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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0-12-04 02:25 (금)
354. 부기 나이트(1997)- 감독에게 영감을 주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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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 부기 나이트(1997)- 감독에게 영감을 주는 영화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20.11.03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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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안 팔린다고 한다. 독서 인구가 크게 줄었다는 말이 들린다. 소설이 죽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뒤따른다.

이런 이들에게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추천하고 싶다는 평론가들이 많다.

이런 책을 두고도 소설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는 것이다. 영화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문학으로 빠졌다. 그것은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부기 나이트>를 언급하기 위해서다.

앞선 말을 조금만 바꿔보자. 매너리즘에 빠졌거나 슬럼프에 접어든 감독들에게 <부기 나이트>를 추천한다.

영감이 빠져 나갔다면 그것을 되찾아 오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강력하다. 물러설 수 없는 어떤 영화적 경지에 도달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메가폰을 놓고 잠시 허우적거리는 감독이 있다면 <부기 나이트>를 보고 각성제처럼 깨어나기를 바란다.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 재능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17살 소년 앤디( 마크 월버그)에게도 그런 것이 있다.

멍청이라고 욕하는 엄마는 모르지만 앤디에게는 성공할 수 있는 어떤 센 무기가 있다. 그것은 바로 바지 속에 감추어져 있는 굉장한 것이다.

그를 눈여겨 보는 잭 호너 감독( 버트 레이놀즈)은 그런 앤디를 첫눈에 알아본다. 게이는 어떻게 아는 것이 아니고 그냥 아는 것처럼(영화속의 한 대사) 감독도 앤디를 그냥 알아 본다.

그가 대물의 소유자이며 연기력 또한 갖춘 포르노계의 신데렐라가 될 것을.

앤디는 승승장구한다. 엄마 뻘인 상대 여성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여성으로, 진짜 사랑으로 여기면서 관객들을 포르노의 깊은 세계로 끌어 들인다. 그는 이 업계의 일약 스타가 됐다.

▲ 대물 하나로 포르노 업계의 일약 스타로 부상한 한 소년. 그러나 감각적 즐거움에 빠진 그는 곧 타락하고 마약에 손을 대며 살인사건에 연루된다. 그가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
▲ 대물 하나로 포르노 업계의 일약 스타로 부상한 한 소년. 그러나 감각적 즐거움에 빠진 그는 곧 타락하고 마약에 손을 대며 살인사건에 연루된다. 그가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

영화를 본 관객들은 그 때문에 연인과의 사이가 더욱 좋아졌다고 감상평을 말한다. 앤디 대신 더크 더글러스라는 예명은 극장 간판을 더욱 빛나게 한다. 감독은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고 칭찬이 자자하다.

뚜껑이 열리는 빨간 색 스포츠카가 그 앞에 대령해 있다. 이제 누구도 그의 스타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대물을 꺼내 놓을 때 관객들은 그 것 하나 만으로도 본전을 뽑고도 남는다.

그러나 모든 정점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영화의 시대가 저물고 비디오의 시대로 접어 들고 있다.

설상 가상으로 앤디는 마약에 빠져 든다. 감독에게 대들고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하며 배우 답지 않은 행동을 한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잊은 대가는 혹독했다.

그는 더는 감독이 애지 중지하는 스타가 아니다. 스스로 몰락한 앤디는 푼돈을 벌기 위해 밤거리를 헤매다 가짜 마약 판매에 뛰어든다.

그러려고 그런 것은 아닌데 일이 꼬이면서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그는 완전히 나락으로 빠진다.

그에게 희망이 있을까.

감독은 돌아온 탕아를 깊게 포옹하면서 재기의 기회를 주려는 동작을 취한다. 그러나 마약과 포르노에 찌든 그가 진정한 인간 승리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 업계 사람들은 인생을 장기전으로 보지 않고 감각적 즐거움에 더 큰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국가: 미국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출연: 마크 월버그, 줄리안 무어

평점:

: 포르로 제작과 그에 관련된 인물 군상들의 이야기가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각자도생의 길을 찾는 인간들이 벌이는 생존경쟁은 인간이라는 원초적 본능을 따라 가면서 좌절과 희망을 화면 가득히 채운다.

그 사이 사이에는 가을날의 햇살처럼 감독의 반짝이는 재능이 무한대로 펼쳐 지는데 경쾌하면서도 빠르고 빠르면서 느린 감각이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런 구성이라면 영화가 보여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냈다고 볼 수 있다. 연기면 연기, 시나리오면 시나리오, 촬영이면 촬영이 한편의 완벽한 작품으로 승화됐다.

영화 한 편을 놓고 이런 과한 평은 기억에 가물 거린다. 대개 그저 그렇고, 좀 더 낫다면 참신하다 정도라고 해도 그만인데 슬럼프에 빠진 영화 감독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이라고 까지 한 것은 그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1970년년 말 미국 문화와 그 문화가 보여주는 천박함과 산뜻함을 한꺼번에 그려 내는데 완벽하게 성공했다.

포르노라는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주제 속에 빠지지 않고 인간대 인간의 복잡한 심리와 내면의 아픔은 그 시대의 공기 속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사실적 다큐이면서 코미디이며 허구이면서 호러이며 그 중간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도발적 문제를 툭 던져 놓는다. 이건 뭐지, 할 새도 없이 영화는 막을 내리는데 그 음악 또한 속된말로 죽인다.

롤러브레이드를 타고 나이트 클럽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롤러 걸의 빠른 움직임에 맞는 음악은 분위기와 딱 맞는다.

들어본 것도 있고 들어본 듯한 것도 있고 생전 처음 듣는 음악도 있지만 어떤 음악도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듯이 친근감이 든다. 오랜만에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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