의 항암치료에서는 치료성적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장담할 수는 없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Q. 5년 전 인터뷰 당시에는 BRCA 변이 환자들의 생존율 예후가 좀 더 좋다고 말씀을 주셨었는데, 최근 ESMO ASIA에서 발표된 국내 데이터에서는 BRCA 변이가 있는 경우 무침습질병 생존율이 짧다는 내용도 있었다.

A. 이야기할 부분이 많다. 우선 무진행생존율(Progression Free Survival, PFS) 자체는 gBRCA(생식세포 BRCA) 변이, sBRCA(체세포 BRCA) 변이, wild-type 환자 세 그룹으로 나누었을 때 sBRCA가 제일 좋지 않고 gBRCA와 wild-type은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이건 올라파립이 없을 때의 이야기다.

 

PFS라는게 처음 항암치료를 받고 그 이후 최초로 재발될 때까지의 시간으로, BRCA 변이군이나 실제 wild-type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지는 않았는데, 재미있는 게 데이터를 확인해 보니 생존율(survival)이 달랐다. 생존율은 BRCA 변이가 있는 사람이 확실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많지는 않지만 외국에서 발표된 자료들을 보면 PFS 데이터는 드물고, 주로 생존율 데이터들이 나와 있는데, 과거에는 5년 생존율을 따져 보면 BRCA2, BRCA1, wild-type 순으로 그래프가 만들어진다. 즉 BRCA2가 (생존율이) 제일 좋고 그다음 BRCA1은 10%정도 (생존율이) 떨어지고, wild-type은 20%까지 차이가 나는 식이다.

 

그런데 BRCA1, 2 변이와 생존율, PFS, 항암반응의 연관성을 분석한 논문이 JAMA에 나오고 난 뒤에 10년이 넘게 더 장기간 추적(long-term follow-up)을 해 보니 BRCA2만 생존율이 좋고, BRCA1은 중간에 다시 크로스오버가 되면서 wild-type과 비슷해졌다. 즉 현재의 증거(evidence) 상으로는 BRCA1은 5년 생존율은 좋지만 10년 생존율은 wild-type과 똑같아 질 수 있기 때문에 BRCA변이 환자가 예후가 좋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난소암에서 항암치료 후 PFS를 봤을 때는 첫 번째 항암치료의 반응률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BRCA 변이 환자의 반응률이 80%라고 하면 wild-type 환자는 75% 비슷하게 나온 정도다.

 

여기서 한 번 재발이 되어 두 번째 항암치료를 하면 BRCA 변이 환자는 한 60~65%, wild-type은 갑자기 30%까지 반응률이 떨어진다. 세 번째 항암치료 후에는 BRCA 변이 환자가 40-50%, wild-type이 15% 정도의 반응률을 보인다.

 

즉 전체생존율이 늘어나는 이유는 두 번째, 세 번째 항암치료가 계속될수록 항암제 효과에 대한 BRCA 변이 환자들의 반응률이 더 좋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생존율이 늘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첫 항암치료 때에는 wild-type도 워낙 약이 잘 듣는다.

 

◇SOLO-1, 린파자 1차 유지요법 장기생존 실증...BRCA 변이 환자, PARP 저해제가 최대 이점
이 가운데 최근 발표된 SOLO-1 5년 장기 추적 결과는 평균적으로 치료 시작 후 대략 1년이면 재발하던 3~4기 난소암 환자들이 5년까지 질병 진행 없이 생존한 것으로 확인돼 주목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항암치료에서 5년 생존율이 곧 완치율과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결과다.

이 연구는 BRCA 변이 양성 백금 민감성 진행성 난소암 환자 총 391명을 대상으로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시행 후 린파자 유지요법군과 위약군을 2:1로 배정해 1차 평가변수로 무진행생존율, 2차 평가변수로 2차 무진행생존율(PFS2), 2차 후속치료가지의 기간, 안전성 등을 비교한 3상 임상이다.

