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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 벗은 전공의들, 오늘부터 무기한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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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 벗은 전공의들, 오늘부터 무기한 파업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8.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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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ㆍ4년차에 이어, 1ㆍ2년차까지 업무중단...‘WHITE COAT OFF’ 진행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일방적 의료정책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인턴, 3ㆍ4년차에 이어 1ㆍ2년차까지 업무를 중단, 오늘(23일)부터 무기한 업무중단에 들어간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지현)에 따르면 전공의 단체행동은 21일부터 23일까지 전공의 연차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21일 인턴과 4년 차를 시작으로 22일 3년 차, 23일에는 1, 2년 차가 업무중단 한다.

23일에는 전공의 전원이 모든 업무를 중단하게 되며, 업무중단은 시작 시점부터 무기한이다.

▲ 전공의들은 전국 곳곳에서 의사업무를 중단하겠다는 의미의 ‘WHITE COAT OFF’를 진행했다.
▲ 전공의들은 전국 곳곳에서 의사업무를 중단하겠다는 의미의 ‘WHITE COAT OFF’를 진행했다.

이에 전공의들은 전국 곳곳에서 의사업무를 중단하겠다는 의미의 ‘WHITE COAT OFF’를 진행했다.

서울지역에선 ▲강남성심병원 ▲강북삼성병원 ▲건국대병원 ▲경희대병원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암병원 ▲노원을지대병원 ▲누네안과병원 ▲삼육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의료원 ▲H+양지병원 ▲연세의료원 ▲원자력병원 ▲한양대병원의 전공의들이, 경기지역은 ▲고대안산병원 ▲부천세종병원 ▲아주대병원 ▲일산백병원 ▲한림대성심병원에서 의사 가운을 벗었다.

광주ㆍ전라지역은 ▲원광대병원 ▲전남대병원 ▲전주예수병원, 대구ㆍ경북지역은 ▲대구가톨릭대병원 ▲연남대병원, 대전ㆍ충청지역에선 ▲건양대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부산ㆍ울산ㆍ경남지역은 ▲고신대복음병원 ▲대동병원 ▲동국대경주병원 ▲부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울산대병원 ▲진주경상대병원 ▲창원경상대병원 ▲해운대백병원에서, 강원지역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춘천성심병원, 제주지역은 ▲제주대병원의 전공의들이 의사가운을 벗고 업무중단을 선언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회장 김중엽)도 23일 아침 서울대병원 내 대한의원 앞 분수대에서 ‘WHITE COAT OFF’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대병원 소속 전공의 40여명이 참여했다.

전공의들은 김중엽 회장이 성명서를 낭독한 뒤, 먼저 의사가운을 벗자 순서대로 의사가운을 벗으며 업무중단을 선언했다. 

김중엽 회장은 “선별진료소와 코로나 병동에는 전공의가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코로나19’ 방역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김중엽 회장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김중엽 회장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의료계와 정부가 대화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늘 1, 2년차까지 파업에 들어간다. 오늘 병원에서 모든 전공의가 나온다는 의미”라며 “서울대병원도 인턴과 전공의 81%가 파업에 참여한다. 나머지는 중환자실, 응급실, 분만실, 선별진료소, 코로나 병동 등 필수의료 때문에 병원에 남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를 유보하겠다는 말은 신뢰할 수 없다. 이는 말만 바꾼 것으로 극단적으로 한 시간만 유보해도 유보”라며 “그동안 정부가 우리와의 대화에서 보인 모습을 보면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가 면허취소 등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법적조치도 불사하겠다는 게 전공의들의 입장”이라며 “의대생들도 국시 취소를 하는 상황인데 그게 무서워서 투쟁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굉장히 착잡하고 마음이 혼란스럽다. (파업을)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걱정”이라며 “정부는 왜 하필 코로나 시국에 파업을 하냐고 하지만 그걸 뒤집으면 왜 정부는 의료계와 상의없이 이 시기에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의사 정원 확대에 대해 원점에서 논의해야한다. 원점에서 논의하면 언제든 파업을 철회할 용의가 있다”며 “키는 의료계에 있는 게 아니라 정부에 있다. 정부가 언제든 마음만 바꾸면 파업은 철회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전협은 23일 오전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먼저 대전협은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해 누구보다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가 의료진을 대하는 태도와 별개로, 저희는 코로나 19 방역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대전협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 무엇이라도 하려고 발버둥치던 젊은 의사들이 ‘오죽하면’ 병원 밖으로 나오게 되었겠는지 생각해달라”며 “우리는 의료 정책의 결정 과정에 현장 전문가의 독소리가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정부는 10년 뒤, 20년 뒤의 보건의료의 행방을 결정할 정책을 의사들의 의견을 묻지도, 듣지도 않고 추진하고 있다”며 “그들은 의사가 당연히 반대할 거라고만 생각해서 논의하지 않고 결정했다고 하면서, 한 달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정책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이 의사가운을 벗으며 업무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이 의사가운을 벗으며 업무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필요할 때는 ‘의료진 덕분에’라며 추켜세우더니, 하루 아침에 의사는 ‘공공재’라며 물건으로 취급한다”며 “충분한 논의 없이 의사 수가 부족하다며, 10년 간 의무복무를 조건으로 한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을 막무가내로 이야기한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돈 때문에 항암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에게 쓰여야 할 돈을, 성분ㆍ효과ㆍ부작용, 그 무엇도 검증되지 않은 ‘한약’에 쓴다고 한다”며 “이 정책을 반대하는 의사들에게 ‘면허정지’, ‘사법처분’을 하겠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이어, “해결하고 개선해야 할 보건의료분야의 문제가 많은데, 이에 대해 의사들과 같이 고민하면서 중요한 것들부터 해결해 나가야한다”며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삼으며, 수백억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세금과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미래가 걸려 있는 중대한 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을 멈춰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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