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배기로 불렀던 황토 언덕을 넘어 다녔던 소중한 추억이 있다.
언덕의 정상에는 좁은 벼랑이 있었는데 저쪽으로 건너 뛸 수는 없어도 아래로 떨어질 수는 있었다.
일부러 아래로 몸을 날려도 다치지 않았다.
벼랑이 깊지 않아서가 아니라 솜처럼 폭신한 황토가 바닥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발목 정도 깊이로 황토가 박혔는데 그것을 빼내고 다시 언덕으로 달려갔던 것은 한 번이라도 더 빠지기 위해서였다.
지금 그 언덕은 사라지고 없다.
오랫동안 황토를 잊고 지냈는데 도심에서 보니 반가워서 만져보았다.
색과 모양은 황토였으나 그 옛날의 냄새와 감촉은 아니었다.
언젠가 진짜 황토를 만나서 소꿉장난하고 놀던 추억을 호명하고 싶다.
저작권자 © 의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