이 가운데 최근 발표된 5년 추적관찰 데이터는 린파자 투약군의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이 4.8년, 위약군은 5.0년으로, 린파자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이 56.0개월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위약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1년을 갓 넘어선 반면, 린파자군은 3배 이상 늘어 5년에 가까웠던 것으로, 개월수로는 42.2개월이 연장됐고, 질병의 진행 및 사망의 위험은 67%가 줄어들었다.(HR=0.33)

뿐만 아니라,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서 완전반응을 보인 환자에서의 무재발 생존기간 중앙값(Recurrence Free Survival, RFS)은 린파자군이 평균 4.8년 시점까지 도달하지 않은 반면, 위약군은 15.3개월에 그쳐 린파자군의 재발 또는 사망의 위험이 63% 낮았다.(HR=0.37)

1차 치료 후 재발해 시작한 2차 치료에서 질병 진행 없이 생존하는 기간을 뜻하는 2차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PFS2) 역시 린파자군은 도달하지 않았으나, 위약군은 42.1개월로 린파자군의 위험이 54% 감소했는데(HR=0.46), 5년 시점에서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은 린파자군이 64%, 위약군은 41%로 집계됐다.

1차 치료에서 린파자 유지요법을 받은 환자들은 질병이 진행하더라도 2차 치료의 효과까지 더 좋았다는 의미다.

특히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서 완전반응을 보인 환자들에서는 5년까지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은 환자의비율이 린파자가 68%, 위약군은 44%였고, 이들의 2차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린파자군은 아직 도달하지 않은 반면, 위약군은 52.9개월로 린파자군이 52% 더 낮았다.(HR=0.48)

2차 후속 치료까지의 기간 중앙값 또한 린파자군은 도달하지 않았으나 위약군은 전체 환자군에서 40.7개월,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서 완전반응을 보인 환자에서는 47.7개월로 린파군이 각각 54%(HR=0.46), 50%(HR=0.50) 감소했다.

5년까지 2차 후속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의 비율은 전체 환자군에서 린파자군이 62%, 위약군은 36%였고,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서 완전반응을 보인 환자에서는 린파자군이 65%, 위약군은 39%로 집계됐다.

요약하자면,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이후 린파자로 유지요법을 시행하면 BRCA 변이 난소암 환자의 절반 정도는 5년 이상 재발 없이 생존하며, 특히 1차 치료에서 반응이 좋았던 환자는 70% 가까이가 5년간 재발 없이 생존하고, 재발한 경우에도 2차 치료의 효과까지 더 오래 유지된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최고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PARP 저해제를 2차 이후에 사용하는 것보다 1차 유지요법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Q. 최근 발표된 SOLO-1 5년 팔로우업 데이터에 대해 일부에서는 난소암에서 완치의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 평가하던데, 다른 한 편으로는 약물치료에서의 5년 생존율과 일반적인 수술의 5년 생존율 평가는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A. 항암치료에서의 약물치료란 1차 치료를 제외한 2차부터는 대부분 고식적 치료(palliative)라고 생각한다. 생존기간을 늘릴 뿐이지 완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난소암 1차 치료를 받은 환자 중 10-15%는 완치를 경험한다.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까지 두 개를 병합했을 때 말이다. 대장암이나 위암은 이러한 비율이 5% 미만인 데에 비해, 이렇게 난소암은 항암치료만으로 완치되는 분들이 있긴 하지만 너무 작다. 10명의 환자에서 출발해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지내시는 분들이 한 두 명인 것이고, 생존해 있다고 해도 치료를 계속 받고 계시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재발된 암의 경우에는 완치를 시키는 게 정말 어렵다. SOLO-2에서 획기적인 완치 결과가 나오기는 했지만 완치율이 20%라고 치면 아무리 노력해도 그 정도만의 환자밖에 살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1차 치료에서 완치가 되면 다음 차수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환자 뿐 아니라 국가재정적으로도 이득이 있고, 가장 효과적으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1차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의견이다.

 

2차 이상의 재발 환자군에서도 20%의 환자가 완치(5년 생존)를 경험하지만, 질병 진행시까지 계속 약물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1차 치료에서의 완치(5년 생존)와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1차 치료는 2년간 투약하고 딱 끊었는데도 그래프가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는 것이다. 

또 수술이 잘 되어 병이 하나도 남지 않거나 완전반응(Complete Response, CR) 같은 환자들은 완치율이 70~80% 정도 된다. 10명 중 7명을 완치시킨다고 하면 획기적이지 않겠나. 30%정도였던 완치율을 70%까지 올린다고 하면 굉장히 드라마틱한 결과다.

Q. PARP 저해제들이 난소암 차수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연구 결과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결국 최적의 난소암 치료 시점은 1차 치료라는 의미인가?

