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7 00:08 (토)
총진료비 31%, 상급종합병원으로 흘러가지 말았어야
상태바
총진료비 31%, 상급종합병원으로 흘러가지 말았어야
  • 의약뉴스 신승헌 기자
  • 승인 2020.03.18 0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평원, ‘환자집중’ 연구 위탁 실시
최대 4조 3378억 ‘부적정 진료’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됐다’고 볼 수 있는 사례가 진료비 기준으로 전체의 31% 이상을 차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진료의 3분의 1이 상급종합병원이 아니라 종합병원이나 병ㆍ의원에서 이뤄졌어야 사회적 편익 측면에서 바람직했다는 이야기다.

대형병원 집중 현상은 의료보험 도입 시기인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문제로 제기돼왔다. 하지만 의료의 질과 서비스를 중시하는 국민들의 성향과 제도적 요인이 맞물려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면 ▲자원의 비효율적 분배(낮은 의료비용으로 치료 가능한 환자가 가장 비싼 의료를 이용, 중복 진료ㆍ검사) ▲중증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선택권 침해 ▲의료기관 종별ㆍ지역별 의료자원 격차 형성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상급종합병원 환자 집중 현상은 얼마나 심각할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보라매병원 이진용 교수(연구책임자)를 통해 이에 관한 연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살피기에 앞서 상급종합병원 환자 집중 현상에 대한 개념부터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단지 환자 수나 진료비 점유율로 환자집중을 말하기보단, 상급종합병원에서 이뤄지기엔 적정하지 않은 진료를 규정하고, 이에 해당하는 환자의 규모를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고난이도 치료가 필요한 환자(암환자, 희귀질환자)는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을 선호하고, 여기에 집중되는 현상은 자연스럽다”며 “단순히 환자가 많이 몰린다고 해서 그것을 문제로 규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100대 경증질환’과 ‘중증도 C’, 나아가 ‘중증도 B’에 해당하는 질환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하면 부적정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2018년 기준으로 상급종합병원의 경증질환 100개 외래 진료비는 2956억 원, 중증도 C 질환의 입원 진료비는 3753억 원이라고 밝혔다.

전체 진료비(13조 8797억 원)의 4.8%에 해당하는 총 6708억 원이 기능적 측면에서 환자집중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외래 경증질환 100개와 입원 중증도 C, B 질환의 진료비 합을 ‘부적정 의료’로 정의할 경우 환자집중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진료비는 중증도 B 질환의 입원진료비 3조 6670억 원이 추가돼 총 4조 3378억 원으로 증가한다고 결론지었다. 이는 전체의 31.3%에 달하는 규모다.

한편, 연구진이 파악했을 때 상급종합병원의 100대 경증질환 진료량(진료건수)은 ‘5대 대형병원’, ‘5대 대형병원을 제외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지방 상급종합병원’ 등 그룹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