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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연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의무화, 득보다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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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연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의무화, 득보다 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9.12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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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연구원, 의료정책연구소 이슈브리핑...수술실 출입 규제ㆍ의사단체 자정 등 대안 제시

제20대 국회에 이어, 제21대 국회에서도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의무화 법안이 발의되자, 해당 법안은 ‘득’보다는 ‘실’이 큰 법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임지연 연구원은 최근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의무화 득보다 실이 큰 법안(의료윤리강화, 자율규제 방향으로 흘러가야)’이란 ‘이슈브리핑’을 통해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에 관한 문제점을 진단했다.

제21대 국회 개원과 더불어 불법행위(대리수술) 사전 예방, 의료인과 환자 사이의 정보비대칭을 이유로 한 사후 책임 소재 명확화(의료분쟁의 신속ㆍ공정한 해결), 환자와 보호자의 알 권리 확보를 위해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연이어 발의됐다.

임 연구원은 이 같은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의무화 법안의 문제점으로 ▲안정성 확보 조치를 위한 영상정보처리기기 제한 ▲정보주체자의 동의 ▲법률의 흠결 ▲CCTV로 촬영된 영상 증거자료 활용의 위험성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비용 지원 규정 ▲녹음 기능 등을 꼽았다.   

그는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영상정보처리기기는 CCTV와 네트워크카메라로, 네트워크카메라는 해킹 및 유출의 위험성이 높다”며 “이렇기 때문에 영유아보육법 제15조의4에서는 어린이집에 설치 가능한 영상정보처리기기를 CCTV로 한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는 근로 장소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할 경우 정보주체인 보육교사 등의 사생활, 직업수행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기본권 제한이 불가피함으로, 침해되는 기본권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법 취지가 담긴 것”이라며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에서는 CCTV로 영상정보처리기기를 한정하지 않고 있어 정보주체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정보주체의 동의는 개인정보의 수집ㆍ이용 등을 가능하게 하는 요건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요소에 해당한다”며 “CCTV의 촬영은 피촬영자의 동의가 전제되지 않는 한, 적법성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발의된 법안에는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 운영 요건으로 의료진의 동의가 생략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정보주체인 의료진과 환자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 한정해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운영함으로써 당사자의 기본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당사자 동의에 대한 부분은 개인정보 보호법을 준용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의료법에 근거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의된 법안에는 민감한 신체 부위 수술 시 촬영 범위 및 영상물의 임의조작 금지에 관한 사항이 부재할 뿐만 아니라 영상정보의 보존 기간 및 영상물 폐기 등과 관련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게 임 연구원의 설명이다.

임 연구원은 “개인정보는 ‘보호’와 ‘활용’ 면에서 철저히 관리되고 보호돼야 하는 측면이 있다”며 “개인의 의료 정보는 경우에 따라선 개인의 생명과 마찬가지로 계량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요도가 크기 때문에 접근 권한을 엄격히 제한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발의된 법안에 의하면 영상물의 임의조작 금지에 관한 사항이 부재하다”며 “CCTV는 편집단계에서 얼마든지 재생산 가공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촬영된 CCTV가 재촬영되거나, 임의로 편집되어 증거자료로 활용될 위험성이 충분함에도 증거자료로서의 활용에 대한 제한 규정이 없다”고 전했다.

또 “발의된 법안에 의하면 CCTV 녹화물의 증거능력을 명문화함으로써 의료분쟁 시 중요한 증거자료로 활용하고자 하지만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위법수집증거의 배제)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당사자의 동의가 생략되었거나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지 않고 촬영ㆍ수집된 근로 장소의 근로 행위 영상물을 적법한 절차에 따른 증거물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임 연구원은 대안으로 ▲수술실 출입자에 대한 규제 강화 ▲의사단체의 자정 노력을 통한 해결 등을 제시했다.

그는 “법안이 발의된 사회적 배경은 무자격자 대리수령, 유령수술이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된 것으로 수술실 출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의협은 수술실 출입자 명부 작성, 출입 시 지문인식 의무화, 수술실 입구 CCTV 설치 방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협은 수술실 내 불법행위 및 비도덕적ㆍ비윤리적 행위 근절을 위한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 무면허ㆍ무자격자의 의료행위 및 허용된 면허 범위 이외의 의료행위를 근절할 수 있도록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대리수술 및 유령수술을 방조하거나 동조한 의사는 행정처분을 의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임지연 연구원은 “수술실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공간이지 환자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환자의 생명을 해치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며 “환자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 의료인의 인격권, 사생활,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직업 수행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논의는 시작될 수 없는 주제”라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대리수술 또는 유령수술 등의 방지를 위한 감시기능은 이미 각 병원이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는 모니터링 기능으로 문제 발생 시 얼마든지 확인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의료인의 자유 및 프라이버시를 제한하는 침익적 수단인 수술실의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수단의 선택에 있어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 이슈를 위한 목적으로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를 도입할 경우, 의료인은 표준절차대로 의료에 임하게 될 것이고 이 같은 위축진료는 소극적 진료를 초래해 의료의 질을 저하시킨다”며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법안이 만들어질 때에는 침해되는 사익과의 법익의 균형성을 면밀히 살피고,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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