A. 그렇다. 우선 SOLO-1 5년 데이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PARP 저해제의 PFS는 이전에 나왔던 항암화학요법이나 베바시주맙의 PFS와는 다른데, 왜냐하면 수술 후 항암치료를 시작하고, 싸이클을 돌리고, 그 다음 PARP 저해제를 쓰기 때문이다. 그러면 PARP 저해제에서 PFS가 56개월이라는 것은 그때(수술 및 항암치료 이후)부터 56개월을 뜻한다. SOLO-1의 경우 무작위 배정 후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기간이 7개월로 되어 있는데, 결국 이 7개월을 더하면 수술 이후 PFS가 5년이 넘는다는 소리다.

 

백금민감성에 대해 살펴보면, 이를 규정하는 기간이 6개월이다. 항암화학요법 6개월 이후 재발이 되면 백금민감성이라고 해서 이 환자는 한 번 더 항암화학요법을 할 수 있는데, 6개월 안에 재발이 되면 백금저항성이라 유지요법은 불가능하다. 현재의 표준치료는 백금기반요법+베바시주맙으로 가기 때문에 PARP 저해제 치료의 기회가 없어지는 것이다.

 

예후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BRCA 변이 환자들인데도 6개월 내 재발하는 경우가 20%다. 항암화학요법 끝나고 플라시보는 10명 중 2명이 6개월 안에 재발했다는 소리다. 이 환자는 일평생 유지요법을 해볼 수 없게 된다. 나머지 재발된 80% 환자들 중 20%는 완치에 가까운 상태까지 가기도 한다.

 

그럼 그 20%를 제하고 60% 환자들은 6개월 이후로 언젠가는 재발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런 환자들은 재발되면 치료를 해야 하는데, 첫 번째를 안 받아도 두 번째를 받을 순 있지만, 그 환자들이 모두 유지요법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완전반응(CR)이나 부분반응(Parital Response, PR)이 와야지만 유지요법이 가능하다. 첫 번째도 CR, PR이 80%가 안 되는데 재발이 됐을 때는 60% 정도가 된다. 이것도 예후가 좋은 BRCA 변이 기준이고 wild-type은 60%가 안 될 것으로 본다.

 

그럼 60% 정도만 혜택을 볼 수 있고 나머지 CR, PR이 안된 사람들은 또 탈락이 된다. 즉 2차까지 기다리게 되면 절반 가까운 40%는 또 치료 기회가 없어진다. 올라파립을 백본으로 쓸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는 그 근거가 되는 자료나 가이드라인이 없다. 1차, 2차 두 번 밖에 기회가 없으니 환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1차 치료가 좋다.

 

PFS의 정도도 다르다. SOLO-1는 3년 반 정도인 것에 비해 SOLO-2는 1년 정도밖에 안 된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보면 1차에서 PARP 저해제의 치료 효과가 극대화 되고, 특히 BRCA 변이 환자에게 가장 효과가 좋다고 볼 수 있다.

Q. PARP 저해제들이 공통적으로 BRCA 변이 환자에서 극적인 효과를 보여주지만, 일부에서는 BRCA 이외의 환자에서도 효과를 입증했다. 그렇다면 BRCA 무관하게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A. 올해 나온 SOLO-1 5년 데이터가 왜 중요한가 하면, 5년 데이터를 통해 장기적인 효과를 입증했으며, 예측값이 아닌 실제값(actual)으로 이를 증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전체 환자군(All-Comer)을 대상으로 효과를 입증한 다른 PARP 저해제(니라파립, 제품명 제줄라, 다케다ㆍGSK) 연구는(PRIMA) 팔로업 기간이 1.5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 또한 물론 좋은 옵션이지만 그 약제가 5년까지 효과가 있나 확인하려면 더 기다려봐야 한다는 것이다. SOLO-1 연구는 5년 간의 팔로업 기간이 지난 반면, 다른 치료옵션은 데이터(관찰기간)가 짧아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것이다.

 

또 전체 환자군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면, 우리가 환자를 보고 예측할 때 이 환자는 그 정도의 기대를 할 수 있다는 정도일 뿐, 실제 non-HRD의 경우 약의 효과가 불과 3-4개월에 불과하지만, 약을 먹어도 금방 재발되는 환자들이라 통계적으로는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아바스틴도 10년 생존율 데이터가 있기는 하다. PRIMA 연구의 경우 실제 임상 현장을 고려했을 때 일부 대조군의 경우 아바스틴이 되어야 하는 설계가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존재한다. 아바스틴이 가장 표준치료이기 때문에, 이 약제와의 비교가 빠졌다는 것은 (PRIMA 연구의) 핸디캡이 될 수 있다. 어쨌든 BRCA 변이 환자에서 PARP 저해제가 가장 최대의 치료이점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합의가 된 사항이고, 변이 환자들은 실제로 드라마틱한 치료 효과를 보고 있다.

