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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병원으로 응급환자 안내한 의사 '면허정지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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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병원으로 응급환자 안내한 의사 '면허정지 취소'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3.0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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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응급환자에 특화된 권역의료센터로 이송...법원, "정당한 판단"
▲ 119상황실로부터 응급환자에 대한 문의를 받은 의사가 타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도록 조치했다가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법원이 취소 판결을 내렸다.
▲ 119상황실로부터 응급환자에 대한 문의를 받은 의사가 타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도록 조치했다가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법원이 취소 판결을 내렸다.

119상황실로부터 응급환자에 대한 문의를 받은 의사가 타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도록 조치했다가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법원이 부당하다며 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사면허 자격정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복지부의 처분을 취소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 2017년 6월경, 119 상황접수실은 ‘아이의 목에 장난감이 걸렸다’는 구조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자인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아이를 안고 근처 의원으로 이동했는데, 의원에 도착했을 때 아이는 의식이 불분명했고, 맥박 60회/분으로 얼굴 근육을 2번 정도 움직인 상태였다.

의원으로 도착한 현장 구급대원은 의사와 함께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서 손이나 켈리로 목에 걸린 이물질을 제거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현장 구급대원이 119 상황실에 기도폐쇄 유아를 수용할 수 있는 응급의료기관을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119 상황실이 A씨가 근무 중이던 B대학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걸었다. 

A씨는 119상황실로부터 15개월 영유아가 기도폐쇄 상태이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근처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하라고 전했다.

119구급대는 아이를 의원에서 약 4.1㎞떨어진 B병원보다 거리가 먼 권역응급의료센터(11.4㎞)로 이송했으나, 이송 중 해당 영아에게 심정지가 왔고 결국 당일 뇌사 판정을 받아 사망에 이르렀다. 

이에 복지부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서 응급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응급의료종사자는 업무 중 응급의료를 행하지 않거나 응급의료 요청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 또는 기피하지 못한다는 '응급의료의 거부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며 A씨에게 2개월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A씨는 “A씨는 119 상황실과의 통화내용은 이 사건 영아의 수용 가능성에 관한 문의로서 상담에 불과하고 법이 정한 응급의료의 요청에 해당하지 않다”며 “응급의료의 거부에 해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당시 간호사로부터 응급상황을 전해 듣고 필요한 정보를 모두 파악한 상태에서 해당 영아에게 적합한 시설을 갖춘 권역응급의료센터로 가라는 견해를 밝혔다”며 “이것은 소아 환자에 대한 진료의 특성상 타당한 조처이므로 응급의료 요청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 또는 기피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다”면서 소를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안내한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소아응급환자를 위한 진료 구역을 따로 마련하고, 연령별 기도확보 장비 및 보조호흡 도구, 소아를 위한 기타 연령별 기구·소모품 등 장비를 응급실 전용으로 구비해야 한다”며 “소아응급환자 전담전문의 및 전담간호사를 1명 이상을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 A씨가 근무하는 B병원은 지역응급의료센터로서 소아응급환자를 위한 장비나 인력에 관한 기준이 별도로 없어, 실제로 특화된 장비나 인력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며 “이 같은 사실에 비춰 볼 때 A씨가 119 상황실과 통화에서 이 사건 영아를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하라고 한 것은 응급의료 요청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 또는 기피한 경우라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구급대원은 119상황실에 연락해 기도폐쇄 유아를 수용할 수 있는 인근 응급의료기관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따라 지역응급의료센터인 B병원과 권역응급의료센터인 다른 병원들에 해당 영아의 수용 여부를 문의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B병원으로의 전화는 영아에 대한 1차 응급처치 상태를 고려해 추가 응급처치에 가장 적절한 의료기관을 찾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현장 구급대는 아직 이 사건 병원으로 출발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문의에 대해 A씨는 해당 영유아 상태에 비추어 소아응급환자에 특화된 인력과 시설을 갖춘 권역응급의료센터로 빨리 이송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응대한 것이기에 이를 응급의료 요청 거부 또는 기피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검찰이 A씨에 대해 ‘이 사건 영아에 관해 정당한 사유없이 응급의료를 기피했다’는 내용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피의 사실에 관해 증거불충분의 ‘혐의없음’ 처분을 내린 것도 주요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복지부는 항소를 제기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1심과 같았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병원은 지역응급의료기관이고, A씨가 이송하라고 한 병원은 권역응급의료기관으로 권역응급의료기관인 경우 소아응급환자 전담전문의 및 간호사에 관한 인력기준이 있지만 지역응급의료기관은 이 같은 인력기준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119 상황실에서도 B병원이 영아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는 병원인지 알아보기 위해 심폐소생술 환자가 간다고 말하지 않았고, 처치가 가능한지를 물어본 것으로 보여, A씨가 이송요청이 아닌 상담요청을 받았다고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B병원에는 소아 기관지 내시경을 다를 수 있는 인력과 장비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며 “B병원은 소아응급환자 전담전문의가 있었던 점에 비춰 A씨가 권역응급의료기관으로 영아를 이송하도록 한 것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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