 

BRCA로 특정해 허가받은 약(린파자)보다 전체 환자군에서 쓸 수 있는 약(제줄라) 중 어느 것이 유리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진실보다는 각자 개인적인 의견에 가깝다. 시간이 지나 진실이 가려지겠지만, 결국은 장기(long-term)데이터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직접 비교 연구(Head-to-head)가 가장 좋겠지만 실행할 가능성이 적고, 리얼월드 데이터끼리 비교해 볼 수는 있겠다. 아주 과학적으로 레퍼런스를 찾는 것은 현재는 어렵고, 정황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제가 생각하기에 첫 번째로 all-comer 약제는 long-term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가 있느냐도 중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이 드는데, 이를 고려했을 때 같은 적응증이라고 하면 아직은 개인적으로 올라파립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리가 생존률 분석에 활용하는 카플란마이어 곡선은 가상 곡선이다. 5년 생존율을 구하면 들어간 사람이 5년을 살고 난 뒤에 맨 마지막 환자가 들어가고 나서 5년 뒤에 보면 정확할 것이라는 뜻이다. 통계적 근거에 의해서 구하는 예상 커브인 것이다. 이러한 예상과 실제 데이터가 일치되면 좋은데, 반드시 그러란 법이 없다.

 

현재 한 쪽(제줄라)은 초기 데이터(early data)이고, 한 쪽(린파자)은 5년 데이터가 나온 상황이다. 그리고 이 5년 데이터에 우리나라 환자도 들어가 있다. 모든 것은 의견일 뿐이나 과학적으로 보자면 이러한 것들이 같은 조건 안에서 의사 결정의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All-comer 약제를 두고 굳이 BRCA 검사를 해가며 BRCA에 특정된 약제를 써야 하는지 반문하는 의견도 있다. 물론 약효 이외에도 BRCA 검사를 해야 하는 이유가 있겠지만, 약제를 선택하는 데 있어 BRCA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도 있다는 지적인데

A. 우선 BRCA 검사를 통해서는 다른 정보들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가족력 등이다. 다만 올라파립은 BRCA 변이 환자에게 효과가 검증됐고 long-term 데이터뿐 아니라 국내 데이터도 있는 약이다. 이렇게 실제 데이터가 있는 상황이라면, 제가 생각하기에 All-comer 약제는 최소한 BRCA 변이가 있는 군에서는 아직 데이터를 더 보충해야 한다고 본다.

 

안토니오라고 최근 비용효과성에 대한 논문을 쓴 교수는 PARP 저해제를 다 비교해 봤는데 All-comer 베이스는 아니라고 결론을 냈다. 예전에 베바시주맙(제품명 아바스틴, 로슈)이 처음 유방암에서 PFS에 이득이 있다고 해서 신속허가를 받았는데, 그 후로 쭉 쓰다가 생존율(Overall Survival, OS) 데이터를 보니까 ‘어? 아닌데?’ 해서 허가가 취소된 적이 있다. 같은 예로 올라파립은 OS 데이터가 있지만, All-Comer 약제는 PFS에 차이가 있다 해도 이는 아주 1차적인 평가변수(endpoint)이고 OS와는 다르다. 그러니까 데이터가 논문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는 것과 임상적으로 충족되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는 의미다.

 

All-comer는 허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오히려 All-comer를 너무 강조하면 약제의 신뢰를 떨어트릴 수 있다. 왜냐하면 All-comer지만 세 군(BRCA 양성, HRD 양성, BRCA-/HRD-) 모두 같은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차 치료는 조금 다르다. 2차에서 All-comer가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선택된 환자들, 즉 이전에 항암화학요법에 반응했던 환자들이기 때문이다. 지금 PARP 저해제의 가장 적절한 효과가 나타나는 환자가 누구냐고 하면 당연히 BRCA, 그다음이 HRD으로,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매커니즘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데, 원인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면 항암화학요법에 반응한 환자다.

 

2차 이상 치료에서 PARP 저해제 연구는 처음에 CR이나 PR 환자만 골라내서 한다. 안정병변(Stable Disease, SD)나 질병 진행(Progressive Disease, PD)는 안된다는 건 항암화학요법이 효과 없는 환자라면 약이 잘 안 듣는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재발 세팅은 이미 환자들이 완치를 다 했고, 몇 년을 지내다가 재발해 다시 2차 항암제를 또 했다가 민감성이 나온 것이기 때문에 HRD나 BRCA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현재 PARP 저해제의 가장 정확한 임상적 예측 인자를 찾으라고 하면 항암화학요법 반응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결국 재발 세팅은 두 번 세 번 재발이 되다 보니 All-comer 베이스 세팅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1차 치료에서는 바이오마커(BRCA, HRD)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난소암 가이드라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오고 있다 보니 임상의들이 도대체 어떻게 약을 써야 하는지 문의가 많았다. 관련해서 가장 최근에 미르자 교수(니라파립 관련 NOVA 연구의 임상책임자)가 제1저자로 논문을 썼는데, SOLO-1, PRIMA, VELIA, PAOLA-1 임상을 진행한 네 명의 저자 등 6명이 3개의 생물학적 하위그룹을 나누어(BRCAm, non BRCAm HRD+, non BRCAm HRD-) 수술 시점 및 결과에 대한 치료 전략 매트릭스를 만들었다 .

 

 매트릭스에서 가장 먼저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BRCA 변이, HRD 등 바이오마커 테스트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BRCA 변이가 있는 환자, BRCA 변이가 아닌 HRD 양성 환자, BRCA 변이가 아닌 HRD 음성 환자 세 군을 쪼개고 그다음 수술을 어떻게 했는지 살핀다. PDS(수술 후 항암치료를 한 경우), IDS(항암치료 후 수술을 한 경우) 두 군의 치료 전략을 또 다르게 가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수술을 하지 않고 3기로 R0(Residual zero, 수술 중 눈으로 보이는 잔류 종양이 없는 상태)가 됐다고 하면 SOLO-1 데이터밖에 없으니 이때는 올라파립을 쓸 수밖에 없고, 베바시주맙을 썼다면 PAOLA-1로 가면 된다. BRCA 변이, 수술 시점, 수술 결과, 그다음 베바시주맙 연구를 반영해 이러한 매트리스가 나왔다고 보면 되겠다.

 

반면, All-comer라고 해서 적응증을 다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데에는 아무도 동의하지 않았다. 정말로 혜택이 클 만한 케이스를 평가할 수 있도록 당연히 테스트를 해서 환자와 의료진이 논의를 통해 치료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을 한다.

▲ 김 교수는 난소암 치료 환경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항암화학요법을 제외하면 사용 가능한 옵션은 여전히 두 가지(VEGF억제제, PARP 저해제)에 불과하고 그나마 1차 치료에서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는 옵션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난소암 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1차 치료옵션에 대한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김 교수는 난소암 치료 환경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항암화학요법을 제외하면 사용 가능한 옵션은 여전히 두 가지(VEGF억제제, PARP 저해제)에 불과하고 그나마 1차 치료에서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는 옵션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난소암 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1차 치료옵션에 대한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린파자, 아시아인 포함한 3상 연구에 한국인 리얼월드로 비열등성 재확인
아스트라제네카가 SOLO-1 연구에 아시아인을 포함해 린파자 1차 유지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면, 김 교수는 한국인 대상 리얼월드연구를 진행, 그 효과를 재확인했다.

이는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최초의 PARP 저해제 관련 리얼월드 연구로, 국내 4개 의료기관(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에서 2016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2년간 진행했다.

연구는 린파자캡슐 단독 유지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BRCA변이 백금민감성 고도 장액성 재발성 난소암 환자 100명의 의료데이터를 후향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분석 결과 린파자캡슐 복용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은 14.6개월(95% CI 9.65 to 19.61), 치료 24개월차의 무진행 생존율은 42.4%로 확인됐다.

린파자캡슐의 허가 및 급여적용의 근거가 된 대규모 2상 임상 Study 19 연구와 일관된 치료 효과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반응률 측면에서도 최적 반응(best overall response)을 기준으로 이전 백금기반치료에 부분 반응한 환자 53명 중 90% 이상이 린파자캡슐 투여 후 완전반응(22.6%) 또는 부분반응(7.5%), 질병 무진행(62.3%)을 보였다.

수집된 이상반응의 대부분은 경증-중등도(Grade 1-2, 61%)에 해당했고, 가장 흔하게 발생한 이상반응은 빈혈이었다.

추적기간 중 이상반응으로 인해 투약을 중단한 환자는 전체의 4%로 나타났으며, 이상반응을 보인 전체 환자의 약 23%는 투약량 감소 없이 적절한 처치 후 치료를 지속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실제 임상 현장에서 린파자의 유의미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재확인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Q. 폐암이나 유방암 치료제의 경우 아시아인에서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결과들이 소개되곤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PARP 저해제에 대해서는 아시아인에 대한 하위 분석 결과가 많지 않은데 PARP 저해제도 인종간에 차이가 있나?

A. 정말 중요한 질문인데, 우리가 리얼월드 데이터를 모았던 이유 중에 하나가 그것 때문이다. 사실 한 번 실패한 경험이 있다.

 

제일 유명한 사례는 파조파닙(제품명 보트리엔트, 노바티스)이라는 치료제다. 타이로신 키나제 억제제인 파조파닙이 처음 나왔을 때 베바시주맙은 주사고, 파조파닙은 먹는 약으로 비슷할 거라 생각을 했는데 GSK에서 글로벌 임상시험을 해보니, All-comer에서는 긍정적(positive)이었지만 NEJM에 게재되지 못했다.

 

거부된(reject) 이유중 하나가, 서브그룹 분석을 해 보니 네 가지 서브그룹, 즉 코카시안 파조파닙 그룹, 코카시안 대조그룹, 오리엔탈(한/중/일) 파조파닙 그룹, 오리엔탈 플라시보 그룹에 대한 PFS를 비교해 보니 오리엔탈 플라시보가 가장 좋게 나타난 것이다.

 

혹시 아시아 환자에 BRCA 변이 환자가 많아서 대조군이 좋게 나왔나 분석을 해보기도 했는데, 결국은 인종간 차이가 있다고 결론이 났다. 그게 아니라면 액션 매커니즘에 허들이 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GSK에서 유럽에만 신청서를 제출하려고 했다가 결국 임상에 못 들어갔던 적이 있다.

 

PRIMA 데이터에 역시 아시아 환자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동일한 효과를 보였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그 효과가 아시아인에서도 동등한가 등이 입증되기 전에는 있는 그대로 들여올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반면, SOLO-1, SOLO-2에는 아시아 환자가 포함되어 있고 똑같이 평가가 되어 우리나라 환자들의 케이스도 반영이 됐다.

 

그러나 STUDY-19이 국내에서 허가를 받을 때에는 우리나라 환자가 없었기 때문에 빨리 데이터를 모아 봤었다. 그 결과 리얼월드와 임상시험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과학적인 측면에서 비교해도 절대 우리가 떨어지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한 가지 고려할 것은 리얼월드에서 약을 좀 많이 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임상시험에서는 조건이 있으니까 어느 정도 이상의 독성 반응이 생기면 복용을 중단하지만, 현실에서는 부작용이 있어도 환자들이 치료를 계속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복용 중단 외에 용량 조절 등으로 치료를 지속하기도 한다. 그래서 결과가 좀 더 좋게 나왔을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리얼월드에서도 임상시험보다 비열등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모든 약제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올라파립 캡슐에 관해서는 확실하게 리얼월드 데이터가 있고, 올라파립 정제형은 SOLO-1, SOLO-2에 국내 환자가 등재가 됐기 때문에 연구 결과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난소암 치료 옵션 여전히 제한적, 1차 치료 급여 시급
최근 혈관내피성장인자억제제와 면역항암제가 다양한 암종에서 표적치료제들과 시너지를 보여주며 항암제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난소암 역시 마찬가지로 PARP 저해제와 혈관내피성장인자억제제, 면역항암제들이 다양한 조합으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제약사들의 관심 밖에서 마땅한 표적치료제 하나 없다던 5년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인 듯하지만, 실제 치료환경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적이다.

5년이 흘렀지만, 항암화학요법제 외에 실제 치료 현장에서 가용한 난소암 치료옵션은 PARP 저해제와 혈관내피성장인자억제제 등 2가지에 불과하다는 것.

그나마도 1차 치료에서는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는 약제가 없어 난소암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다른 암종에서 드라마틱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면역항암제는 난소암에서의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난소암 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1차 치료 옵션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부터 선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김 교수는 급여 결정은 철저하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합리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Q. 다른 암종의 경우 면역항암제들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표적치료제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넘어서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난소암 역시 면역항암제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데, PARP 저해제와의 시너지를 기대해도 될까?

A. 일반적으로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은 난소암에서는 효과 입증을 실패했다고 평가한다. 유지요법 이전에 니볼루맙(제품명 옵디보, BMSㆍ오노)과 아벨루맙(제품명 바벤시오, 머크ㆍ화이자)이 재발된 환자를 상대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임상 시험을 진행했는데 반응률이 20% 미만이었다. PDL-1 양성 환자들은 결과가 좋지 못했고, 그나마 dMMR은 20~30%로 좀 나은 수준이었지만 난소암에서는 dMMR 환자가 많진 않다. 따라서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은 큰 기대가 없는 게 사실이다. 그 이유는 난소암은 차가운 암(Cold tumor, 암 주변에 염증이 없는 경우)라 면역반응이 활발하지 않다. 그래서 어떻게든 차가운 암을 뜨거운 암(Hot tumor, 암과 염증이 혼재된 경우)로 바꾸기 위해 항암화학요법 등 노력을 하고 있다.

Q. 그래도 표적치료제 하나 없다고 하셨던 5년 전과 비교하면 상황이 많이 좋아지지 않았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A. SOLO-1 데이터는 BRCA 변이에는 입증이 됐고, STUDY-19는 All-comer에도 효과가 있었다. 당연히 1차에서도 효과가 있을 것인데, ‘효과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임상에서 이 약을 다 쓴다고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왜냐하면 효과가 있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그래프 상에 보여졌다는 것이고, 이것이 임상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비용효과성 등을 고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들어와 있는 베바시주맙은 GOG-0218도 있었고 ICON7(1차 치료 효과 연구한 2가지 3상 연구)도 있었기 때문에 이미 PFS를 3~4개월 늘릴 수 있다는 건 증명이 된 상태였다. HRD 음성에서 보이는 PFS 연장 효과 정도는 사실 비슷하다.

 

그럼 HRD 발현 환자는 베바시주맙이 좋은가, PARP 저해제가 좋은가 헷갈릴 수 있기 때문에 long-term 데이터가 필요하고 환자의 선택이 필요하다.

 

과거(2011년) 우리나라에서 보험을 해 주고 있는 난소암 고위험군 환자(high risk group)의 정의는 수술 후 잔존종양이 1cm이상 남은 R2그룹, 병기로는 4기(stage 4) 환자였다. 이게 All-comer PARP 저해제(니라파립)가 등장하며 혼동되는 경향이 있다. All-comer PARP 저해제 임상연구에서는 고위험군의 정의를 R0(수술 후 잔존종양이 없는 환자)가 아닌 환자를 지칭하고 있기 때문이다.

 

PARP 저해제 그룹 중에서도 일부는 R1이 있고 R2가 있는데 R2 환자들은 이미 ICON7에서 OS 데이터가 있다. PARP 저해제는 짧은 1년 반 정도의 팔로업 기간 중에 비슷한 정도의 PFS 증가율을 보여준 것이고 이게 생존율로 연결되는지는 아직 모르는 상황이다. 몇 년 뒤 실제 데이터가 달라질 수 있는 리스크가 있는데, ICON7은 이미 PFS뿐 아니라 OS까지 혜택이 있다고 논문이 나왔기 때문에 심평원에서 보험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국가에서 효과가 있는 약에 보험을 다 주는 게 아니라 경제성 조건 등 다양한 것을 살피고 있다. PARP 저해제의 최대 효과는 BRCA 변이고 그다음은 HRD 양성이라고 생각이 된다. 다만 HRD는 현재 경쟁 약물이 많기 때문에 PARP 저해제가 급여가 되면 논란이 있지 않겠나 싶다.

 

저 역시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하지만 두 가지의 과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베바시주맙이고 하나는 PARP 저해제이다. 난소암 영역에서는 항상 유방암을 부러워하고 있는데, 유방암은 여러 치료 옵션이 있는 것으로 안다. 실제로 유방암은 환자가 오면 환자 특성에 따라 고려할 것들이 많다. 이것은 곧 치료 옵션이 다양하다는 뜻이다. 그에 비하면 난소암은 약제 옵션도 2개뿐이고, 1차에서는 급여도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1차 급여가 해결해야 할 첫번째 과제라고 생각하고, 급여의 범위는 과학적인 근거 아래에서 정말로 효과적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 후 후속 연구가 나오면 조금씩 확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곧 학회에서 가이드라인도 만들텐데 현재 허가가 날 때, 보험이 될 때 조금씩 다르다. 그런 것들을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또 현재 난소암 임상은 굉장히 많지만 새로운 타겟이 부재하다. 예를 들어 난소암이 있으면 HER2가 발현 된다던지 하는 것들이 많은데 이 군들의 비율이 너무 적다 보니 큰 줄기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 중심에서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이 되는 것은 현재 진행중인 임상에서 백본은 항암화학요법+PARP 저해제고, 여기에 면역항암제를 더하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베바시주맙을 병용하기도 한다.

 

현재 이러한 PARP 저해제+면역항암제 주요 글로벌 임상이 4개가 있는데 DUO, FIRST 등이다. 그중에서 일부 임상은 베바시주맙을 추가하기도 한다. 결국에는 4~5년 뒤 이러한 임상들의 결과가 발표되면 면역항암제가 성공적인 경우 난소암 치료에 쓰이지 않을까 싶다.

 

그 전에 기존 임상 중에는 아벨루맙으로 진행한 연구가 있는데, 항암제와 PARP 저해제를 병용하는 연구로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도 포함됐다. 이 연구도 endpoint가 나왔는데 FDA 허가를 받지 않아 옵션은 없다.

 

PAOLA-1라는 연구는 린파자와 베바시주맙처럼 기존에 있던 약제들로 진행을 했다. PAOLA-1의 가장 큰 장점은 상당수 환자에게 표준치료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SOLO-1도 그렇긴 하지만 대조군은 전부 항암화학요법 단독군이다. 그런데 그게 이미 바뀌었다는 의미가 있다.

 

타겟이 자꾸 바뀌니 데이터가 나올 때쯤 되면 표준치료가 바뀌어 예측하기 힘들었는데 PAOLA-1가 진행성 난소암에 허가되면서 이를 표준치료로 받는 환자들이 있다. 이렇게 되면 반응률을 20%정도 높일 수 있고 PFS가 증가되니까, CR/PR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 베바시주맙을 붙이는 것이다.

 

현재는 PARP 저해제 치료를 받으려고 하면 베바시주맙을 쓰면 안 된다. 베바시주맙을 안 쓰면 반응률에 20%정도 차이가 나는데 10명 중 한 두 명 정도는 기회가 없고 항암화학요법 단독 만으로는 효과가 떨어진다. 나중에 All-comer가 가능한 PARP 저해제를 주든, 올라파립을 주든 상관없겠지만, 그런 제한으로 치명적인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있는데, PAOLA-1 허가가 되면 교체가 쉬워진다. 일단 치료를 시작할 때 베바시주맙을 주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환자 중 20% 정도가 CR/PR 될 것이라 예상을 하고, 그러면 그 환자들은 두 개를 함께 쓰면 좋을 듯하다.

 

다만, 이렇게 되면 바이오마커가 하나 더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금 BRCA라는 바이오마커는 일상화됐는데, HRD는 아직 표준화된 검사 방법이 미리아드(myriad)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런 독점적인 검사를 학술 연구실에서 할 수 있을 만큼 풀 수 있겠는가는 과제라고 볼 수 있다.

 

그것만 해결될 수 있다고 하면 사실 기존 표준치료를 감안했을 때 PAOLA-1 콤비네이션이 현재로서는 최선(best)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SOLO-1 서브그룹, PAOLA-1 서브그룹, PRIMA 서브그룹을 비교해서 보면 대부분 PAOLA-1 콤비네이션이 훨씬 좋다.

 

PAOLA-1은 All-comer를 못 받았는데, 그 이유가 HRD 음성 군에서는 단독군과 올라파립 병용군이 별로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오히려 약제 간의 시너지가 없고, 베바시주맙만 투여해도 충분하다는 뜻이다.

 

즉 그런 환자들은 병용보다는 베바시주맙만 사용하는 게 낫다고 보기 때문에 HRD 음성이면 베바시주맙 치료를 하고, HRD 양성이면 베바시주맙+올라파립을 사용하는 식으로 정하면 되지 않겠냐 싶다.

 

그렇게 되면 1차 치료에서 완치에 혜택이 있지 않겠나 싶은데 그러려면 과학적인 데이터가 먼저 나와야 한다. 그다음에는 제한도 조금 풀어줘야 하다.

앞으로 숙제라고 하면 앞서 말씀 드렸듯 HRD 테스트 등 이미 공인(publish)된 연구들에 대한 준비가 조금 필요하고, 신속하고 합리적인 보험도 요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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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닥터 2020-12-14 12:25:02
인터뷰 내용에 오 류와 억 지가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